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슈나 스리니바산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국장은 한국의 물가상승세가 점차 완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이라며 한국은 물가상승 완화에 초점을 맞춰 통화정책을 운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리니바산 국장은 4일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가 진행되고 있는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은 성장 둔화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이 한국은행의 목표치인 2%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헤드라인 물가는 국제 에너지 가격 하락과 함께 하락했지만,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가격 제외)는 아직 결정적으로 하락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플레이션이 앞으로 몇달 동안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단기적으로 통화정책은 인플레이션 문제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으며 조기 완화 정책은 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스리니바산 국장은 "동시에 성장 모멘텀이 둔화되고 노동 시장의 긴축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따라서 정책의 과도한 긴축 위험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점에서 봤을 때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최근 두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적절했다고 평가하면서 "(금통위는) 향후 경제지표 추이에 따라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했다.
스리니바산 국장은 "(한국의) 재정정책 정상화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돼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며 "2023년과 2024년에는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1% 미만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다음과 같은 통화 정책을 지원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올해 경제 성장을 1.5%로 하향 수정하면서 "한국은 최근 몇 분기 동안 교역 상대국의 성장세 둔화와 글로벌 반도체 다운사이클로 수출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거 통화정책 긴축과 지난해 대규모 경기 부양에 따른 재정정책 정상화는 내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높은 금리는 주택 가격의 지속적인 조정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주택 가격도 내수를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올해 1분기 다시 플러스로 돌아섰고, 중국의 빠른 회복과 내수 서비스 중심의 확대는 한국 수출에도 점차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업계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부터 반도체 사이클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이는 한국 수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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