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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미래] 백로가 노닐던 '노들섬'은 원래 섬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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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개발계획 거치며 완전한 섬이 돼
버려진 땅 이명박, 오세훈 시장 거치며 주목
좌절 끝에 국제 디자인 공모로 새 얼굴 그려

[서울의미래] 백로가 노닐던 '노들섬'은 원래 섬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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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에는 크고 작은 섬들이 있다. 여의도, 선유도, 밤섬, 노들섬…. 이 중 노들섬의 노들은 ‘백로(鷺)가 노닐던 징검돌(梁)’이라는 뜻에서 유래했다. 노들섬은 동작구와 용산구를 사이에 둔 한강 한가운데 있어 한강대교가 이 섬의 공중을 관통하고 있다.


사실 노들섬은 섬이 아니었다. 용산구 이촌동 쪽에 붙은 넓은 백사장이었다. 일제강점기이던 1917년 일본이 이촌동과 노량진을 연결하는 철제 인도교를 놓고 이곳에 모래를 쌓아 올리면서 섬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그때 이름은 노들섬이 아닌 중지도(中之島)였다.

[서울의미래] 백로가 노닐던 '노들섬'은 원래 섬이 아니었다 중지도 시절 노들섬[이미지출처=서울시]

1950~1960년대까지만 해도 중지도에는 봄이면 쑥과 냉이를 캐고, 여름이면 강수욕을 즐기러 온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하지만 196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한강개발계획에 의해 지금처럼 완전한 섬이 돼버렸다. 이촌동 연안을 따라 한강제방도로(현 강변북로)가 만들어졌는데, 이때 중지도 주변 백사장 모래를 퍼다 쓰면서 그 빈틈을 강물이 메웠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발길이 자연스레 끊긴 이유다.


중지도는 1969년 한강개발관광 회사가 그 주변을 매립하면서 약 1만평에서 약 4만5000평으로 크기를 키웠다. 또 시멘트를 쌓아 올린 둔치가 생기며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중지도가 노들섬이 된 지는 30년이 채 안 됐는데, 1995년 역사바로세우기 일환으로 일본식 지명을 삭제하기 시작하면서 지금의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

[서울의미래] 백로가 노닐던 '노들섬'은 원래 섬이 아니었다 노들섬[이미지출처=서울시]

한강 한가운데 버려진 땅이 다시 주목받은 것은 2005년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이 오페라 하우스 건립계획을 발표하면서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한강 르네상스’ 사업의 일환으로 이를 이어가려 했지만 막대한 비용과 교통 문제로 예산안이 서울시의회를 통과하지 못했고, 오 시장이 중도에 하차하면서 노들섬은 다시 길을 잃었다.


이후 취임한 박원순 전 시장은 오페라 하우스 건립을 전면 백지화했고, 한강대교 기준 서쪽에 텃밭을 만들어 시민에게 분양했다. 이후 시민포럼, 아이디어 공모, 전문가 워크숍 등 노들섬을 새로이 만들려는 노력은 곳곳에서 이어졌다. 그 결과 2019년 노들섬은 자연 생태 숲과 복합문화공간이 공존하는 음악 섬으로 거듭났는데, 회색으로 칠한 건물에는 ‘교도소’라는 별명이 붙었고 코로나19를 거치며 사람들의 발길을 불러들이지는 못했다.


결국 오 시장은 노들섬의 얼굴을 다시 그리기로 했다. 지난 2월 서울 도시·건축 디자인 혁신 방안을 발표하며 첫 번째 시범 사업지로 노들섬을 선정한 것이다. 그에 따른 결과로 서울시는 지난 20일 노들 글로벌 예술섬 디자인 공모 포럼을 통해 시민에게 노들섬의 미래 모습을 공개했다. 국내외 유명 건축가가 노들섬과 한강 일대를 직접 답사하며 꾸린 작품이다.


서울시는 건축가들에게 △한강을 유람하며 다채로운 문화 체험이 가능한 예술 보행교(아트 브리지) △공중에서 한강을 조망하는 노들섬의 새로운 아이콘(스카이 트레일·노을 전망대) △한강 수위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하는 수변공간(바운드리스 쇼어) △한강과 더 가까워지는 입체적 수변공간(팝업 월) △한강과 여의도의 석양을 배경으로 하는 수상 공연장(수상 예술무대) 총 다섯 가지 주제를 담은 기본 구상안을 요청했다.


서울시는 디자인 구상안을 참고해 노들섬을 스페인 세비아의 메트로폴 파라솔, 미국 뉴욕의 베슬과 같이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도시경쟁력을 높이는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오 시장은 "서울시 지도를 놓고 보면 정확히 한가운데 노들섬이 있는데, 지금까지 그다지 매력적인 공간은 아니었다"면서 "이번에 매력도를 최대한 끌어올리고 접근성을 개선해서 서울 시민으로부터, 어쩌면 전 세계인으로부터 사랑받는 예술섬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참여 작가의 아이디어는 우리의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하기 위한 촉진제 역할"이라면서 "하나를 채택할 수도 있고, 여러 개를 조합해 융합할 수 있으니 모두 함께 노들섬을 작품으로 만드는 과정을 즐겼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5월 시청, 노들섬 등지에서 전시회를 열어 이번 디자인 공모 작품을 시민에게 선보일 계획이다. 이후 6월 중 시민 의견 수렴과 전문가 자문을 거쳐 ‘노들섬 조성사업 추진계획’을 수립한 뒤 투자심사, 공유재산관리계획 등 후속 행정절차를 밟는다.


노들섬 조성사업은 속도감 있는 추진을 위해 ‘통개발’ 방식이 아니라 보행교, 전망대 등 주제별로 나눠서 진행된다. 구체적인 사업 방식이 정해지면 이번 공모에 참여한 7팀의 건축가를 대상으로 실시설계 공모를 다시 진행할 예정이다.



홍선기 서울시 미래공간기획관은 "추후 사업비 책정 결과에 따라 500억원 이하 사업은 내년까지 기본설계와 착공이 모두 가능하고, 500억원이 넘는 대형 사업은 투자심사를 거쳐 2025년 착공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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