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에서는 이효리가 투숙객 부부에게 ‘부부요가’를 가르쳐 주는 장면이 나왔다. 이효리는 서로를 향해 마주 서라며 주문했고, 가만히 무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라고 했다. 그러면서 말한다. 자신이 이걸 했을 때 ‘이상순이 생각보다 밝은 표정이 아니구나!’란 걸 깨달았다고.
‘아, 밝은 표정은 이 사람이 나를 위해 하는 노력이구나!
‘표현하지 않는 것도 표현’인 사례가 있다.
과거 SBS <힐링캠프(163회)>에 션·정혜영 부부가 함께 출연했을 때, 인상 깊게 들은 인터뷰가 있었다.
언젠가 정혜영이 샤워실에서 혼자 지쳐 있는 남편의 뒷모습을 목격한 적이 있다고 고백하는 장면이었다. 샤워하러 들어가야 하는데 남편이 하도 안 나와서 샤워실 문을 열어 보니, 션이 너무 힘에 겨운 나머지 목욕탕 의자에 푹 주저앉아 뜨거운 샤워기 물을 하염없이 맞은 채로 있었다는 것이다. 션은 18시간 자전거를 타고 온 다음에도 강원도 양양까지 운전해서 아내와 여행을 다녀왔단다. 마라톤을 하고 온 날엔 아내가 아침부터 어디 다녀 왔냐고 물으면 ‘대회 갔다 왔어!’ 하면서 지친 기색 하나 없이 들어오자마자 아이들과 놀아 주었다고 한다. 피곤하다며 눕는 법이 한 번도 없었단다. 그래서 아내 정혜영은 철인삼종경기도 ‘별거 아니구나’ 하고 생각할 정도였는데, 항상 평온한 그의 모습만 보다가 푹 주저앉은 채 샤워기 물을 하염없이 맞는 뒷모습을 발견하곤 새삼스럽게 ‘우리 남편도 힘든 거였구나.’ 하고 느꼈다고.
희생, 그것은 표현하지 않는 표현의 영역에서 고차원적인 사랑이었다.
‘표현’이라는 예술을, 사랑을 전제로 해내는 것. 그것은 절실함이라는 메타포가 함께 하는 작업이다. 그 어디에도 누구에게도 영원한 사랑은 없다. 영원한 사랑이 없기에 절실한 사랑이 여기, 지금, 나와 내 사람에게 존재할 뿐이다.
-이동영, <사람아, 너의 꽃말은 외로움이다>, 그림 이슬아, 다반, 1만6800원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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