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만 심리치료사는 저서 <오늘부터 나를 위해 울기로 했다>에 부단한 노력으로 자신의 행복과 자유를 향해 나아가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다양한 사연을 통해 저마다 어려움을 어떻게 이겨내고 고유한 삶의 길을 찾아가고 있는지 들여다본다. 십수년간 남편의 고시 합격만을 바라보던 아내가 꿈을 포기할 수 있었던 이유, 가족의 화합을 위해 가정의 악역을 자처하던 엄마가 집착을 버리게 된 과정 등을 다룬다. 결국 행복과 불행은 내가 생각하는 것에 따라 결정되고, 억압의 굴레를 푸는 것 역시 나의 선택이라고 말하고 있다. 무엇보다 특정 가치, 혹은 누군가에 대한 집착을 버리는 것이 자유의 첫걸음임을 당부한다. 글자 수 769자.
당신은 결혼 전부터 이미 어린이성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어린이성의 특징은 타인에게 의존함으로 존재감을 찾는 겁니다. 당신은 어린 시절에 사랑받지 못해 사랑을 갈망만 한 기억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은 무의식중에 아동기 미해결 과제를 해결해줄 사람을 찾습니다. 또 그런 사람을 만나 결혼합니다. 나의 반쪽이란 나의 결핍을 상대가 채워주는 것을 뜻합니다. 남편은 어린이성을 받아줬고, 당신은 그것을 즐겼습니다. 당신의 일부인 봉급을 돈 관리에 능한 남편에게 맡겼을 정도로 말입니다.
반면 남편은 당신의 의존을 받아들이며 남편으로서의 존재감을 채웠습니다. 만일 당신이 남편의 엄마처럼 남편을 슬하에 뒀다면, 당신은 만족했을까요? 만족도가 높다고 이상적 부부는 아닙니다. 만족도가 높은 부부가 그 즐거움에 빠져 성장하지 않는 것을 저는 많이 봤습니다. 그들은 함께 맛집을 찾아다니고 좋은 곳을 여행하며 잉꼬부부를 자처하지만, 잉꼬는 싸울 때 무섭게 싸웁니다. 그들은 겉으로 봤을 땐 사이좋은 최고의 부부 같지만, 갈등이나 변화가 두려워 성장을 회피하는 부부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금까지의 당신 부부는 최선의 관계였습니다. 지금 변화의 시간이 왔습니다.
당신은 나 이제 당신으로부터 벗어나고 싶다고 남편에게 말했습니다. 남편은 깜짝 놀랐습니다. 이혼하자는 것이냐고 물었으니까요. 당신의 말은 남편이 아닌 당신 안에 있는 내면아이로부터 벗어나겠다는 의미입니다. 반면 성인으로만 살아온 남편은 자기 안의 내면아이를 찾아 먹여야 합니다. 당신 부부에게 변화와 성장의 시간이 도래했습니다.
-박성만, <오늘부터 나를 위해 울기로 했다>, 추수밭, 1만7000원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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