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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 못내 환승’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 1년새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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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팍해진 저신용·서민 대출자 주머니

‘이자 못내 환승’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 1년새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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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카드사의 대환대출 잔액이 1년 새 20%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高)금리와 경기침체 조짐으로 이자를 부담하지 못하거나, 부담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차주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저신용·서민층의 주머니 사정이 보다 팍팍해지는 모양새다.


9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국내 카드업계(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NH농협·BC)의 지난달 말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은 1조172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약 9101억원) 대비 28.8% 증가한 수치다.


카드론 대환대출은 카드론을 연체했거나, 연체할 우려가 있는 차주에게 채무액을 다시 빌려주는 제도를 일컫는다. 예컨대 연체 위기에 몰린 카드론 차주에게 다른 대출상품이나 중·저신용자 전용상품인 햇살론 등으로 갈아타도록 해 연체를 막고 상환을 유도하는 식이다.


이런 카드론 대환대출은 여신 건전성을 드러내는 주요 지표인 고정이하여신(NPL)에 해당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카드론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차주들이 더 높아지는 금리와 신용등급 하락 등을 감수하고 신청하는 만큼, 부실화 가능성이 높은 대출자산으로 분류된다.


카드업계의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은 지난해 12월초까지만 해도 9101억원 수준에 머물렀지만, 그해 말엔 1조원대를 돌파했고, 불과 3개월 만에 약 1300억원이 더 증가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NPL은 아니지만 사실상 연체 또는 연체 위기에 놓인 차주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인 만큼 저신용·서민층 차주들의 자금 사정이 악화했음을 드러낸다”고 전했다.


대환대출 잔액이 늘고 있는 일차적 원인으론 금리 급등이 꼽힌다. 국내 주요 7개 카드사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지난해 6월 12.92% 수준이었으나, 연말엔 15.06%로 2%포인트 넘게 상승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급격한 금리 인상, ‘레고랜드 사태’로 촉발된 채권시장 경색 여파로 카드론 금리 역시 빠르게 상승해서다.


지난달 기준으론 13.99% 수준까지 내리며 상대적으로 안정화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중·저신용자에 적용되는 카드론 금리는 법정 최고금리에 육박한다. 특히 중·저신용자의 ‘급전 창구’로 불리는 카드론의 특성상 높은 기준금리와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차주들 역시 상환능력에 타격을 입었을 가능성이 크다.


저신용·서민층의 상환능력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다른 지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내 9개 카드사의 결제성 일부이월결제약정(리볼빙) 이월 잔액은 7조2150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15.6%(9731억원) 늘었다. 수수료율이 법정 최고금리에 근접한 리볼빙 서비스의 특성에도 1년 새 잔액이 1조원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서 카드업계는 건전성 관리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최근 실적을 공시한 신한·삼성·KB국민·우리·하나카드의 사례를 보면 이들의 지난 1분기 기준 연체율은 1.10~1.37%로 모두 1%대를 넘어섰다. 카드업계의 연체율이 모두 1%를 넘어선 것은 2년 만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카드론 대환대출의 경우 금융권이 연체했거나 연체할 우려가 있는 차주에게 기회를 부여하는 방식인 만큼 사실상 부실화 된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이달 말엔 다수 금융사가 참여하는 대환대출 플랫폼이 등장해 상황이 다소 개선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지만, 카드론 대환대출 차주의 경우 신용등급이 낮고 상환능력이 취약한 만큼 실질적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라고 밝혔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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