지난해 한국 합계출산율 0.78명
"이 정도로 낮은 출산율 들어본 적 없다"
"대한민국 완전히 망했네요, 와! 그 정도로 낮은 수치의 출산율은 들어본 적도 없어요."
미국 조앤 윌리엄스 캘리포니아주립대 명예교수가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0.78명을 기록했다는 소식을 듣고 이 같은 반응을 보여 화제다. 인종·성별·계급 분야의 전문가인 윌리엄스 교수는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한국의 낮은 출산율에 머리를 부여잡기도 했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지난달 방영된 EBS 다큐멘터리 '인구대기획 초저출생' 10부에서 나온 해당 장면이 화제 되고 있다. 지난 22일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올라온 관련 게시물은 하루 만에 조회 수 43만회를 넘겼다.
특히 윌리엄스 교수의 반응에 누리꾼들은 "우리도 우리의 미래가 걱정된다", "돌이키기에는 이미 늦은 것 같다", "내년이면 합계 출산율이 더 떨어질 것", "문제는 명확하지만 아무도 해결하려 하지 않는다" 등의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합계출산율 0.78명에…"우리 사회, 경쟁에서 벗어나야"
합계출산율은 15∼49세 가임기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뜻한다.
올해 초 통계청은 '2022년 출생·사망 통계(잠정)' 자료를 통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0.78명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59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며, OECD 38개국 가운데서도 압도적으로 낮은 수치다. 고령화가 가파르게 진행되는 일본도 2021년 기준 합계 출산율이 1.30명으로 수준으로 한국보다 높다.
이에 방송에서는 초저출산을 벗어나기 위해 우리 사회가 버려야 할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다루기도 했다. 전문가들이 가장 많이 꼽은 것은 '경쟁'이었다.
이철희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가장 버려야 할 것은 경쟁"이라며 "경쟁 사회는 굉장한 불평등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성호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도 "경쟁의 다른 이름은 불안"이라며 "내가 이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을까 항상 불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韓, 이대로라면 2750년에 소멸할 수도"
앞서 외신들 또한 한국의 저조한 합계출산율에 대해 우려를 표한 바 있다. 미국 CNN은 지난 6월 "한국의 지난해 출산율은 0.78명으로 일본(1.3명)이나 미국(1.6명)보다 훨씬 아래이며,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빨리 고령화가 진행되며 노동가능인구 감소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미 한국의 젊은이들은 천정부지로 솟은 부동산 가격과 장시간 근로, 경제적 불안감 등으로 압력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가디언지 또한 지난 2월 "한국은 출산율이 1 미만인 세계 유일의 국가"라며 "세계 최저 출산율과 급속한 고령화로 한국 경제와 연금제도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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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문제가 지속될 경우 2750년 한국이 소멸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세계적인 인구학자 데이비드 콜먼 옥스퍼드대 명예교수도 지난 5월 열린 국내 강연회에서 "인구 감소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지만 동아시아에서 두드러진다"며 "이대로라면 한국은 2750년 국가가 소멸할 위험이 있고, 일본은 3000년까지 일본인이 모두 사라질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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