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중산층 아냐"라는 한국인…1900만명이 자산 '글로벌 10%'

크레디트 스위스 '2023글로벌웰스' 보고서
한국인 백만장자 125만명…5년 후 200만↑

한국인 '백만장자'가 125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직전 조사보다 4만명 줄어든 수치로 전세계 백만장자 중 2%에 해당한다.

투자은행(IB) 크레디트 스위스(CS)가 15일(현지시간) 발간한 '2023 글로벌 웰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 달러화 환산 기준 100만달러(한화 13억4000만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한국인은 125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전 세계 백만장자 수는 5939만1000명으로 1년 전 6289만9000명보다 350만8000명 감소했다.

[이미지출처=픽사베이]

백만장자가 가장 많이 감소한 나라는 미국이었다. 미국에서는 177만명이 백만장자 증발했다. 이어 일본(46만6000명), 영국(43만9000명), 호주(36만3000명), 캐나다(29만9000명), 독일(25만3000명) 등 순으로 줄었다.

코로나19 이후 경제 환경 변화 탓에 고소득층이 저소득층 못지않게 큰 어려움을 겪는다는 '리치세션'(Richcession) 예고와 부합한다. 리치세션은 부자를 뜻하는 '리치(Rich)'와 불황을 의미하는 '리세션(Recession)'을 조합한 신조어다. 고소득층의 자산 감소는 주식 등 각종 자산시장의 침체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반면 브라질 12만명, 이란 10만4000명, 노르웨이 10만4000명이 백만장자 클럽에 새로 가입했다.

한국은 지난해보다 4만명가량 감소해 상위 10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보고서는 5년 후인 2027년에는 국내 백만장자 수가 205만9000명으로 64% 증가해 이탈리아를 제치고 한단계 오른 9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1%에 한국 성인 110만명…10%에는 1855만명

보유자산 기준으로 '글로벌 톱 1%'에 들어가는 한국 성인은 110만6000명, '글로벌 톱 10%'에 속하는 성인은 1855만9000명이었다. 한국 1인당 평균 자산규모는 평균 23만760달러(약 3억1000만원), 중간값은 9만2720달러(약 1억2000만원)로 조사됐다.

지난해 말 기준 전 세계 성인 1인당 평균 자산 규모는 8만4718달러(약 1억1000만원)로 1년 전보다 3.6% 감소했다. 총 자산규모도 454조4000억 달러(약 67경 9872조원)로 11조3000억 달러(1경 5117조원, 2.4%) 감소했다.

전 세계 자산규모가 감소한 것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금리상승, 달러화 강세에 따른 통화 가치하락 등의 이유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감소한 것이다.

CS는 매년 각국 정부의 가계 자산 조사 등을 기초로 해 부동산과 금융자산을 위주로 성인의 달러화 환산 순자산 규모를 추정,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한국인 절반 "난 중산층 아냐"…눈높이는 상위 10%

[이미지출처=픽사베이]

한편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가 발간한 '2022 중산층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 중산층의 절반에 가까운 45.6%가 스스로를 중산층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4인 가구 기준으로 월 소득이 686만 원은 돼야 중산층"이라고 답했다.

소비수준을 놓고 보면 "월 427만 원의 소비를 할 수 있어야 중산층"이라고 답했다. 이는 한국 가구 소득상위 9.4%의 소비수준으로, 실제 4인 가구 중산층의 평균 생활비(월 314만 원)보다 100만 원 넘게 많은 금액이다. 소득상위 10% 정도의 소비수준을 누릴 수 있어야 스스로를 중산층으로 인정하는 셈이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