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재부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 개최
한미 기준금리차 역대 최대인 '1.75%p'
"Fed 조건부 금리인상 중단 시사는 긍정적"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 등 경제당국은 4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미 금리차가 역대 최대인 1.75%포인트까지 벌어진 것과 관련해 "금융·외환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각별한 경계감을 가지고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은 이날 오전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국내외 금융·외환시장 영향을 점검했다.
인천 송도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 참석 중인 추 부총리와 이 총재는 이날 대면 회의를 했고, 김 위원장과 이 원장은 원격 회의 방식으로 참석했다.
간밤 미 Fed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지난 2월과 3월에 이어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에 따라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가 역대 최대 수준인 1.75%포인트까지 벌어졌다.
Fed는 성명서에서 '추가적인 정책 강화가 적절할 수 있다'는 문구를 삭제하고, 향후 추가 정책 강화 정도는 경제·금융상황을 고려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6월 회의에서 인상 중단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언급했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높은 수준인 만큼 금리인하 논의는 적절치 않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은과 기재부 등 경제당국은 Fed가 '조건부 금리인상 중단'을 시사한 것은 우리 금융·외환시장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아직 고물가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고, 미국 중소형은행 사태 등으로 인한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재연 및 실물경제 불확실성 확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높은 경계심을 갖고 상황을 철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한은과 기재부에 따르면 최근까지 우리 금융시장은 글로벌 은행 부문 불안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순매수 등에 힘입어 주식시장은 비교적 안정된 흐름이며, 회사채와 단기자금시장도 금리 안정 등 전반적으로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은과 기재부는 이날 "내외 금리차가 확대된 상황에서 금융·외환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가능성과 함께 시장 교란 행위 및 쏠림 현상 등에 의한 변동성 확대 우려가 상존함에 따라 각별한 경계감을 갖고 현 상황에 대응해나갈 필요가 있다는 점에 인식을 함께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와 한은 등 관계기관은 국내외 금융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하는 한편, 우리 금융시스템의 취약 부문을 철저히 점검하고 필요시 이미 마련된 상황별 대응 계획에 따라 시장안정 조치를 신속히 시행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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