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의회, 중구 '인사청문회 조례안 재의 요구' 관련 "의회 의결권 무력화하려는 중구청 재의요구 유감"
서울 중구의회(의장 길기영)는 4일 오전 10시 본회의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사청문회 조례안에 대해 재의요구를 제기한 중구청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성명서 발표에는 길기영 의장, 윤판오 부의장, 이정미 의원, 송재천 의원, 조미정 의원이 참여했다.
지방자치단체장이 임명하는 고위공무원 및 지방 공단의 장에 대해 지방의회가 인사청문회를 실시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담은 '지방자치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올 2월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이와 함께 법제처에서 조례 입법모델을 송부받아 길기영 의장이 대표 발의한 ‘서울특별시 중구의회 인사청문회 조례안’은 6월 28일 의회 운영위원회를 거쳐 7월 3일 정례회 4차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된 것이다.
공사·공단은 주민 생활과 직결돼 있고 자치단체 재정에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공사·공단의 장에 대한 임용 행위는 그간 제도의 미비로 공개적인 검증이 불가했다.
이번 ‘서울특별시 중구의회 인사청문회 조례안’이 제정됨에 따라 고위공무원과 공공기관장의 도덕성과 직무수행능력을 검증하는 인사청문회의 법적 근거가 마련됨으로써 주민의 복리증진과 구정 운영의 전문성을 담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중구청으로부터 7월 24일자로 재의요구가 접수됨에 따라 제도 시행까지 많은 난항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지방자치법 제32조 3항과 동법 120조에는 지방의회의 조례 제정·개폐·의결에 대한 재의 요구권을 부여하고 있지만, 재의요구 요건이 ‘이의’ ‘공익을 현저히 해한다’등 추상적이고 불명확해 의회 의결권의 발목을 잡는 수단으로 남용되는 사례가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이들 의원은“중구청은 재의요구 사유로 아직 발생하지도 않은 일에 대해 ‘우려’란 단어를 사용하면서 구체적이고 실체적인 근거는 배제한 채 섣부르고 주관적인 판단만을 내세우며 인사청문회 조례안을 가로막고 있다”며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 법제처에서 제도의 안착과 각 의회의 입법 지원을 위해 ‘조례 입법 모델’까지 시달한 사안임에도 불명확하고 주관적인 판단을 들며 재의 요구를 하는 것은 국회와 행정안전부 등 상위기관의 구속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은 물론 ‘지방자치법’인 상위법을 넘어서서 군림하려는 제왕적이며 월권적인 행위라고밖에 볼 수 없을 것”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아울러“주민의 대표인 의회가 인사청문회를 통해 고위공무원과 공공기관장의 도덕성과 직무수행능력을 검증하는 것은 주민의 복리증진과 구정 운영의 전문성을 담보하고 나아가 때마다 반복되어 온 보은 인사 논란을 종결짓고 공정과 청렴 그리고 구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라며“인사청문회의 참된 의미에 인식을 같이하고 구정의 동반자로서 건설적이고 생산적인 행정에 집중하길 바란다”며 강조했다.
◆서울 중구청 "지방의회의 인사청문회 조례 제정이 필수적인 사항 아니다" 반박
이에 대해 서울 중구(구청장 김길성)은 지방공기업인 시설관리공단 이사장과 지방자치단체 출자·출연기관인 문화재단 사장의 임면권은 지방자치단체의 장에게 있으며, 법령에 따라 임원의 임명 시 후보자 선정의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해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운영할 때 지방의회에서 추천하는 사람 3명을 의무적으로 후보자에 포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시설관리공단의 이사장 및 문화재단의 사장 임면 시 임원추천위원회를 통해 지방의회에서 추천하는 후보자를 포함하게 되어 구청장의 인사권에 대해 지방의회가 충분히 견제가 가능한 상황에서 지방의회의 인사청문회 조례까지 제정하는 것은 구청장의 인사권에 대한 과도한 침해라는 해석이라고 반박했다.
법제처에 따르면 지방자치법 일부개정법률에 따른 지방의회의 인사청문회 조례 제정이 필수적인 사항은 아니다.
또 인사청문회법에 근거한 국회의 인사청문회조차 여야 정쟁의 장으로 변질되어 운영되는 사례에 비추어보았을 때 해당 조례안이 제정되어 시행될 경우 지방의회 인사청문회 역시 여야 정쟁의 장으로 변질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인사청문회를 통해 중구민이 가장 크게 효용을 체감하고 있는 여러 체육·문화시설을 운영하는 중구시설관리공단 이사장 및 중구문화재단 사장의 임명 절차가 지연되어 경영 공백의 발생 및 업무 수행에 차질이 생길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중구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며 “중구의회는 불필요한 정쟁 유발을 위한 조례안을 발의하는 대신 중구민의 삶에 집중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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