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입사 후 정보 빼네 中 도주
中·러에 군사기밀 빼낸 스파이는 체포
미국 법무부가 지난 2017년 애플에 재직하다가 자율주행차 관련 기술을 빼내 중국으로 도주한 중국인 엔지니어를 기소한다고 밝혔다. 해당 엔지니어는 현재 중국의 자율주행차 기업에 재직 중으로 알려져 미국과 중국의 기술분쟁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미 정부는 기술유출 대응 강력팀인 '혁신기술 타격대'를 동원해 중국, 러시아 등으로 군사기밀을 빼내려던 스파이들도 체포했다고 밝혔다.
16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이날 중국 국적의 전직 애플 엔지니어인 왕 웨이바오를 기소한다고 밝혔다. 그는 2017년 애플 재직 당시 애플의 자율주행차 기술과 관련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소스코드가 포함된 수천 건 분량의 문서를 훔친 혐의로 북부 캘리포니아에서 기소됐다.
앞서 그는 2016년 3월부터 애플 엔지니어로 일했으며, 채용 당시 회사 기밀자료와 지적재산 이전을 금지하는 규정에 대한 교육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듬해 왕씨는 중국 자율주행차 개발기업인 '컴퍼니원'의 미국 내 자회사에 고용된 직후 회사를 그만뒀으며, 훔친 문서를 들고 중국으로 도피했다. 현재 중국 자율주행차 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미 법무부는 추정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는 중국 스파이에 대한 경계심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뉴욕 검찰은 왕씨와 별개로 최근 대량살상무기(WMD) 생산에 사용되는 물질을 이란에 제공하기 위해 제재 대상인 중국 기업을 이용하는 계획에 가담한 혐의로 중국인 차오를 기소했다고 밝혔다. 그 역시 현재 중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오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로켓 노즐과 재진입체 노즈 팁의 제조에 사용되는 화합물인 등압성 흑연의 이란 공급을 도왔다고 법무부는 밝혔다. 그는 유령회사 명의로 미 은행에 계좌를 개설해 그가 일하던 중국 회사의 신원을 숨기기도 하는 등 치밀한 범행수업을 보였다.
중부 캘리포니아 검찰은 또 자동 제조장비인 '스마트' 소프트웨어에 사용되는 소스 코드를 훔친 혐의로 지난 5일 중국인 리밍 리를 체포했으며, 뉴욕 검찰은 러시아 정부를 위해 10가지 이상의 다양한 민감 기술을 탈취한 혐의로 그리스 국적자를 기소했다고 미 법무부는 밝혔다. 이와함께 특정 유형의 상업적 거래 관여가 금지된 복수의 러시아 민간 항공사에 제동 기술 등 수출통제 부품을 제공하려는 조달 계획과 관련해 러시아 국적자 2명도 이번 달에 애리조나에서 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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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슈 올슨 법무부 국가안보 차관보는 "이번 기소는 민감한 기술이 러시아, 중국, 이란 등 외국 적의 손에 넘어가는 것을 차단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며 "권위주의 정권이 첨단 기술을 활용해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하고 전 세계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하고자 미국 법을 위반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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