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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과 합의해도 '이러면' 실형"…중대재해처벌, 법조인 조언 들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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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태평양 ‘중대재해, 이렇게 대응하라’ 세미나
작년 1월 법 시행 후 올 3월말까지 중대재해 290건
형사사건 입건 이전 종결 18건·검찰 송치 51건 등

#건설회사인 A사가 요양병원 증축공사를 도급받았고, 일부 공사를 하청업체인 B사에 도급했다. B사 근로자가 중량물인 고정앵글을 건물 6층까지 인양하는 업무를 담당하던 중 안전난간이나 안전대가 없어 5층에서 추락해서 사망했다. 대표이사는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적용 1호 판결


#철강업체 C사의 하청업체 근로자가 무게 1220kg 철제 방열판을 크레인으로 들어 올리는 작업 중 섬유벨트가 끊어져 숨졌다. 대표이사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이 선고되고 법정구속이 이뤄졌다.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2호 판결


모두 중대재해처벌법을 위반했고 유족과 합의한 사건이다. 하지만 대표이사 양형은 집행유예를 받았고 한명은 쇠창살 안에 갇혔다. 차이점은 무엇일까? 안전사고 전과 이력이 판결을 갈랐다. C사 대표이사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죄로 벌금형을 3차례 받은 전과가 있었다. 또 사업장 내에서 비슷한 안전사고가 발생해 형사재판을 진행하던 중에 발생한 안전사고였다. 정상철 변호사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처벌 전력이나 동종 산업재해 발생 사례가 양형에 큰 영향을 준다”며 “기업 입장에선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이행하는 의무를 충실하게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태평양은 20일 ‘중대재해, 이렇게 대응하라 ? 최근 사건 동향과 전략’이란 주제로 온라인 세미나를 열었다. 중대재해처벌법 수사와 판결 동향을 파악하고 대응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다. 법무법인 태평양 중대재해대응본부 소속 변호사들이 발표자로 나섰다.


"유족과 합의해도 '이러면' 실형"…중대재해처벌, 법조인 조언 들어보니 노동자가 숨지는 등의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경영책임자를 처벌할 수 있도록 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첫 날인 지난해 1월 27일 경기도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 모습./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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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보건 확보 의무 가장 중요”

최진원 변호사는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쟁점 가운데 사고 예방과 형사상 책임 리스크 관리를 위해 안전보건 확보의무 이행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수사권을 쥔 고용노동부, 경찰, 검찰은 사고 발생과 가장 연관 있는 시행령 4조 유해·위험요인 개선(3호), 안전보건관리책임자 등 권한예산부여 및 업무수행 평가(5호), 종사자의견청취(7호), 중대재해 발생시 조치 매뉴얼(8호)을 중점적으로 본다. 최 변호사는 “중대재해가 발생하더라도 사전에 안전보건 관리체계 구축과 반기1회 점검 등 법령에서 정한 안전보건 확보의무만 충실히 이행했다면 경영책임자나 법인 면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경영책임자에겐 사업장 현장에서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보건 조치의무를 제대로 이행하도록 관리하고 지원하라는 안전보건확보의무가 있다. 의무를 지키지 않은 상태에서 중대재해 발생하면 처벌하겠다라는 게 중대재해처벌법이다. 최 변호사는 “경영책임자 등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선 안전보건 확보의무 위반으로 중대재해가 발생했다는 인과관계가 인정돼야 한다”며 “검찰 기소 사례를 보면, 대체로 의무 위반 조항들을 모아 안전보건 확보의무 불이행과 중대재해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를 폭넓게 인정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했다.


"유족과 합의해도 '이러면' 실형"…중대재해처벌, 법조인 조언 들어보니

의무 배제되는 사무직 사업장…해당 여부 엄격 판단

사무직 사업장도 안심할 수 없다. 고용노동부는 사무직 근로자만 사용하는 사업장을 매우 좁게 해석해 사무직 사업장에 해당되지 않도록 행정해석이나 지도를 하고 있다. 송진욱 변호사는 영업직이나 개발직, 건물관리직도 사무직 근로자가 아니라며 “이 업무를 맡은 근로자가 전체 사업장 중에서 1명이라도 있으면 중대재해처벌법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무직 사업장은 안전보건 구축, 안전관리자·보건관리자·안전보건총괄책임자에 대한 지정의무나 안전보건 관리 등 여러 의무를 반드시 지킬 필요는 없다.


송 변호사는 “중대재해 수사 실무에서 위험성 평가 절차를 준수했는지에 면밀하게 보는데, 고용노동부 지침이 개정돼 위험성 평가 부분이 많이 바뀌었다”며 “절차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유해·위험요인 개선 조치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판단해 기소 의견으로 송치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했다. 동시에 “위험성 평가를 실무단에서 했어도 경영책임자가 보고받거나 제대로 승인하지 않았으면 미흡한 것으로 본다”며 “경영책임자가 반드시 챙겨야 한다”고 했다.


안전보건관리책임자 등에 대한 안전보건업무 수행 평가를 놓치는 경우도 많다. 송 변호사는 “수행 평가를 하지 않아 기소되는 사례가 많다”며 “반드시 평가 기준을 만들어 놔야 하고, 경영책임자가 반기 1회 이상 평가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형사처벌’ 대표이사, 주주대표소송서 원칙적으로 손해배상책임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주주대표소송도 거론됐다. 김준모 변호사는 ‘형사처벌을 받은 대표이사가 주주대표소송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질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원칙적으로 회사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이 있다”며 “대표이사가 산업안전보건법,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처벌되면 법령위반 내지 임무를 소홀히 한 경우에 해당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상법 제399조는 대표이사가 고의 과실로 법령 또는 정관을 위반하거나 임무를 게을리한 경우 회사에 대해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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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 법 시행 이후 올 3월31일까지 중대재해는 290건 일어났다. 법에서는 상시근로자 50인 이상(비건설업) 또는 공사금액 50억원 이상(건설업) 업체 산업현장에서 사망사고 등이 발생하면 중대재해로 간주한다. 형사사건(피의자) 입건 이전 단계에서 조사 후 종결된 사안은 18건, 검찰 송치 51건, 노동청 수사 진행 중인 사안은 221건이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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