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올해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 인구 대국'에 오르면서 중국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 중국이 지난해 사상 최초로 인구가 줄어든 반면 인도는 인구 증가세가 이어진 데다 생산가능인구도 2030년이면 중국을 따라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중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인도와 전방위 협력에 나서면서 인구를 등에 업은 인도가 '포스트차이나'로 급부상하고 있다.
13일 유엔(UN)인구전망에 따르면, 올해 중반 인도 인구가 14억2860만명으로 중국(14억2570만명)보다 많을 것으로 예측되면서 세계 1위 인구대국 자리를 놓고 인도-중국 간 신경전이 뜨겁다. 인도의 경우 아직 중국만큼의 성장세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인구를 무기로 빠르게 중국을 추격하면서 중국의 잠재적 경쟁자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미·중 갈등 속에서 거대 인구와 성장성을 앞세운 인도가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시장으로 부각되면서 인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주요국의 러브콜도 거세다.
김정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인도남아시아 팀장은 "인도는 1700년대에 무굴 제국이던 시기 세계 최대 인구를 보유한 국가였는데 그 위치를 다시 찾게 된 것으로 세계 인구사에 큰 이벤트"라며 "인도의 14억 인구는 이제 중국에 필적하는 소비시장이 창출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인도 14억 인구…中 필적하는 소비시장 창출
인구구조 측면에서 인도가 중국과 차별화되는 요인은 젊은 인구가 많다는 것이다. 인도의 평균 연령은 28.4세로 아시아 국가에서 가장 젊은 노동력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의 평균 연령인 38.4세보다 10년가량이나 젊다. 2030년까지 인도 소비자층의 성장이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의미다. KIEP에 따르면 인도의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00년 인도 전체 인구 중 60.91%를 차지했던 15~64세의 비중은 2021년 67.45%까지 증가했다.
인도의 인구소득 구조가 변화하면서 소비시장도 덩달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하루 1인당 소비 3.65달러 미만 인구 비율이 2004년 77%에서 2015년 61%, 2019년 45%로 감소하면서 인도의 빈곤율 역시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한은 조사국 아태경제팀 박동훈 과장은 "인도는 2032년까지 생산연령인구 비중이 꾸준히 높아져 인구보너스 효과가 강화될 것"이라며 "인구규모 확대는 고용개선과 중산층 확대, 내수기반 강화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성장 잠재력을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6~8% 고성장 인도…2027년 GDP 세계 3위
인도의 높은 성장률도 '포스트차이나'로서 인도의 매력을 높이고 있다. 인도는 코로나19 기간을 제외하면 6~8%대의 고성장을 지속했으며, 올해 인도 경제는 내수를 중심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인도 국내총생산(GDP)가 2027년 독일·일본을 따라잡고 세계 3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인도는 1991년 경제개혁 이후 성장을 지속하며 경제규모 6위 국가로 부상하는 가운데 최근 중국을 대체할 생산기지로서 수혜가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지난 2014년 집권한 모디 총리는 '메이크 인 인디아', '자립 인도' 등 제조업 성장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초반에는 성장률이 높았으나 모멘텀이 지속되지는 못했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이후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펼치면서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주요국 대비 환율·물가 등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인도 물가상승률은 5%대로 낮아지면서 소비와 투자 등 내수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인구구조 변화, 글로벌 생산기지 역할 확대 등을 고려할 때 중장기적으로 인도경제는 높은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미·중 갈등이 격화되면서 인도가 최대 수혜국 가운데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풍부한 노동력과 거대 소비시장을 보유한 인도가 미·중 갈등 심화로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것이다. 최근 글로벌 공급망 변화 가능성은 인도의 제조업 중심 성장전략이 성공하기 위한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제조업 경쟁력이 개선되고 거대 소비시장의 강점이 부각되면서 미국과의 공조가 강화될 경우 대체 생산기지의 역할이 더욱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인도는 지난 2017·2020년 중국과의 군사대치·국경충돌 이후 미국과 군사·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김경훈 KIEP 인도남아시아팀 부연구위원은 "미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군사외교, 경제안보 등의 측면에서 인도를 반드시 자기 진영으로 들여놓는다는 전략적 관점을 갖고 있다"며 "인도가 세계 최대 규모의 민주주의 국가라는 점은 미국의 입장에서는 중국에 대한 견제 세력으로서 인도의 가치를 크게 평가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인도는 미·중 경쟁 구도에서 국방·안보는 미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경제적인 면에 있어서는 중국 주도의 다자기구에 적극 참여하고 전통적인 우방국인 러시아와도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등 이슈 중심의 선택적 협력에 나서고 있다"면서 "국제사회에서 자국의 위상을 높이고자 다양한 이슈에 적극 참여하면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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