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자체 브라우저 서비스로 요건 해당
빅테크 규제 위한 법…최종 명단 오를 듯
빅테크 기업의 시장 지배력 남용 방지를 목표로 한 유럽연합(EU)의 '디지털 시장법'(DMA) 규제명단에 삼성전자가 포함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4일(현지시간) EU 집행위원회(집행위)는 DMA 상 '잠재적 게이트키퍼'에 해당하는 알파벳, 아마존, 애플, 바이트댄스,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삼성 등 7개 사로부터 각 사의 주요 플랫폼 서비스를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DMA는 소비자와 판매자 간 일종의 관문 역할을 하는 거대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 지배력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즉 일정한 규모의 플랫폼 사업자를 게이트키퍼로 지정해 특별 규제하는 법안이다.
7개 사의 이번 통보는 집행위가 본격적인 규제에 앞서 매출액, 소비자 규모 등 DMA가 정한 정량적 요건을 충족하는 기업에 '자진 신고'를 하도록 했다. 집행위는 향후 45일간 각 사가 제출한 보고서를 토대로 내부 평가를 거쳐 게이트키퍼 명단을 확정할 전망이다. 늦어도 9월 6일까지는 규제 대상을 확정할 계획이다.
DMA가 소수의 빅테크를 겨냥한 법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삼성도 최종 명단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의무 불이행 시 전체 매출의 10~20% 과징금 부여
당초 집행위 초안에서는 플랫폼 사업자가 제공하는 서비스 가운데 검색엔진, 소셜미디어(SNS), 클라우드, 광고 네트워크 서비스 등 8가지가 규제 대상이었지만, 입법 과정에서 웹 브라우저 서비스도 추가됐다.
삼성전자가 당초 예상과 달리 게이트키퍼 요건에 해당한다고 집행위에 통보한 것도 삼성 기기에 탑재된 자체 웹 브라우저 서비스 때문으로 전해졌다.
DMA 상 게이트키퍼로 지정되는 기업은 제삼자 서비스를 자사 플랫폼에서 상호 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제삼자 앱이나 앱 스토어 설치도 허용해야 한다. 이에 앞서 애플은 보안상 이유로 사실상 앱 스토어 개방을 요구하는 DMA 시행에 강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집행위는 명단을 확정한 뒤 6개월간 DMA 의무 요건을 갖추도록 하고, 내년 3월부터 본격적으로 규제에 나설 방침이다.
DMA 게이트키퍼로 선정된 기업은 의무 불이행 시 전체 연간 매출액의 최대 10%까지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으며, 반복적으로 위반할 경우 과징금이 최대 20%까지 상향 조정될 수 있다.
아울러 EU는 '조직적 침해'(systematic infringement)로 간주하는 경우 집행위가 해당 기업이 사업 부문 일부를 매각하도록 하는 등 더 강력한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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