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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천자]오늘부터 나를 위해 울기로 했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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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천자]오늘부터 나를 위해 울기로 했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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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오십대에 들어서면서 거침없이 커지는 목소리를 스스로 통제할 수 없을 정도가 됐습니다. 한 맺힌 여인처럼 억울한 목소리가 나오고, 누군가는 남자 목소리 같다고도 합니다." 인생 전반전을 마무리해가는 중년여성들은 좀처럼 ‘나’에 대해 생각해볼 시간이 없었다. 나보다는 가족과 아이, 타인에게 맞추는 삶이 더 익숙했고, 그게 여자의 인생이라고 생각했다. 전통적 가치가 중시되던 시대에 자라며 아이다움, 여성성과 같은 자연스러운 내면의 특성을 억압했기에 더욱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기 어려웠다. 박성만 심리치료사의 신간 <오늘부터 나를 위해 울기로 했다>는 이들에게 남을 챙기느라 나를 잃어버렸던 삶에서 벗어나 다시 ‘나다운 삶’을 찾을 수 있도록 안내한다. 글자 수 900자.

어린 시절의 중요한 사건들은 피할 수 없는 인생의 복선입니다. 복선은 단순히 운이 좋거나 나쁜 것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필연입니다. 인생은 그 사건 위에 집을 짓습니다. 지금 당신은 자신의 남자다움이 본래 모습이 아니었다는 것과, 한 맺힌 목소리는 성향이 아니라 풀어야 할 감정이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당신은 모태에서 나오는 순간 윗목에 방치됐고, 엄마는 시부모 눈치를 보느라 당신을 안아주지 못했습니다. 늦둥이라도 아들을 보겠다고 당신에게 남아의 옷을 입혔고 남자처럼 키웠습니다. 엄마는 당신을 강하게 키우겠다는 집념 하에 무관심으로 일관했습니다. 당신은 엄마의 더 강한 아들이 되어야 했습니다.


애도의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나는 왜 그럴까’의 의문이 풀렸습니다. 원인을 몰랐던 당신의 울부짖음은 과거의 슬픔이 모여 만든 애가였습니다. 중년의 애도는 깊게 할수록 당신을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존재로 만듭니다.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여아의 유치한 짓이라 여기며 억압한 감정을 만나야 합니다. 울면 서러운 감정은 정화됩니다. 나를 좀 알아달라고 하소연할 일이 없어지니 당신 안의 억압된 여성성은 자연스럽게 의식 위로 등장합니다. 당신의 목소리는 알아달라고 커질 필요가 없으니 잔잔하고 부드러워집니다. 반평생 이상 몸에 밴 습성을 고치려면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합니다.


지금은 밖을 향해 웅변함으로써 존재감을 드러낼 때가 아닙니다. 안으로 돌아와 그동안 외면한 내면의 아이와 가식 없는 이야기를 나눠야 할 시간입니다. 변화가 시급한 때에 원형은 격한 감정으로도 의식에 신호를 보냅니다. ‘어린이 원형’이 당신을 위하여 당신에게 신호를 보내왔습니다. 원형은 친절합니다. 원형의 안내를 받는 한, 아쉬울 것도 후회할 것도 아픈 일도 없습니다. 원형과 조화를 이루면 그윽한 내면의 평화가 찾아옵니다.



-박성만, <오늘부터 나를 위해 울기로 했다>, 추수밭, 1만7000원

[하루천자]오늘부터 나를 위해 울기로 했다<2>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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