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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세계 1위 난로회사가 만드는 에어컨 불티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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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세코, '창문형 에어컨' 국내 점유율 1위
공구없이 5분만에 자가설치 가능
"슈퍼엘니뇨 대비 분주…해외시장 공략"

[르포]세계 1위 난로회사가 만드는 에어컨 불티나네 파세코 직원들이 창문형 에어컨 제조공장에서 작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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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찾은 경기 안산시 단원구에 위치한 파세코 공장. 대지면적 2만7007㎡ 규모로 조성된 이곳에서 1공장은 겨울, 2공장은 여름을 책임진다. 1공장 직원들은 세계 시장점유율 1위인 석유난로를 만드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2공장에서는 국내 시장점유율 1위인 창문형 에어컨을 만들고 검수하는 작업으로 분주했다. 김상우 파세코 리테일사업부장은 "무더위와 장마가 일찍 찾아오는 바람에 지난달 에어컨 수요가 급증했다"면서 "난로 만드는 인력까지 추가로 투입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종합가전 제조업체 파세코는 1974년 설립됐다. 난로용 심지를 만들다 석유난로 사업으로 확장해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았다. 파세코의 심지식 난로는 미국·유럽·중동으로 수출하며 세계 시장점유율 50%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캠핑난로 품절대란을 일으켰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식기세척기·가스레인지·의류관리기 등 빌트인가전도 주요 제품군이다.


파세코는 2019년 창문형 에어컨 사업에 처음 진출했다. 벽을 뚫거나 실외기를 따로 설치할 필요없이 창틀에 끼워 간편한 자가 설치가 가능하다. 방마다 냉방을 하는 이른바 '방방냉방'이 보편화되고 1인가구와 전·월세가구가 늘면서 창문형 에어컨 인기가 커지고 있다. 파세코가 시장에 진출한 이후 신일전자, 귀뚜라미, 위니아 등이 제품을 내놓더니 최근엔 삼성전자와 LG전자도 가세했다.


파세코 창문형 에어컨의 강점은 설치 편의성이다. 드라이버와 같은 도구없이 손으로 단단하게 고정할 수 있는 '이지락 시스템'을 적용해 누구나 5분 안에 조립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성환 파세코 개발팀장은 "우리가 설치 편의성을 개선해 특허를 내놓으면 경쟁사들이 뒤이어 비슷한 기능을 추가하고 있다"면서 "유명 유튜버들의 설치 비교 영상을 보더라도 우리 제품을 뛰어넘는 것은 없다"고 자신했다.


[르포]세계 1위 난로회사가 만드는 에어컨 불티나네 파세코 직원이 파세코 2공장에 설치된 '트윈무향실'에서 온도에 따른 창문형 에어컨 소음 변화를 테스트하고 있다.
[르포]세계 1위 난로회사가 만드는 에어컨 불티나네 파세코 직원이 창문형 에어컨 검수 작업을 하고있다.

파세코는 1994년부터 기업부설 연구소를 설립해 매년 전체 매출의 2%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있다. 파세코 2공장 내 '트윈무향실'에서는 창문형 에어컨 소음을 줄이기 위한 연구가 한창이었다. 방음부스처럼 꾸민 큰 방 중앙에 가벽을 설치하고 이곳에 창문형 에어컨을 달아 실험실처럼 꾸몄다. 실내외 온도와 습도에 따라 소음이 어떻게 변하는지 측정하는 것이다. 이 팀장은 "제품 외부 온도가 바뀌면 내부온도가 바뀌고 그러면 냉매온도가 바뀌면서 가동소음도 달라진다"면서 "올해 슈퍼엘니뇨가 올 것을 가정해 관련 테스트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품 생산라인에서는 직원들이 제조공정별로 일손에 도움을 주는 기계·장비들을 활용해 에어컨 조립에 열중이었다. 이들은 하루에 창문형 에어컨 1200대, 많게는 2000대까지 생산한다. 공정라인 후반부에 자리한 한 폐쇄공간에는 직원 두명이 제품에 귀를 대고 소음 등 하자 유무를 최종적으로 확인하고 있었다. 전 단계에서 디지털 장비로 불량 여부를 체크했음에도 굳이 이런 작업을 하는 건 왜일까. 김 사업부장은 "기계가 발견하지 못한 소음을 사람의 귀가 발견해 불량 원인을 찾아낸 적이 있었다"면서 "두 직원 모두 4년간 35만대의 에어컨을 귀로 검수한 베테랑"이라고 소개했다.



파세코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2018년 1494억원과 53억원에서 지난해 2005억원과 158억원으로 성장했다. 전체 매출에서 창문형 에어컨이 차지하는 비중은 30%까지 올라왔다. 베트남과 싱가포르 대만 등 아시아지역으로 수출도 활발하다. 난로 세계 1위에 이어 창문형 에어컨으로도 해외 무대에서 인정받는다는 계획이다. 김 사업부장은 "소음을 획기적으로 낮추기 위한 기술 개발을 꾸준히 진행할 계획"이라며 "특이한 창문이 많은 유럽 등에서도 적용 가능하도록 설치 편의성도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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