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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적자에 돈줄 마른다'…SK 주력사 영업익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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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SK온 대규모 투자
업황 부진으로 돌아서 적자 심각

"SK그룹 총차입금은 105조원으로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말 61조원 대비 44조원이 증가했다. 배터리, 반도체, 소재 분야에 대한 대규모 투자로 그룹 채무부담이 큰 폭으로 확대됐다"(3월24일 나이스신용평가)


대규모 투자와 과감한 인수합병(M&A)으로 지난해 재계 2위로 올라선 SK그룹의 재무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이른바 'BBC(바이오·배터리·반도체)'로 대표되는 신성장 사업들이 부진을 거듭하면서 채무부담이 커지고 있다. 성장의 원동력이었던 과감한 투자와 대규모 인수합병이 거꾸로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다.


'반도체 적자에 돈줄 마른다'…SK 주력사 영업익 '빨간불' SK리츠(SK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가 다음달 코스피 시장에 입성한다. 18일 SK그룹 본사인 종로구 SK서린빌딩 모습.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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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SK그룹 12개 상장사의 연간 실적을 추정해본 결과, 올해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 기업은 5곳이다. 최상위 지주사인 SK(주)를 비롯해 SK이노베이션, SK스퀘어, SK하이닉스, SKC 등 핵심 계열사가 모두 포함된다.


그동안 그룹의 금고 역할을 해 온 SK하이닉스는 10조원이 넘는 적자를 낼 것으로 보인다. SK스퀘어도 1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낼 전망이다. 12개 상장사 부채만 252조원(단순 합산)으로 예상했는데 금리 부담도 크다. 지난해 SK의 이자비용은 전년대비 48.4% 늘어난 2조1411억원에 달한다. 올해 지급해야 할 이자는 더 급등할 가능성이 크다.


SK는 그동안 돈을 빌려 신규투자를 거듭해왔다. 자금조달능력을 상회하는 대규모 투자로 채무부담이 급증했다는 지적이다. 신호용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반도체 부문의 실적 부진이 길어지거나 배터리 부문의 사업안정화가 늦어져 그룹의 채무상환능력 저하가 심화되면 SK그룹 전반의 신용도 저하가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신용도가 떨어지면 이자가 오른다. 이미 작년 하반기부터 이자율이 치솟아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엎친 데 덮쳤다는 말이다.


'반도체 적자에 돈줄 마른다'…SK 주력사 영업익 '빨간불'

반도체 부진…SK하이닉스 11조 적자

SK그룹 부진 핵심에는 SK하이닉스가 있다. SK하이닉스는 그간 그룹 투자에 많은 기여를 하면서 그룹사 전체 성장의 견인차 구실을 했다. 하지만 성장 과정에서 무리한 투자와 대규모 인수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표 사례가 적자를 기록 중인 솔리다임이다.


솔리다임은 옛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로 SK하이닉스가 90억달러를 투자해 2021년 인수한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자회사다. 인수 당시 SK하이닉스는 낸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회사 주요 생산품인 낸드 메모리로 SSD를 만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이렇다 할 실적이 없다. 인수 후 낸드 시장 점유율은 되려 줄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작년 2분기 하이닉스 점유율은 20.4%였지만 4분기에는 16.8%로 줄었다고 밝혔다.


설상가상 역대 최악의 반도체 혹한기를 겪으며 조단위 손실을 보기 시작했다. SK하이닉스는 작년 4분기 1조8980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영업외손실도 2조5230억원나 있었다. 낸드 시황 악화로 솔리다임 기술 등 무형자산 가치가 떨어진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솔리다임 인수 때 1단계로 70억달러(당시 8조192억원)를 지급했는데, 그해 영업이익(12조4103억원)의 65%에 달했다. 과거 일본 도시바메모리(현 키옥시아) 인수를 위해 베인캐피털이 주도한 한미일 컨소시엄 참여하며 투자한 약 4조원도 가치 평가 결과 6200억원 손실액이 됐다.


현금 및 차입금 상황도 안 좋다. 현금, 현금성 자산, 단기 금융 상품을 포함한 SK하이닉스 현금액은 작년 4분기 6조41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6.07% 줄었다. 장·단기 차입금, 유동성 장기 부채, 사채를 포함한 차입금액은 같은 기준 30.53% 늘어 23조원이다. 차입금 비율도 28%에서 36%까지 올랐다. SK하이닉스는 이런 상황에서 올해 1조3900억원가량 회사채와 2조2400억원 규모 해외 교환사채(EB)를 발행하는 등 사업 자금 확보에 애쓰고 있다.


올해 설비투자(CAPEX)는 줄인다. SK하이닉스는 2020년 이후 CAPEX를 빠르게 늘리다가 올해는 투자액을 작년(19조원)보다 50% 이상 줄일 계획이다. 곳간이 빈 만큼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투자가 곧 사업 경쟁력이라는 점에서 업황 반등 땐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물론 좋은 소식도 있다. 삼성전자가 이달 초 반도체 감산을 공식 선언했다는 것이다. 덕분에 12일 반도체 가격이 약 400일 만에 처음으로 올랐다.


'반도체 적자에 돈줄 마른다'…SK 주력사 영업익 '빨간불'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돈 먹는 하마 '배터리'…흑자전환 요원

배터리 분야도 적자가 심각하다. 증권업계는 1분기 SK온의 영업적자가 3500억~4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출범 후 6분기 연속 적자는 기정사실화됐다. 지난해 SK온은 매출액 7조6177억원, 영업적자는 1조원을 기록했다.


빠른 시일 내 수익이 높아지려면 미국에서 시행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수혜를 기대할 수밖에 없다. SK온은 올해 미국에서 생산세액공제(AMPC)로 약 4200억원의 보조금을 받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실적 개선에 다소 숨통을 틔워줄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자금 상황은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작년말 기준 SK온의 부채는 전년 동기 대비 8조7000억원이나 늘어난 15조3000억원에 달한다. 부채비율은 일 년 새 166.9%에서 258.1%로 늘었다.


문제는 자금 소요가 지속되고 있어 앞으로 부채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SK온은 현재 미국에서 조지아 2개 공장을 운영중이며, 포드와 합작사인 '블루오벌SK'로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다. 블루오벌SK는 10조2000억원을 투자해 켄터키·테네시주에 배터리 생산기지 3개 짓고 있다.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SK온은 재무적투자자(FI)를 대상으로 자금조달에 나서고 있다. 작년 11월 SK이노베이션·SK온은 한투PE·이스트브릿지 컨소시엄과 최대 1조3200억원에 이르는 자금 조달계획을 확정한 바 있다.


이렇게 SK온으로 들어온 자금은 대부분 해외로 나가고 있다. 지난 6일에도 SK온은 SK배터리아메리카와 헝가리법인에 각각 3500억, 1700억원 유상증자에 쏟아부었다. SK온의 자금 부담은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SK이노베이션 단기차입금은 2021년 8640억원에서 지난해 7조6000억원으로 9배 가까이 늘었다.


SK온 관계자는 "프리 IPO(기업공개) 외에도 영업 본격화에 따른 현금흐름 창출, 투자하는 국가의 인센티브 및 정책금융, 국내외 공적수출신용기관을 통한 20억달러 파이낸싱, 합자법인 설립시 파트너사의 투자금 분담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재원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늘어나는 외부차입 경고음
'반도체 적자에 돈줄 마른다'…SK 주력사 영업익 '빨간불'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자본시장에서는 SK그룹의 재무 상황이 전반적으로 탄탄해서 반도체와 배터리 계열의 실적 부진과 차입금 증가를 감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SK하이닉스 등의 대규모 적자가 장기간 이어지면 재무 부담이 커져 신용도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음도 나온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지난해 말 부채비율과 순차입금 의존도가 각각 64.1%와 17.7% 수준이다. 올 들어 대규모 회사채와 교환사채(EB) 발행으로 차입금이 늘고 있지만, 자금 조달 여력은 많이 남아 있다는 평가다.


SK하이닉스의 회사채와 단기 신용등급은 각각 AA와 A1으로 우량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잔여 자사주로 EB 추가 발행도 가능한 상황이다. 보유 자사주 4035만1325주 중 절반 정도만 이번 EB 발행에 활용했다. 기업의 신용위험을 반영하는 채권 금리도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차입금이 최근 2년간 2배로 늘기는 했지만, 같은 기간 매출과 상각전영업이익(EBITDA)도 각각 1.5배 수준으로 동반 증가했다"면서 "절대적인 수치상으로는 재무적으로 큰 부담이 될 만한 수준은 아직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대주주인 SK스퀘어의 지원 여력이 없는 상황에서 자체적으로 외부 차입을 계속 늘리고 실적 악화까지 장기화하면 재무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SK온은 자체적인 차입금 조달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회사채도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의 보증을 받아 발행했다. 하지만 배터리 사업에 투자하려는 국내외 기관 투자자들이 대기하고 있어, 필요할 경우 SK이노베이션의 지원 없이도 외부 투자를 충분히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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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CE신용평가는 "SK그룹은 전체적으로 연간 20조원 내외의 EBITDA를 창출하고 있어 투자를 일부 조절한다면 재무상황 악화를 충분히 컨트롤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반도체와 배터리 부문에서 가시적인 실적이 나올 때까지는 외부 자금 조달을 늘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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