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수능 가오카오, 이색 장수생도 다수
올해 응시생만 1291만명…경쟁 과열
56세로 27번째 대입 준비하는 사례도
중국판 수학능력시험 '가오카오'가 지난 8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가운데, 수십년 가까이 입시에 도전 중인 '장수생'들의 사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은 아르바이트 등으로 생계를 유지하며 시험에만 매달려 중국인들에게 감동을 줬다. 일각에서는 가오카오 한 번이 일생을 결정하는 중국 사회의 어두운 단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중 매체 '지우파이신문' 등은 26일 "탕상쥔(35)이 올해 15번째 입시를 마지막으로 최고 명문 칭화대 도전을 멈췄다"라고 보도했다.
탕상쥔은 올해를 기점으로 무려 15번이나 가오카오를 치른 장수생이다. 2009년 첫 시험에선 372점(750점 만점)을 받아 재수를 결심했으며, 2014년 입시에서 충칭 시난정법대에 합격했다.
하지만 그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았다. 중국 최고 명문대 중 하나인 칭화대에 가기 위해 시험에 매진했다. 탕상쥔은 낮에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밤에는 시험공부를 하는 삶을 반복했으나, 끝내 칭화대에 합격하지 못했다. 결국 그의 '칭화몽'은 올해 가오카오에서 막을 내렸다.
매체는 "탕상쥔에게 (가오카오 포기는) 힘든 결정이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의 도전을 지켜봐 온 현지 누리꾼들도 "일생을 매달렸는데 안타깝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탕상쥔은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칭화대 대신 북경에 있는 다른 대학에 진학해 교육학을 전공하겠다고 밝혔다.
가오카오 장수생은 탕상쥔 뿐만이 아니다. 쓰촨성 출신인 56세의 량스는 올해 벌써 27번째 가오카오에 도전 중이다. 그는 또 다른 중국 명문대인 쓰촨대 입학을 목표로 공부하고 있다.
중국 누리꾼들은 그를 '현대판 범진'이라는 별명으로 부른다. 범진은 중국 청나라 시대 소설 유림외사에 등장하는 인물로, 끝없이 과거 공부에 임하지만 수십년간 낙방해 온 인물이다.
이미 50대를 넘은 나이로 가오카오에 도전하는 그를 두고 누리꾼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마시라", "끈기와 용기를 배우고 싶습니다" 등 온정 어린 격려를 보내기도 했다.
가오카오에 매달리는 중국 수험생과 학부모의 모습은 중국 사회의 암(暗)적인 측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딸의 가오카오 공부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 언니의 죽음을 무려 한 달간 숨겨 온 부모의 사연이 전해져 논란이 들끓기도 했다.
가오카오는 중국 중앙정부가 실시하는 입시 제도로, 중국인의 일생에 걸쳐 가장 중요한 시험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중국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가오카오에는 1291만명의 수험생이 응시해 역대 최대 응시생 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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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점은 750점, 명문 대학에 입학하려면 최소 600점 이상의 점수를 받아야 한다. 극심한 경쟁률 때문에 난이도는 극악을 달린다. 600점 이상을 받은 수험생은 단 3% 안팎에 불과하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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