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발행동으로 특수반 분리조치된 아들
불안 반응·등교 거부하자 녹음기 사용
"단순 훈육 아냐"…아동학대 혐의 신고
웹툰 작가 주호민(41)이 아들을 학대한 혐의로 특수교사를 신고한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이와 관련한 공식 입장을 내놨다.
"정확한 의사소통 어려워 녹음…교사 언행 부적절"
주 씨는 26일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제 아이 관련해 기사화된 것에 대해 사실관계를 알리기 위해 글을 쓴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지난해 9월 저희 아이가 돌발행동으로 인해 분리 조처돼 종일 특수학급에서 교육받게 됐다. 그런데 사건 당일부터 지속해서 평소와 다른 매우 불안한 반응과 두려움을 표현했다. 등교도 거부했다"고 밝혔다.
주 씨는 "초등학교 2학년 발달장애 아동 특성상 정확한 의사소통이 불가능했고, 특수학급에는 장애아동만 수업을 받기에 상황을 전달받을 방법이 없었지만, 확인이 필요했다"며 녹음기를 사용한 사정을 설명했다.
또 "저희 아이의 돌발행동(기사에서 언급한 사건)이 발생한 것은 저희가 신고한 특수교사의 수업 시간이 아닌 다른 일반교사의 수업 시간이었다. 그리고 특수교사의 행위는 해당 사건 일주일 후에 발생했다"며 "본인의 수업 시간 중에 발생한 일이 아님에도 우리 아이에게 매우 적절치 않은 언행을 하였으며 이는 명백히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녹음에는 단순 훈육이라 보기 힘든 상황이 담겨 있었고 큰 충격을 받았지만, 우선은 주관적 판단이 아닌 객관적 관점에서 문제가 있는지를 판단하고자 외부 자문을 구했다"며 총 5명의 변호사와 용인경찰서 아동학대 담당관과 상담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학교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으나, 정서적 아동학대의 경우 사법기관 수사 결과에 따라 교사 교체가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아 신고하게 됐다"는 설명을 보탰다.
이에 누리꾼들이 "변호사 5명을 대동한 것인가"라고 지적하자, 댓글을 통해 "상담을 5명에게 받은 것이고, 재판은 국선으로 진행하다 오늘에야 선임했다"고 밝혔다.
"부모 민원 스트레스에 교사가 아동에게 짜증? 전혀 사실 아냐"
다만 주 씨는 최근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이후 불거진 학부모 민원과 교권 추락 문제를 의식한 듯한 설명을 이어갔다.
주 씨는 "지금 쏟아지는, 부모가 교사를 달달 볶아 그 스트레스로 아동에게 짜증을 낸 것이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정확하지 않은 사실로 본 사건의 논점이 흐려지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라며 "교사의 행위가 정당한 훈육이었는지, 발달장애 아동에 대한 학대였는지는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주시면 감사하겠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아이가 돌발행동을 한 부분에 대해서는 지금도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이다. 저희는 상대 아동 및 부모에게 적극적으로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려 노력했다. 정말 감사하게도 사과를 받아들여 아이를 용서하고 원만히 합의해주셨다"며 "저희는 아이의 돌발행동을 줄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필요한 교육을 하고 주의를 기울이고 있고 앞으로도 더욱 그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 씨의 해명에도 누리꾼들은 실망감을 표하고 있다. "선생님이 그렇게 나쁜 짓을 했는데 왜 같은 학교의 학부모들은 탄원서를 제출했을까", "상대 아동 학부모에겐 사과받아서 문제없다면서 왜 선생님에게는 사과를 안 받고 신고를 해서 밥줄을 끊나" 등의 반응을 내놓았다.
한편 앞서 한 국내 언론은 경기 용인시의 초등학교 특수교사 A씨가 지난해 9월 주 씨로부터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당해 재판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폐 아동인 B군은 장애가 없는 학생들과 수업을 듣던 중 여학생 앞에서 바지를 내리는 돌발행동을 해 학교폭력으로 분리 조처됐다.
이후 특수학급으로 분리된 B군에게 A씨는 '분리 조치 됐으니, 다른 친구들과 사귈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주 씨는 당시 B군 가방에 녹음기를 켜놓은 상태로 등교시켰고, A씨의 언행에 대한 증거를 확보한 뒤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현재 직위해제 된 상태에서 재판받고 있다. 다만 다른 학부모들은 교사 측 요청에 선처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으며, 동료 교사들은 B군이 평소 선생님이나 다른 학생을 때리는 등 문제 행동이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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