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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엄마 둘, 아빠 하나 '부모가 셋'인 아이 탄생"…英서 사상 첫 합법 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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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합법화 후 첫 사례 공개돼
과학자들 "부작용 없는 지 밝혀야"

영국에서 세계 처음으로 '합법적인 세 부모 아이'가 태어난 것이 확인됐다. 유전자 결함을 가진 어머니의 난자에서 핵을 추출해 기증받은 다른 여성의 난자에 이식한 후 이를 아버지의 정자와 체외 수정하는 이른바 '3인 부모 체외수정' 방식이다. 미토콘드리아 대체 치료법(Mitochondrial replacement therapyㆍMRT)라고도 한다.


[과학을 읽다]"엄마 둘, 아빠 하나 '부모가 셋'인 아이 탄생"…英서 사상 첫 합법 출산 (사진=전미생명권위원회(NRLC)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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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따르면 영국의 출산 규제 당국인 '인간생식배아청(HFEA)'은 최근 자국 미디어 가디언의 관련 정보 공개 청구에 답하면서 올해 4월 현재 5명 미만의 어린이가 이같은 방법을 통해 출산했다고 밝혔다. 이 시술은 영국에서 MRT 시행 허가를 받은 유일한 의료기관인 뉴캐슬 출산센터에서 시행됐다. 현행법에 따라 HFEA가 신청자별 상황을 엄격히 심사해 허가 여부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3인 부모 체외수정은 미토콘드리아 DNA 결함에 의해 발생되는 유전 질환을 막기 위해 고안된 방법이다. 미토콘드리아 DNA는 모계 유전이다. 즉 만약 어머니의 미토콘드리아 DNA에 이상이 있을 경우 아이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과학자들은 어머니의 난자에서 핵만 추출한 후 정상인 다른 여성의 난자에 이식하고 이를 아버지의 정자와 체외 수정시키는 방법을 고안해냈다. 근이영양증 등 수많은 미토콘드리아 DNA 결함으로 인한 유전질환을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맞춤형 아기' 생산에 이용될 수 있어 윤리적 논란이 일었다. 영국은 2015년 격론 끝에 세계에서 처음으로 관련 법안을 통과시켜 합법화시켰다. 호주도 지난해 관련 법을 처리해 두 번째 합법화 국가가 됐다.


다른 나라에서는 아직 규제 자체가 없는 곳이 많다. 2016년 한 미국인 의사가 3인 부모 체외수정을 금지하지 않고 있는 멕시코에서 미토콘드리아 결함에 따른 유전 질환을 막기 위해 MRT를 성공적으로 시술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리스나 우크라이나 등에선 이같은 시술이 시행되고 있다. 미국도 논란을 벌였지만 아직 합법화되지 않았다.


과학자들은 이같은 시술의 부작용 여부에 관심을 끌고 있다. 로빈 로벨-배지 런던 프랜시스 크릭 연구소 연구원은 "이같은 3인 체외수정 방법이 얼마나 잘 작동했는지, 아기들은 미토콘드리아 결함 관련 질병에서 벗어나졌는지에 대해 공개되어야 한다"면서 "나중에 살아가면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은 없는지, 여성 또는 그들의 아이들이 질병에 걸릴 위험이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어머니의 난자에 있던 핵이 기증자의 난자에 이식되는 과정에서 어머니의 미토콘드리아가 소량이라도 유입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대건 웰스 영국 옥스퍼드대 유전학 교수는 "이번 사례에서 어느 정도의 미토콘드리아가 이식됐는지, 매우 낮은 수준의 변이가 포함된 미토콘드리아도 건강상 문제를 일으켰는지 여부에 대해 알고 싶다"고 말했다. 시간이 흐른 뒤에도 기증자의 미토콘드리아가 얼마나 계속 유지되고 있는 지도 관심사다. 그동안 동물 및 세포 연구에선 몇몇 케이스에서 기증자의 난자에 이식된 어머니의 미토콘드리아가 시간이 지날수록 뚜렷이 증가해 기증자의 것을 대체하는 '회귀(reversal)' 현상이 관찰된 적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웰스 교수 연구팀은 그리스에서 25쌍의 부부를 대상으로 실시된 불임 치료 시술에서 MRT를 시행한 후 실제 이같은 회귀 현상을 관찰한 바 있다. 이들 25쌍의 부부에게서는 모두 6명의 아이가 태어났는데, 이 중 5명은 기증자의 미토콘드리아 DNA의 대부분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한 아이는 어머니에서 전달된 미토콘드리아 DNA를 최소 30%에서 최대 60%까지 갖고 있었다. 배아 수정 당시 어머니의 미토콘드리아의 1% 미만 정도가 기증자의 난자로 옮겨진 후 나중에 확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아직까지 이같은 회귀 현상의 원인은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상태다. 다만 해당 아이의 건강 상태에는 별 영향을 끼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우선 모계 미토콘드리아 DNA가 기증자의 난자ㆍ배아에 포함된 미토콘드리아보다 훨씬 복제가 수월하다는 점이 원인으로 거론된다. 이 경우 난자 제공자ㆍ수혜자를 미토콘드리아 DNA가 최대한 유사한 이들로 짝지어 복제 능력을 줄일 수 있다. 수정 방법상 차이도 주목받고 있다. 기증자의 난자에서 받은 미토콘드리아 DNA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5명의 경우 이식 당시 어머니의 난자를 냉동시킨 후 해동해 사용했다. 반면 반전 현상이 일어난 아이의 경우 기증자ㆍ수혜자의 난자가 모두 얼리지 않은 신선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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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이번 영국의 사상 첫 합법적 3인 체외수정 아이 탄생 소식은 이같은 윤리적ㆍ의학적 쟁점이 될 수 있는 사항에 대해 국가적인 차원에서 신중하게 접근ㆍ관리하는 절차를 마련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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