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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덕연게이트]체포된 라덕연, 줄곧 억울함 호소하는 숨은 의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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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피해자…주식 매도해 이득 본 세력 조사해야” 주장
피해자 프레임 만들어 비난 여론 희석하고 입지 확대 노려
민사소송 책임 범위 좁히려는 고도의 전략일 수도

[라덕연게이트]체포된 라덕연, 줄곧 억울함 호소하는 숨은 의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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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9일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라덕연(42) 호안 대표와 그의 조력자 2명을 전격 체포하면서 이번 사태의 진상 등을 밝힐 수사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검찰은 ▲삼천리·다우데이터·서울가스 등 8개 종목이 장기간 오르다가 지난달 24일 갑작스레 도미노 하한가를 기록한 경위 ▲라 대표가 투자자들로부터 휴대전화와 증권계좌 등 개인정보를 넘겨받은 후 매수·매도가를 미리 정해놓고 주식을 사고팔아 주가를 띄웠는지 여부 ▲투자와 무관한 법인을 활용해 수익 일부를 수수료 명목으로 받아 범죄수익을 빼돌리고 세금을 탈루한 혐의 ▲금융당국에 등록하지 않은 유사투자자문 업체를 운영하며 투자자를 모은 혐의 등을 수사할 방침이다.



[라덕연게이트]체포된 라덕연, 줄곧 억울함 호소하는 숨은 의도는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합동수사팀이 주가 조작을 주도한 의혹을 받는 라덕연 호안 대표와 그의 최측근 변모 ·안모씨를 체포한 9일 양천구 서울남부지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라덕연 대표와 측근 체포로 수사에 속도 붙을 듯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합동수사팀은 이날 라덕연 대표와 그의 최측근 변모(40)씨·안모(33)씨 등 3명을 전격 체포했다. 라 대표 등에게 출석을 요구할 경우 출석하지 않거나 도주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검찰은 라 대표 등을 조사한 후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할 예정이다. 검찰은 지난달 28일 금융당국과 합동수사팀을 꾸리고 라 대표와 주가 조작에 가담한 측근들을 피의자로 입건해 조사해왔다. 이들이 통정거래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휴대전화 등 관련 증거도 경찰에서 넘겨받았다.


이날(9일) 이번 폭락 사태로 피해를 본 60여명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대건은 라 대표와 호안 관계자 등 6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배임,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이들은 고소장에서 "라 대표가 미수금이나 대출 채무 등은 알리지 않은 채 투자 수익만 공개한 탓에 거액의 채무가 발생하고 차액결제거래(CFD) 계좌가 개설된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라 대표는 아시아경제를 포함한 다수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유사투자자문 업체를 운영한 것은 불법이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투자자들 휴대전화와 증권계좌로 거래한 건 맞지만 통정거래는 아니며 ▲이번 주가 폭락과 관련 자신도 피해자이고 ▲주가 급락 원인은 김익래 전 다움키움그룹 회장과 김영민 서울도시가스 회장의 블록딜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주가 조작 확실' 분위기 속, 라 대표 측 진정서까지 제출

공교롭게도 주가 폭락 직전 김익래 전 회장과 김영민 회장이 주식을 블록딜로 대량 매도하면서 이들이 주가 조작 사실을 미리 알고 처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커졌다. 라덕연 대표 측의 투자자 50여명은 8일 김 전 회장 등이 절묘한 시점에 주식을 판 경위를 철저히 확인해 달라며 검찰과 금융위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진정서에는 하한가 8인방 관련 거래 내역을 분석해달라는 내용 등을 담았다.


이처럼 라 대표를 옹호하는 피해자도 있지만 검찰·금융위 등에서 그의 주가 조작 여부를 사실상 확신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민원은 해당사항에 답변해야 하지만 진정서는 답변 의무도 없고 구속력도 없다"라며 "라 대표가 왜 진정서를 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날 국회 정무위 소속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특정 인물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이번 사태에서 주가 조작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대건의 한상준 변호사도 "라덕연은 피해자가 될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주가 조작 주범으로 무게중심이 기운 상황에서 라 대표는 과연 어떤 의도로 그런 발언을 했을까. 라 대표는 지난달 27일 KBS·YTN 등과 인터뷰에서 "금융당국에 등록하지 않고 투자 업체를 운영한 점과 투자자 동의 없이 신용매수를 진행했던 부분의 책임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라 대표는 40억원 이상 손실을 본 본인 계좌를 공개하기도 했다.


라 대표가 방송에 직접 나선 지난달 27일은 삼천리·다우데이터·서울가스 등이 나흘 연속 하한가 행진을 기록한 날이다. 지난달 24일 8개 상장사가 무더기 하한가를 기록했고, 그날 저녁 JTBC 보도에서 라 대표를 주가 폭락 사태의 배후로 지목했다. 라 대표는 이후 이들 종목의 하한가 행진이 이어지면서 비난의 화살이 모두 자신에게로 향하는 상황에서 김익래 전 회장이 급락 원인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라 대표는 그후에도 다수의 언론을 통해 김 전 회장과 공매도 세력이 이득을 봤다며 여론전을 펼쳤다.


라 대표가 피해자라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라 대표가 피해자 프레임을 만들어 다른 피해자들과 뭉쳐야 자신에게 유리하기 때문에 프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피해자 편에 설 수밖에 없는 상황일 것"이라며 "김익래 전 회장이 긴급 기자회견에서 사퇴 의사를 밝히고 다우데이터 매각 자금을 사회환원하겠다고 하면서 나름의 목적은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라 대표가 주가를 띄운 과정과 김익래 전 회장 등이 주식을 팔며 이어진 폭락 사태 등을 나눠서 수사할 것으로 보인다. 압수한 200여대 스마트폰과 수년치 거래 내역을 분석해 불법적인 요소를 찾아내고 직접적인 부당이득 규모를 입증하는 데 주력하는 한편, 폭락 직전 매도 주문을 낸 계좌도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다.


억울함 호소가 수사·재판 과정에서 독 될 수도

결과적으로 라 대표가 본인 명의의 계좌뿐만 아니라 직원들 또는 지인 계좌 등 연관 계좌에서 매도한 것이 없다고 밝혀지면 민·형사 재판에서 라 대표는 자신을 방어할 논리를 만들 수 있다. 기업가치 대비 저평가 상태인 주식을 찾아서 투자한 것뿐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릴 수 있는 것이다.

라 대표가 주가 급락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것과 관련해 검찰 수사와 재판 이후에 벌어질 민사소송에 대비하려는 것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현행법은 주가 조작에 따른 부당 이득액의 최대 5배까지 벌금을 부과한다. 부당 이익 박탈·환수 등 경제 제재 수단이 미흡한 상황에서 라 대표는 피해자들이 제기하는 민사소송이 더욱 두려울 수 있다. 검찰이 주가 급락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 소재를 밝혀내지 않고 마무리하면 민사소송에서 배상 규모가 커질 수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라 대표의 체포영장에는 자본시장법 위반(시세조종·무등록 투자일임업)과 범죄수익은닉법 위반 등이 적시됐다"라며 "라 대표의 불법적인 요소만 수사하고 마무리하면 급락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모두 떠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피해자들이 소송할 대상을 찾을 때 배상할 능력이 있는지도 따져본다"며 "일부 로펌에서 사태와 연관이 있고 배상 여력이 있는 증권사를 대상으로 소송에 나서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라 대표가 공개적으로 억울함을 호소한 게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언론 인터뷰에서 주장했던 것 가운데 사실과 다른 것으로 밝혀지면 재판 과정에서 라 대표와 법률 대리인 측 주장이 설득력을 얻기 힘들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오랜 기간 대량으로 주식을 사면서 엑시트(투자금 회수) 전략이 없었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라며 "SG발 폭락 사태는 엑시트 전략에 차질이 발생했고 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라 대표 입장에선 억울할 수도 있지만 3자가 보면 실패한 작전일 뿐"이라며 "투자 규모가 커질수록 관계자가 많아지고 변수도 늘어나면서 구멍이 생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로 자본시장 질서에 경종이 울리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제보가 진상파악에 큰 힘이 될 것입니다. 투자피해 사례와 함께 라덕연 측의 주가조작 및 자산은닉 정황, 다우데이터·서울가스 대주주의 대량매도 관련 내막 등 어떤 내용의 제보든 환영합니다(jebo1@asiae.co.kr). 아시아경제는 투명한 자본시장 질서 확립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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