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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아시아경제는 '하루만보 하루천자' 뉴스레터 독자를 위해 매일 천자 필사 콘텐츠를 제공한다. 필사 콘텐츠는 일별, 월별로 테마에 맞춰 동서양 고전, 한국문학, 명칼럼, 명연설 등에서 엄선해 전달된다. 5월 말까지 필사한 내용을 '하루만보 하루천자' 게시판(goodbrainboard.asiae.co.kr)에 올리면 추첨을 통해 '밀리의 서재' 1개월 무료이용권을 증정한다. 오늘은 한국인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현대시 가운데 만해 한용운의 <'사랑'을 사랑하여요>를 소개한다. 글자 수 421자.
당신의 얼굴은 봄 하늘의 고요한 별이어요
그러나 찢어진 구름 사이로 돋아 오는
반달 같은 얼굴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만일 어여쁜 얼굴만을 사랑한다면
왜 나의 베갯모에 달을 수놓지 않고 별을 수놓아요
당신의 마음은 티 없는 숫옥(玉)이어요
그러나 곱기도 밝기도 굳기도 보석 같은
마음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만일 아름다운 마음만을 사랑한다면
왜 나의 반지를 보석으로 아니 하고 옥으로 만들어요
당신의 시(詩)는 봄비에 새로 눈트는 금(金)결 같은 버들이어요
그러나 기름 같은 검은 바다에 피어 오르는 백합꽃 같은 시가
없는 것이 아닙니다 만일 좋은 문장만을 사랑한다면 왜 내가
꽃을 노래하지 않고 버들을 찬미하여요
온 세상 사람이 나를 사랑하지 아니할 때에
당신만이 나를 사랑하였습니다
나는 당신을 사랑하여요
나는 당신의 <사랑>을 사랑하여요
-한용운, <'사랑'을 사랑하여요>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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