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포천서도 칼부림 났다고?…경찰 "가짜뉴스입니다"

사건 개요·목격담 등 공지 형식 모방
경찰 "수사력 낭비…국민적 피해 우려"

경기 포천 버스터미널과 대구의 한 PC방에서 칼부림이 났다는 내용의 글이 온라인상에서 급속도로 퍼졌으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3일 오전 대구의 한 PC방에서 칼부림 사건이 일어났다는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작성됐으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 제공=대구경찰청]

4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포천 내손면 종합버스 터미널 흉기 난동 및 방화사고', '대구 PC방 칼부림 사건' 등의 게시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이는 모두 허위사실을 담은 '가짜뉴스'다.

포천 '내손면' 종합버스터미널 흉기 난동 및 방화사고? "가짜뉴스"

해당 사진은 기사의 직접적인 내용과 관련 없음.

'포천 흉기 난동 및 방화사고'는 "4일 오전 11시 22분 포천 내손면 종합버스터미널에서 만취한 40대 남성이 행인들을 위협해 중상 13명, 경상 16명, 의식불명 7명 등 총 36명이 피해를 보았고 터미널 내 버스 12대가 전소했다"는 내용으로 퍼졌다.

사건 개요가 자세하게 적혀있었으며 일시와 내용 등이 당국에서 사용하는 메시지 형식을 모방해 작성돼 신빙성을 높였다.

그러나 소방과 경찰 당국은 이와 관련해 접수된 신고가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포천시에는 내손면이라는 면 단위 지역은 없으며, 비슷한 지명인 내촌면에는 시외버스터미널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는 "강력 사건으로 불안감이 큰 상황에서 가짜 뉴스를 유포하거나 확산하는 행위는 경찰 수사력을 낭비할 수 있어 국민적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라고 강조했다.

대구 PC방 칼부림 사건도 자세하지만…"가짜 뉴스" 확인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대구광역시에서도 칼부림 사건이 발생했다는 가짜뉴스도 퍼졌다.

3일 오전 3시께 대구의 한 PC방에서 손님과 아르바이트 직원이 말다툼을 벌이던 중 손님이 소지하고 있던 칼로 직원에게 상해를 가하고 도주했다는 내용이다.

글쓴이는 피해 아르바이트 직원은 응급조치 후 병원에 옮겨져 목숨을 건졌으며, 현재 범인을 수색 중이라고도 덧붙였다.

이와 함께 PC방 간판이 새겨진 문 옆으로 바닥에 핏자국이 떨어져 있는 사진과 늦은 밤 도심 차도에서 구급대원과 경찰이 출동한 사진 등도 함께 올라왔다.

하지만 이 역시 대구경찰청은 관련한 알림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이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협박성 예고 글·가짜뉴스 모두 엄벌할 것"

윤희근 경찰청장이 4일 오후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흉기난동 관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경찰은 흉기 난동을 모방한 범죄를 저지르겠다고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협박성 예고 글을 올리거나 가짜뉴스를 쓴 작성자를 추적해 엄벌하겠다는 방침이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4일 긴급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무책임하고 무분별한 사이버상의 흉악범죄 예고와 근거 없는 가짜뉴스에도 예외 없이 강력히 대처하겠다"며 "전 수사 역량을 집중해 작성자를 신속히 확인·검거하고 법이 허용하는 최대한 엄중히 처벌하겠다"라고 밝혔다.

지난달 21일 조선(33)이 서울 관악구 신림역 4번 출구 인근 골목에서 훔친 흉기로 무차별 흉기 난동을 저질러 20대 남성 1명을 살해하고 30대 남성 3명에게 상해를 입혔다.

그 뒤로 유사한 범행을 저지르겠다는 온라인 예고 글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달 21일 이후 경찰이 작성자를 검거했거나 추적하고 있는 흉기 난동 등 예고 글은 최소 25건이다. 이 가운데 2건의 작성자는 검거했고 나머지는 추정 중이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