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테크토크]'테크 호황'의 나비효과…SVB를 무너뜨리다

시계아이콘01분 48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서학개미 만든 美 IT호황
SVB 투자업엔 족쇄 돼
36시간 만에 초고속 파산

미국을 넘어 국제 금융시장까지 뒤흔들고 있는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 SVB가 몰락한 이유를 두고 거시경제 환경의 변화, 기업의 방만한 경영, 규제 부족 등 다양한 지적이 나오지만, 아직 잘 거론되지 않는 이유도 있습니다.


코로나19 감염이 심각해지자 선진국은 경제 활동을 잠시 멈추는 봉쇄 활동과 함께, 막대한 경기 부양책을 통해 가계와 기업을 지원했습니다. 이 기간(2020~2021년) 미국 IT 기업의 잠재력이 주목받으며 한동안 '테크 호황'이 일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테크 기업들이 벌였던 돈 잔치는 2년여 만에 SVB의 숨통을 틀어막는 나비효과로 되돌아왔습니다.


2년 채 안 돼 예금 3배 급속 성장
[테크토크]'테크 호황'의 나비효과…SVB를 무너뜨리다
AD

SVB는 1983년 미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 설립된 군소 은행입니다. 실리콘밸리라는 이름답게, 미국의 혁신 테크 스타트업과 주로 거래하며 성장해 왔습니다.


설립 이후 미국의 IT 붐과 함께 순탄하게 자산 규모를 불려오던 SVB는 2020년대 초 당시 극적인 전환점을 맞이하게 됩니다. 벤처 캐피털(VC), 스타트업, 암호화폐 관련 기업의 투자가 물밀듯 쏟아지며 갑작스럽게 거대 기업으로 발돋움한 겁니다.


실제 2020년 1분기 약 600억달러에 불과했던 SVB의 총 예금액은 2021년 4분기엔 2000억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불과 2년이 채 안 되는 기간 3배 이상 급증한 셈입니다.


테크 호황이 키운 SVB

[테크토크]'테크 호황'의 나비효과…SVB를 무너뜨리다 전도유망한 스타트업이 기업공개를 통해 막대한 투자금을 유치하던 시기였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2021년은 특히 테크 호황의 해였습니다. 2020년 말 최초의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투자 심리가 개선됐고, 여기에 더해 비대면 디지털 산업이 앞으로 대세가 될 거라는 믿음이 자리 잡았던 시기입니다. 국내에서도 미국 스타트업의 IPO(기업 공개), 테크 주식 인덱스 펀드를 주로 다루는 'ARK 인베스트', SPAC 상장, 특히 암호화폐 관련 기업 소식이 헤드라인을 점령했습니다.


해외 주식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개인 투자자인 '서학 개미'라는 신조어가 알려진 시기이고, 국내 스타트업 IPO의 새 역사를 썼다고 평가받는 '쿠팡'의 미 나스닥 상장도 이해 3월에 이뤄졌습니다.


앞서 설명했다시피 SVB는 미국의 VC나 스타트업, 테크 기업과 주로 거래해 온 은행입니다. 거대한 투자 자금을 유치한 테크 기업은 SVB에 예금을 맡겼고, 이에 따라 SVB도 호황을 맞이했습니다.


급격한 성장은 양날의 칼…지급 불능 위기설 확산

하지만 예금의 급격한 상승은 언제나 은행에 양날의 칼입니다. 통상 은행은 투자자의 예금으로 다양한 자산에 투자해 이익을 만듭니다. 갑자기 예금이 늘어난 SVB는 새로 확충한 자금을 만기 보유 채권(Held-to-maturity securities·HTM)에 투자했습니다.


문제는 지난해 들어 거시 경제 환경이 급격히 변동했다는 겁니다.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은 기준금리 인상과 양적 긴축 정책을 단행했고, 이에 따른 여파로 SVB가 보유한 HTM의 시장가도 떨어졌습니다.


속된 말로 SVB는 '고점에 물린' 셈이 되어버린 겁니다. 또 코로나19 기간 가장 화려한 호황을 경험했던 테크 기업이 가장 혹독한 '조정'을 경험한 것도 SVB 같은 은행엔 큰 부담이 됐습니다.


결국 SVB가 지급 불능(insolvency)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미국 내 테크 업계에 확산하자,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뱅크런 사태로 번졌고, SVB는 위기설이 나온 지 단 36시간 만에 초고속 파산했습니다.


실리콘밸리 문화에도 비판 커져

실리콘밸리는 흔히 창업자의 비전을 높이 평가하는 스타트업 문화, 각 기업 간 연결성과 협력, 적자를 감내한 고속 성장 전략으로 유명합니다. 오늘날 '빅 테크'로 불리는 기업 중 상당수도 이런 공격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대기업 자리에 올라섰습니다.


AD

하지만 실리콘밸리식 스타트업 문화는 지금처럼 금융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엔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나르시시즘, 연줄에 대한 집착, 정밀한 측정이 어려운 방식으로만 자신의 능력을 평가해 온 관행과 문화가 SVB 뱅크런에 기름을 부었다" 16일(현지시간) 벤처 투자자 엘리자베스 스피어스가 '뉴욕타임스'(NYT) 오피니언에 쓴 냉정한 '자기 평가'입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1510:17
    국가서 36억 빌려 투입하자 확 달라졌다…자동화·자원화 된 도축장⑤
    국가서 36억 빌려 투입하자 확 달라졌다…자동화·자원화 된 도축장⑤

    정부가 추진해 온 FTA(자유무역협정) 국내보완대책이 도축·가공 현장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부산·경남권의 핵심 거점인 부경양돈협동조합 통합부경축산물공판장과 대전·충남권의 대전충남양돈농협 산하 포크빌축산물공판장은 시설 현대화를 통해 생산성과 위생, 환경 성과를 동시에 끌어올리며 국내 축산물 경쟁력 강화의 실증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수입 축산물과의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공판장의 역할이 단순

  • 25.12.1209:58
    '똥값의 역전'…70억 투입하자 악취 나던 분뇨가 돈이 됐다 ④
    '똥값의 역전'…70억 투입하자 악취 나던 분뇨가 돈이 됐다 ④

    정부가 추진해 온 자유무역협정(FTA) 국내보완대책이 제주 축산 현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제주 한라산바이오는 그 대표적인 사례로, 가축분뇨를 재생에너지와 비료로 전환하며 지역 축산업의 환경 기반을 바꾼 시설로 꼽힌다. 제주에서는 약 55만~60만마리의 돼지가 사육되며 하루 2500t 가까운 분뇨가 발생하는데, 한라산바이오는 이를 안정적으로 처리하고 자원화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분뇨가

  • 25.12.1108:51
    멀쩡한 사과 보더니 "이건 썩은 거예요" 장담…진짜 잘라보니 '휘둥그레' 비결은?③
    멀쩡한 사과 보더니 "이건 썩은 거예요" 장담…진짜 잘라보니 '휘둥그레' 비결은?③

    "자유무역협정(FTA) 국내 보완대책을 통해 설립된 '충주 거점 산지유통센터(APC)'는 단양과 제천, 음성, 괴산 등 충북 북부권에 위치한 농가 650곳에서 생산한 사과를 세척·선별·포장·출하하는 과실 전문 APC입니다. 생산단계부터 관리하고 사과 브랜드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또 저온저장고와 선별기 등을 통해 비용을 줄여 농가엔 더 큰 수익을, 소비자들에겐 품질 좋은 사과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 25.12.1010:18
    고품질 韓 조사료 키워 사료비·수입의존도↓ ②
    고품질 韓 조사료 키워 사료비·수입의존도↓ ②

    59개 국가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축산농가의 부담을 줄이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부의 국내보완대책 가운데 하나가 '조사료생산기반확충 사업'이다. 조사료는 볏짚이나 목초 등 거친 섬유질 위주의 사료로, 이 사업을 통해 국산 조사료의 생산·유통·가공 기반을 갖춘 지역 단위 가공·유통센터가 확충되면서 국산 조사료 품질과 시장 신뢰도가 눈에 띄게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북 김제에 위치한 전주김제

  • 25.12.0909:11
    "1인당 3500만원까지 받는다"…'직접 지원'한다는 FTA국내보완책①
    "1인당 3500만원까지 받는다"…'직접 지원'한다는 FTA국내보완책①

    올해 3분기 기준 한국은 22개의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통해 59개 국가와 FTA를 활용한 무역에 나서고 있다. 한국의 첫 FTA인 한-칠레 FTA가 발효된 2004년 4월 이후 약 21년 5개월 만의 성과다. 정부는 현재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85% 수준인 FTA 네트워크를 글로벌 1위인 90%까지 더 넓고 촘촘하게 확충할 방침이다. FTA 네트워크 확대에 따라 한국의 수출 시장이 넓어진 만큼 수출액도 2004년 2538억달러에서 2024년 6836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