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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준의 여행만리]열대야가 뭐지~이불 덮고 자는 고원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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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m 고원(高原)에서 최고의 피서
태백갈비, 물닭갈비 먹는 즐거움 가득
해지고 나면 시원한 바람이 솔솔~~

휴가 때 잘 놀고, 잘 쉬고 싶다는 욕구야 누구나 똑같습니다. 그러나 잘 노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더위를 피해 도망친다는 것이 피서(避暑)인데 이름난 피서지는 인파들로 가득가득 합니다. 특히 피서지로 많이 찾는 바다와 해변은 정말 뜨겁고 습합니다. 잘 쉴 수 있는 그런 환경이 안 되는 곳입니다. 그럼 가장 시원하고 최고의 피서지는 없을까요. 바로 고원(高原)으로 가면 됩니다. 고원에선 그저 가만있을 뿐인데도 서늘하고 보송보송하게 지낼 수 있습니다. 여름을 잊고 사는 강원도 태백 고원에서의 하루는 수천 명이 바닷물 속에서 바글대는 해수욕장과는 완전히 다른 쾌적함을 보장합니다. 높은 산과 깊은 계곡, 쏟아지는 별빛까지 어느 하나 부족하게 없습니다. 여기다 강원도 향토 음식의 별미까지 더해진다면 금상첨화입니다.

[조용준의 여행만리]열대야가 뭐지~이불 덮고 자는 고원도시 만항재로 드는 길은 이렇듯 운치있다. 한낮에도 기온이 25도를 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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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을 잊은 고원~난 시원한 게 좋아

빗발치는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최고의 피서지로 떠오른 곳이 강원 태백이다. 해발 700~1,000m 정도에 형성된 이곳은 고원도시로 불린다. 서울과 비교할 때 보통 5~7도 정도 온도 차가 난다. 100m를 오를 때마다 지구 복사열의 감소로 기온이 섭씨 0.5~0.6도씩 낮아진다는 것은 과학적 사실이다. 게다가 습하지 않아 실 체감 온도 차는 더하다.


태백을 찾은 지난주 도회지의 수은주가 36도를 오르내리는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렸지만, 이곳은 흔한 '열대야'도 없다. 새벽엔 차라리 춥다

계곡은 물이 차서 웬만해서는 몸을 담글 엄두가 안 난다. 함백산, 연화산, 백병산, 상방산, 면산…. 태백을 둘러싸고 있는 해발 1100m를 훌쩍 넘는 산들이 품고 있는 울창한 계곡은 들어서기만 해도 오슬오슬 몸이 떨릴 정도다. 태백에서 봉화쪽으로 20㎞쯤 국도를 따라가다 만나는 대현리의 계곡은 인근 주민들이 더위를 피하는 곳. 피서의 최고 절정기에도 이 계곡은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다.

[조용준의 여행만리]열대야가 뭐지~이불 덮고 자는 고원도시 한강의 발원지 검룡소
[조용준의 여행만리]열대야가 뭐지~이불 덮고 자는 고원도시 함백산에서 바라본 백두대간
[조용준의 여행만리]열대야가 뭐지~이불 덮고 자는 고원도시 매봉산 바람의 언덕 풍력단지

태백에서는 더위만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태백 시내를 가로질러 낙동강으로 이어지는 황치천에는 절경으로 꼽히는 지상동굴인 구문소며 삼형제 폭포가 위용을 자랑한다. 여기다가 명물로 꼽히는 구와우 마을의 해바라기밭에 볼만합니다.


태백일대에서는 정선 하이원리조트의 고급스러운 콘도가 숙소로 최고지만 예약이 어렵다면 일대의 모텔이나 여관에 묵어도 좋다. 태백의 검룡소나 태백산 입구쪽에 민박을 하는 집들도 많다.


가장 높은 해발고도의 국도 정상 만항재에 오르면 요즘 그리 좋다. 야생화가 한가득 피어난 천상의 화원이 그 높은 곳에 차려져 있다. 숨은 비경인 몰운대, 정상에 떨어진 빗방울 하나가 한강, 낙동강, 오십천이 되어 흐른다는 삼수령. 정선 태백 고원의 어딜 가도 어디서나 시원한 기운이 기다리고 있다.

[조용준의 여행만리]열대야가 뭐지~이불 덮고 자는 고원도시 구와우 해바라기마을
[조용준의 여행만리]열대야가 뭐지~이불 덮고 자는 고원도시 요즘 태백에서 은하수 투어가 유행이다

최근 MZ세대에선 태백에서 은하수 보기가 유행이다. 태백은 빛 공해 지수가 낮아 천체 관측 명소로 손꼽히고 있다. 태백선수촌 일대는 밤이면 별빛의 향연이 펼쳐져 '은하수길'로 불린다.


오는 11일~12일에는 천체 관측 이벤트인 은하수 축제가 열리기도 한다. '은하수 여행'은 전문가와 함께 천체를 관측하고 천체 사진 촬영법도 배우는 프로그램이다. '은하수 여행'은 어둠이 내린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진행된다. 기상 악화로 은하수 관측이 어려울 경우 18일과 19일로 변경해 추진한다.


# 태백에서만 즐길 수 있는 졸깃한 향토 음식

산골 고원이 자랑하는 지역 음식을 챙겨 먹는 여행도 좋다. 광업 중흥시절 개도 만원짜리를 물고 다닌다고 할 정도로 돈이 도는 동네로 소문났던 태백에는 예전부터 고기 문화가 발달했다. 거친 일을 마치고 기름진 고기로 허기와 피로를 풀었다. 닭갈비며, 물갈비, 실비집 등이 그 성대했던 육식 문화의 흔적이다. 모두 챙겨 먹어야 하는데 공통분모는 바로 '갈비'다. 그 좋은 한우를 연탄불에 구워 먹는 방식의 실비집은 태백 고기 문화의 정수다. 서울에서 먹는 갈빗살은 보통 생갈비를 떼어 낸 자투리 고기인데 강원도 태백이나 경북 쪽에선 아예 갈빗살을 먹기 위해 정형하기도 한다. 그래서 처음 만나는 고품질의 갈빗살을 맛볼 수 있다. 뼈에 붙은 고기라 그런지 쫄깃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태백 시내에 실비집이란 이름을 붙인 곳이 많은데 다들 곧잘 한다.

[조용준의 여행만리]열대야가 뭐지~이불 덮고 자는 고원도시 태백의 대표 음식들, 왼쪽부터 연탄불에 구워먹는 갈비, 물닭갈비, 강산막구수의 수육

여름철 잃어버린 입맛을 채울 끼니를 챙길 곳도 많다. 춘천닭갈비와는 달리 국물 자작히 이것저것 넣어 먹기 좋은 태백 닭갈비는 황지연못 인근 대명닭갈비와 김서방닭갈비가 잘한다고 입소문 났다.


태백 황지동 삼수령 오르는 길에 위치한 초막고갈두는 두부, 고등어, 갈치 조림이 맛있기로 소문난 집이다. 칼칼하고 매우면서도 입맛을 당기는 양념이 싱싱한 생선에 배어들어 밥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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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 강선막국수에선 부드러운 수육과 시원하고 구수한 막국수 한 그릇을 챙겨 먹으면 된다. 냉면도 따로 있다. 태백 장성동에 위치한 평양냉면은 상호처럼 평양식으로 냉면을 말아 내는 집이다. 하이원리조트가 자랑하는 운암정은 애초 강원도 최고급 한식당이었지만 한옥 카페로 탈바꿈했다.




태백=글 사진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jun21@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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