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최고 400억 하이퍼 주거시설도 등장
전국에서 아파트값 가장 비싼 동네로 '우뚝'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아파트 펜트하우스(최고층에 위치한 고급 주거 공간)의 ‘100억 시대’가 열렸다. 올해 초 100억원대 입주권 거래 사례가 나오면서 시장이 술렁거린 것도 잠시, 일대 아파트 펜트하우스의 매매 호가가 200억원까지 치솟았다. 또 최근에는 120억~400억원대의 하이퍼 엔드 주거시설까지 분양에 나서면서 반포를 전국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비싼 동네로 끌어올렸다.
입주권 100억 거래에 400억대 신축 공급까지
19일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반포 일대 노후 단지들이 재건축을 거쳐 속속 신축 아파트로 탈바꿈하면서 가격 상승세가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국내 최초로 3.3㎡당 1억원 시대를 연 반포 '아크로 리버파크’가 주도해왔던 반포 아파트값은 경쟁 단지인 '래미안 원베일리'가 오는 8월 입주를 앞두면서 본격 상승 모드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현재 네이버 부동산에 올라온 아크로 리버파크 104동 전용 234㎡(이하 전용면적) 펜트하우스는 170억~200억원대의 매물이 확인된다. 올해 초 래미안 원베일리 200㎡ 35층 펜트하우스 입주권이 100억원에 거래된 바 있어, 반포 대장주를 놓고 양 단지 간의 자존심 싸움이 벌어진 모양새다.
반포에는 분양가가 100억원을 훌쩍 넘기는 단지도 등장했다. 호텔 ‘쉐라톤 팔라스 강남’이 있던 부지에 분양가가 최고 400억원대에 육박하는 하이퍼 엔드 주거시설 ‘더 팰리스 73’이 분양에 나선 것이다. 해당 단지 마케팅 관계자는 “강남권 최고 입지로 평가받는 반포동에서도 강남 최초 특급 호텔이 40여년 머물렀던 자리의 상징성을 이어나가고자 최고급 주거시설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잇따른 100억원대 펜트하우스의 거래가 등장하면서 반포는 이제 ‘전국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비싼 동네’라는 명성을 놓고 강남구 압구정동과 다투고 있다. 부동산R114 통계에 따르면 서울에서 동별 기준 3.3㎡당 가격은 강남구 압구정동이 9811만원으로 1위, 반포동이 9727만원으로 2위다. 하지만 재건축·리모델링 단지를 빼면 반포동이 3.3㎡당 8899만원으로 가장 높다.
원베일리 vs 아리파 경쟁, 100억 거래 늘어날 듯
지난해까지만 해도 서초구 아파트 중 100억원대 거래는 전무했다. 딱 한 채에서 100억원을 넘기는 거래(2차례)가 진행됐지만, 이는 아파트가 아닌 초고급 연립주택이었다.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소유했던 서초동의 전용 273㎡ ‘트라움하우스 5차’로 2008년 120억 7550만원에 거래됐으며, 2021년 9월에는 185억원에 거래돼 공동주택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바 있다.
반면 강남구, 용산구, 성동구 등에는 2020년대를 기점으로 100억원대 아파트 펜트하우스 거래가 속속 체결됐다. 먼저 2021년 강남구 청담동 'PH129'(더 펜트하우스 청담)가 115억원(전용 273㎡)에 거래되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고, 이후 해당 단지에서 100억원을 넘어서는 거래가 2건 더 이뤄졌다.
용산구의 경우 한남동 유엔빌리지에 위치한 초고가 아파트 ‘파르크 한남’에서 2021년부터 총 6건, 한남동 ‘한남더힐’은 2건이 각각 체결됐다. 성동구 성수동에서는 ‘아크로서울포레스트’ 전용 264㎡가 지난해 130억원에 팔리며 100억원 클럽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부동산 업계는 앞으로 서초구 반포동에서 100억원대 거래가 활발해질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래미안 원베일리가 내달 본격 입주를 시작하면 아크로 리버파크와의 경쟁이 본격화하는 데다, 주거환경 등에 있어 강남구 청담동, 한남동 등 보다 반포가 더 우수하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반포동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서리풀공원 등 생활 인프라가 탄탄하게 갖춰져 있으며, 원명초, 계성초, 원촌중, 반포중 등 수많은 명문 학교도 위치한다. ‘반포주공1단지’ 등 아직 남아 있는 대규모 재건축 사업도 다수 진행 중으로, 당분간 국내 부촌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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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과거 100억원대 초고가 주택은 청담, 압구정 등 강남에 주로 형성됐다”며 “그러나 최근에는 교통 등 입지 여건과 교육 및 쾌적한 주거환경 등에 있어 더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는 반포로 슈퍼리치들이 이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차완용 기자 yongch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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