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줄자 가상 부동산 가격 폭락
이용자 수 급감, 빅테크는 '철수'
메타버스 '디지털 토지'의 가격이 폭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메타버스가 대중과 투자자들에게 유명세를 얻으면서 일부 플랫폼은 가상 세계의 땅을 사고팔 수 있는 기능을 제공했는데, 정작 메타버스의 인기가 식자 토지 가격부터 추락한 것이다.
지난 29일(현지시간) 메타버스 토지 가격을 추적하는 웹사이트 '위메타'에 따르면, 대표적인 메타버스 플랫폼 '디센트럴랜드'의 1㎡당 평균 가격은 지난해 45달러에서 5달러로 9분의 1토막 난 상황이다.
디센트럴랜드는 2017년 설립된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컴퓨터 그래픽으로 구현한 가상 세계 내 디지털 토지 소유권을 암호화폐로 거래할 수 있다는 게 핵심이다. 일명 '가상 부동산'이다.
가상 부동산은 메타버스가 신규 투자처로 떠오른 2년 전 갑작스럽게 부상했지만, 인기는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메타버스 사용자 추적 사이트 'DCL 매트릭스'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디센트럴랜드의 활성 사용자 수는 25% 가까이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디지털 토지 수요도 급감해 땅값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자산 가격 폭락을 겪는 메타버스 플랫폼은 디센트럴랜드뿐만이 아니다. 디센트럴랜드처럼 디지털 재화 거래 기능을 앞세웠던 또 다른 인기 플랫폼 '더 샌드박스'에 대한 이용자의 관심도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동안 메타버스 업계의 '큰 손'이었던 빅테크도 경영 효율화를 이유로 투자를 줄이고 있다. 2021년 10월 메타버스 전략에 집중한다며 사명까지 바꾼 '메타(옛 페이스북)'는 지난해 11월 직원 1만1000명을 정리해고했다.
미 금융 매체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메타는 곧 직원 1만명을 추가 감원할 예정이다. 메타의 핵심 메타버스 기술 개발 부서인 '리얼리티랩'도 감원 대상에 포함된다. 이를 두고 WSJ는 "메타의 관심사가 메타버스에서 AI로 옮겨가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거대 콘텐츠 기업 '디즈니'도 메타버스 사업부 소속 직원 50명을 정리 해고하고 부서를 정리하기로 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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