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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이 작은 과자에 반했죠" MZ세대 입맛 사로잡은 약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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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삭거리는 식감에 부담 없는 가격
아이스크림 발라 먹고 커피에 찍어 먹고
유통계에서도 '약과 마케팅' 활발

"제사 음식이 이렇게 잘 팔릴지 누가 알았나요?"


17일 서울 종로 '광장시장'에서 만난 한 50대 상인은 최근 청년들이 약과를 많이 사가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박 씨는 "광장시장에서만 27년 동안 장사를 했다. 요즘 약과가 잘 팔려서 이렇게 매대(매장진열대) 앞에 빼놓고 팔고 있다"고 설명했다. 역시 약과를 가게 출입구 쪽에 진열해 팔고 있던 40대 상인 역시 "약과가 잘 팔린다. 젊은이들이 많이 사 간다"고 말했다.


기자가 상인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에도 20~30대로 보이는 청년들이 약과를 구입했다. 박현희(27)씨는 "시장에 다양한 약과가 있을 것 같아서 왔다"고 말했다. 이런 모습을 흥미롭게 보는 시민들도 있었다. 60대 남성 최모 씨는 "참 희한한 광경도 본다. 요즘 사람들이 약과를 저렇게 사가냐"라며 혀를 내둘렀다.


[르포]"이 작은 과자에 반했죠" MZ세대 입맛 사로잡은 약과 서울 종로 광장시장에서 팔리고 있는 약과. 상인들에 따르면 약과를 찾는 연령대는 대부분 20~30대가 많다고 한다. 사진=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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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청년층 사이에서 약과가 인기를 끈 것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지난해 트위터,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이른바 '할매니얼(할머니+밀레니얼)' 디저트라며 약과 사진과 함께, 약과를 다양하게 먹는 법, 맛있는 약과 판매점 등 약과에 대한 다양한 글과 영상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대부분 "우리 과자가 이렇게 맛있냐" "가격도 싸다" 등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약과는 여성생활백과인 규합총서 등 옛 조리서에도 조리법이 수록되어 있을 정도로, 한국의 전통 과자다. 밀가루에 참기름을 치고, 거기에 꿀과 술을 넣고 반죽해 판에 찍은 후 기름에 튀겨 만든다. 과거에는 기름과 꿀이 귀해 약으로도 취급되었기 때문에 '약'이라는 말이 붙었다고 한다. 약과에 따라 다르지만, 많이 달지 않고 끈적거림이 적고 바삭거리는 식감이 좋다. 가격대 역시 5000원 남짓이라, 비싸지 않은 편이다 .


이런 약과를 20~30대들은 다양하게 즐기고 있다. 바닐라 아이스크림이나 커피에 약과를 얹어 디저트로 먹는가 하면, 약과에 다시 꿀을 발라 먹기도 한다. 이날 종로에 있는 한 편의점 인근에서 만난 이소희(24) 씨는 "약과는 이미 (청년들 사이에서) '맛있는 디저트'로 통하고 있다"면서 "그냥 편하게 먹기에 좋다. 인스타그램에 올려서 자랑도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30대 회사원 최모 씨는 "출출할 때 먹으면 좋다"면서 "포만감도 어느 정도 든다"고 말했다.


약과에 빠진 MZ세대 잡아라…편의점, 카페, 호텔, '약과 마케팅'

그렇게 MZ세대에서 약과가 해를 거듭하며 인기를 끌자, 유통업계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 CU가 지난 3월 말 서울 압구정로데오 지역 인기 카페와 협업해 내놓은 '이웃집 통통이 약과 쿠키'는 CU에 따르면 판매 시작 5일 만에 준비 물량 10만 개가 완판됐다. 출시 후 한 달간 누적 판매량은 70만 개에 달한다. 연령별 매출 비중은 20대가 40.9%, 30대가 42.2%다.


또 GS25는 이달 초 자체 약과 브랜드 '행운약과'를 선보였다. GS25는 행운약과 브랜드를 개발하기 위해 MD 조직인 '약과 연구소'를 신설하고 20대 직원들로 구성된 'MD 서포터즈'와 협업하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약과타르트'를 선보였으며, 던킨은 '허니글레이즈드 약과'를 출시했다. 도넛 브랜드 노티드는 지난 1~2월 전통 디저트 브랜드 '만나당'과 협업해 '궁중 약과 스콘'을 한정 판매하기도 했다.


[르포]"이 작은 과자에 반했죠" MZ세대 입맛 사로잡은 약과 '경복궁 생과방' 행사의 웹 홍보물. 연일 매진 기록을 보이며 인기를 끌고 있다.

호텔 빙수에도 약과가 등장했다. 서울드래곤시티는 8월 말까지 판매하는 클래식 빙수에 약과를 사이드 메뉴로 포함했다. JW메리어트호텔서울이 지난 10일 선보인 '쑥 크림 빙수'에도 쑥과 함께 오메기떡과 약과가 들어간다. 약과가 들어간 문화 프로그램도 인기를 끌고 있다. 궁에서 왕이 먹던 약과를 즐길 수 있는 '경복궁 생과방' 행사의 경우, 지난해 3차까지 모두 팔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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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는 MZ세대에서 약과가 계속 인기를 끄는 이유에 대해 고급스러운 디저트라는 인식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약과는 공장에서도 생산하지만, 기본적으로 수제품이라는 인식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다 보니 디저트를 즐기는 청년들이 이왕이면 고급스러운 약과, 거기에 건강까지 해치지 않는 디저트라는 인식이 생기면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약과는 휴대가 간편하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약과를 즐기면서, 그걸 인스타그램에 올리기도 한다. 청년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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