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오히려 잔액이 늘면서 흐름을 '역주행'하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케이뱅크의 3월말 기준 여신 잔액은 41조2400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12월(38조6577억원)대비 약 7% 늘었다. 아직 기업 대출의 비중이 크지 않은 인터넷전문은행들의 경우 여신 잔액의 90% 이상이 가계대출이다. 이 같은 흐름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이 지난해 1월부터 꾸준히 감소세인 것과 대조적이다. 같은 기간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692조5335억원에서 680조7661억원으로 약 2% 감소했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은 '낮은 금리 경쟁력'을 내세우면서 대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의 평균 금리는(3월 취급 기준) 4.04%로 16개 은행 중에 최저 수준이었고, 케이뱅크 역시 4.09%로 두 번째로 금리가 낮았다.
카카오뱅크의 주담대는 타은행원들도 추천할 만큼 가성비가 좋다는 평을 받고 있다. 실제로 '금리 구간별 취급비중' 통계를 보면 카카오뱅크가 3월 신규 취급한 분할상환방식 주담대 중 55.9%가 연 3.5%~4% 미만 금리를 적용받았다. 낮은 금리의 영향으로 카카오뱅크의 대환 목적 주담대 잔액도 지난해 1분기 50억원에서 올해 1분기 8660억원으로 급증했고, 1분기 신규 취급액은 1조4370억원으로 전분기(7940억원)대비 6430억원이 늘었다. 케이뱅크도 45.1%의 차주가 연 3.5%~4% 미만의 금리로 대출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5대은행의 경우 이 구간의 금리를 적용받은 차주의 비중은 0.3~2.1% 수준이었다.
다만 연체율 관리는 숙제다. 카카오뱅크의 연체율은 올해 1분기 기준 0.58%로 전분기(0.49%)대비 0.09%포인트, 지난해 1분기(0.26%) 대비로는 0.32%포인트나 오르면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아직 실적발표 전인 케이뱅크의 경우에도 지난해 말 기준 0.85%로 2021년(0.41%) 대비 2배로 올랐고, 1금융권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특성상 중·저신용자 대출 위주로 연체율이 올랐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김석 카카오뱅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고신용대출의 연체율에는 특별한 변동이 없고, 고신용대출과 중신용대출의 연체율은 3~4배 차이"라며 "금융감독원과 논의해 이번 1분기에도 충당금을 94억원 규모로 추가 적립했다"고 설명했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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