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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비트]AI폭풍, Z세대와 α세대의 다른 셈법[오피스시프트](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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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 신기술 강점이나 실직 공포도 커
알파세대가 진정한 AI 네이티브 1세대 될 듯

편집자주[찐비트]는 '정현진의 비즈니스트렌드'이자 '진짜 비즈니스트렌드'의 줄임말로, 일(Work)의 변화 트렌드를 보여주는 코너입니다. 찐비트 속 코너인 '오피스시프트(Office Shift)'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시작된 사무실의 변화를 꼼꼼히 살펴보고 그동안 우리가 함께해온 실험을 통해 업무 형태의 답을 모색하기 위한 바탕을 마련하는 콘텐츠가 될 것입니다. 매주 토요일 또는 일요일 여러분 곁으로 찾아갑니다. 40회 연재 후에는 책으로도 읽어보실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찐비트]AI폭풍, Z세대와 α세대의 다른 셈법[오피스시프트](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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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수학·컴퓨터 과학을 전공한 로나 왕은 최근 졸업 후 프로그래밍 석사 학위를 따기 위해 대학원에 진학하기로 결정했다. IT 회사 입사를 검토했지만 제안받은 일자리가 기계 등에 자동화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거절했다. 그는 워싱턴포스트(WP)에 "이건 시대를 앞서가는가 하는 문제"라며 "경험적으로 봤을 때 (기술로 단순히 업무를 행하는 것보다) 어떤 방식으로든 판단이나 연구가 필요한 일자리나 기술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이 '신입 사원'이자 '디지털 네이티브' Z세대의 생각을 바꾸고 있다. AI가 전 세계의 일터를 빠르게 바꿔나가는 상황에서 이들의 일자리와 직장 내 역할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업무 경험은 없지만, 신기술에는 친숙한 Z세대의 특성이 우리의 일터에 어떻게 작용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AI가 직장으로 들어오는 이 현상이 Z세대에는 좋은 일일까, 나쁜 일일까?


디지털 네이티브 Z세대, AI 시대에 유리하다?

Z세대는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 사이에 태어난 세대다. 현재 직장에 신입 직원으로 가장 많이 진입하는 세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25년 OECD 국가 근로자의 27%가 Z세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국 근로자 4명 중 1명은 Z세대로 채워진다는 뜻이다.


Z세대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다. 태어나자마자 인터넷을 경험했고 10대가 되기 전부터 스마트폰을 접했으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친구들과 소통했다. 대학 생활도 태블릿PC와 함께했으며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앱)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인다. 대학 다니는 동안 이미 AI를 접하며 과제를 할 때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장난감으로도 종종 사용했다.


기업이 AI 활용 능력, 즉 'AI 리터러시'를 갖춘 인재를 찾는 상황에서 Z세대가 강점을 갖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칼 베네틱트 프레이 옥스퍼드대 경제학 교수는 미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에 "과거 기술 혁신 과정에서 나이가 많은 직장인들이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걸 기억한다"며 "그러한 관점에서 Z세대는 AI 붐에서 좋은 위치에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BBC방송은 최근 "Z세대가 타고난 기술 습득 능력을 바탕으로 AI가 현대 직장에서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 잡는 시기에 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찐비트]AI폭풍, Z세대와 α세대의 다른 셈법[오피스시프트](34)

상황이 이렇다 보니 AI를 제대로 활용할 줄 아는 Z세대가 회사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경우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미국에 기반을 둔 의료 기기 업체 VEM메디컬의 데릭 해서웨이 이사는 최근 BBC방송에 "AI를 활용해 지루한 업무를 자동화하고 업무를 최적화하는 젊은 직원들 덕분에 생산성이 갑작스럽게 올라가게 됐다"고 밝혔다. AI가 대체할 수 있는 업무를 포착하고 적용하는 과정에서 Z세대가 제대로 능력을 발휘한다는 의미다.


여기에 Z세대가 기술에 능통하지 못한 동료들을 도와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영국 런던 기반의 기술 분야 컨설팅 회사 TFD의 스테파니 포레스트 창업자는 AI를 업무에 도입하면서 젊은 직원들이 선배들에 '역 멘토링'을 하면서 기술을 가르쳐주는 일도 있었다고 BBC방송에 소개했다.

"일자리 없앨라" 공포 큰 Z세대…걱정은 왜?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Z세대는 AI가 업무에 적용돼 일자리가 상실될 수 있다는 공포가 다른 세대보다 크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그룹인 KPMG가 미국 성인 1000여명을 대상으로 지난 4~5월 중 설문 조사한 결과 AI가 자신의 역할을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가 가장 큰 세대는 바로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와 Z세대였다. 이들은 각각 48%, 44%가 '걱정된다' 또는 '매우 걱정된다'고 답했다. X세대(1960년대 후반~1970년대 출생)와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 출생)가 같은 답변을 한 비율은 각각 39%, 35%로 비교적 낮았다.


이에 대해 샌디 토치아 KPMG 부회장은 베이비붐 세대와 X세대는 MZ세대에 비해 퇴직이 멀지 않고, 그동안 직장생활을 하며 많은 기술 변화를 겪으며 그에 따른 결과를 확인한 경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직장생활을 하는 내내 컴퓨터, 스마트폰, 화상회의 등 각종 기술이 등장했지만, 그때마다 적응해왔던 경험이 불안감을 낮춰줬다는 의미다. MZ세대는 신기술이 없던 시기에 대한 업무 경험이 없어 이러한 변화에 더 민감할 수 있다고 토치아 부회장은 평가했다.


[찐비트]AI폭풍, Z세대와 α세대의 다른 셈법[오피스시프트](34)

다만 Z세대의 이러한 우려를 그저 기술 변화를 직접 겪어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만 치부하기엔 AI라는 기술의 파급력은 그 어느 때보다도 클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스프레드시트 작성이나 일반적인 문서 작성 등 직장 생활에서 비교적 간단한 업무를 하며 일을 배우는 신입 직원 입장에서는 이러한 업무를 AI가 모두 대체하는 것이 탐탁지 않다. 쉽게 말해 Z세대야말로 AI와 업무 할당을 놓고 직접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가뜩이나 취직하기도 힘든데 어렵게 회사를 들어가도 과거와 비교해 신입 직원 교육은 줄어 일을 배우기가 쉽지 않다. 2014년 피터 카펠리 펜실베이니아대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1979년 젊은 직원들이 연평균 2.5주 교육을 받았다면 1995년에는 연간 11시간으로 크게 줄었다. 최근에는 '중고 신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기업들이 이미 다른 회사에서 경력을 쌓아 교육이 필요 없는 지원자를 신입 직원으로 뽑는 것을 선호한다.


미국 PR 업체 EZPR의 에드 지트론 CEO는 비즈니스인사이더 기고문에서 "생성형 AI가 등장하면서 많은 조직에서 젊은 직원을 교육하려는 마지막 시도마저 업무 자동화를 통해 제거했다"고 평가했다.

진짜 AI 세대는 '알파 세대'?

Z세대가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라면 그 이후 등장하는 '알파세대(Gen.A)'는 'AI 네이티브 1세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알파세대는 2010년대 초부터 2020년대 초중반 출생한 세대를 말한다. 인터넷을 넘어 AI를 곁에 두고 성장기를 보내는 세대다. AI를 활용해 지식을 익히고 프롬프트를 정확하고 다양하게 작성할 줄 아는 세대가 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 포천지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마틴 브릭스 애널리스트는 최근 자료를 통해 AI의 부상이 아이폰이 등장했던 그때와 비슷하다며 산업과 세계 경제를 재편할 뿐 아니라 전 세대를 바꿔놓을 것이라고 봤다. 브릭스 애널리스트는 "인구통계학적으로 알파세대의 혁명 초기 단계에 있다"며 "Z세대가 온라인 세계에서 태어나 자라난 첫 세대로 현시점에서 가장 혼란을 주는 세대라면 그들(알파세대)은 성장하는 동안 AI 모델과 함께할 것"이라고 전했다.



알파세대가 직장에 들어올 10여년 뒤에는 또다시 직장의 모습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티모시 파판드루 어드바이저는 최근 한 행사에서 "아이들이 태어날 때부터 AI 비서, 에이전트를 갖게 될 것"이라며 "Z세대가 AI와 함께 성장하지 않는 마지막 세대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알파세대가 직접 코딩 등을 통해 프로그래밍하는 '프로그래머 세대'에서 AI 비서를 활용할 줄 아는 '완벽한 프롬프터의 세대'로의 전환을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찐비트]AI폭풍, Z세대와 α세대의 다른 셈법[오피스시프트](34)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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