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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노믹스가 온다]②"잠재성장률을 끌어올려라"…힘받는 日 기시다 경제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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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과 분배 강조한 새 자본주의 강조
기업에만 수혜 안긴 아베노믹스 비판
'사람에 대한 투자'로 경제체력 올려
첫 정책으로 '임금 인상'부터 추진
일각 "분배보다 성장에 기울어" 지적도

[기시다노믹스가 온다]②"잠재성장률을 끌어올려라"…힘받는 日 기시다 경제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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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노믹스의 조타수로 활약해 온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가 오는 4월을 끝으로 임기를 마무리하면서 10년간 지속되던 일본의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도 막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주창해 온 ‘신자본주의’ 경제 계획이 새롭게 추진 동력을 얻게 될 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아베노믹스가 통화정책을 통해 경기침체를 극복하는 데 중점을 뒀다면 기시다노믹스는 사회 구조를 개편해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데 무게추를 둔다.

◆기시다, 아베노믹스 우회적 비판…성장과 분배 강조
[기시다노믹스가 온다]②"잠재성장률을 끌어올려라"…힘받는 日 기시다 경제정책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기시다 총리는 2021년 10월 취임 직후 ‘성장과 분배’를 강조한 새로운 자본주의를 이끌어 나가겠다고 주창했다. 기업이 경제성장의 과실을 독차지하는 등 신자유주의가 심각한 분열과 갈등을 낳았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양적완화로 엔화가치 하락을 야기하고 법인세 인하로 기업에게 수혜를 안긴 아베노믹스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베노믹스는 양적완화와 대규모 재정지출, 기업의 투자를 유도하는 성장전략, 세가지 방법으로 일본을 디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하락)의 늪에서 건져내려 했지만 국민의 소비 여력을 끌어올리는 데는 실패했다. 기업의 수익 증가가 근로자들의 임금 상승으로 이어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1년 일본의 전체 국민소득에서 노동자의 임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62.6%를 기록하며 1990년 이후 30년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한 국가 경제의 기초체력을 나타내는 잠재성장률 또한 최근 10년 사이 0.9%에서 0.2%로 하락했다. 엔저로 배당과 이자 소득이 늘어났지만 기업들이 설비와 투자를 늘리지 않으면서 돈이 돌지 못했다. 이에 더해 출산율 하락으로 노동력 부족까지 심화됐다. 아베노믹스는 엔저로 인한 기업의 수출 증가 등 반짝 효과를 냈을 뿐 꺼져가는 일본의 성장 엔진은 되살리지 못한 실패한 정책이 된 것이다.

◆사람과 성장을 위한 투자…임금·육아 정책에 방점
[기시다노믹스가 온다]②"잠재성장률을 끌어올려라"…힘받는 日 기시다 경제정책 [이미지 출처=픽사베이]

기시다 총리가 약해진 일본 경제의 기초체력을 키우고자 꺼내 든 카드는 ‘사람에 대한 투자’ 확대다. 즉 기업만 수혜를 얻었던 아베노믹스와 달리 성장의 과실을 모두가 나눠가질 수 있도록 경제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우에다 가즈오 전 일본은행 심의위원을 신임 총재로 발탁한 이유도 새로운 경제정책을 꾀하는 데 추진력을 얻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에다 신임 총재는 그간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만 기댄 경제성장 방식에 지속적으로 비판해 온 인물이다.


우선 기시다 총리는 임금인상을 사람에 대한 투자 정책의 첫번째 단추로 삼았다. 일본의 물가 상승률이 안정적으로 2%대를 유지하려면 최소 3% 임금인상이 필요하다 보고 정부 주도의 캠페인에도 돌입한 상태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1월 정기 국회 시정방침 연설에서 물가상승을 넘은 임금 인상이 필요하다며 재계에 협조를 구하고 나섰다.


아울러 중소기업을 대상으로는 대기업의 단가 후려치기로 인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대기업이 납품가격을 협상할 의지가 있는지 평가하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중소기업들의 자금난이 개선되면 임금 인상 여력이 생길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또한 종업원의 급여 총액을 올린 기업들에게 부여되는 법인세 공제 혜택 비율을 대폭 확대했다.


기시다 총리는 기업들의 임금인상이 일회성 이벤트에 끝나지 않도록 이 흐름을 이끌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기업으로 하여금 임금 인상을 유도해 양질의 인재가 몰리게 만들고, 이로 인해 생산성이 올라 다시 급여를 올릴 재정 여력이 생기게끔 선순환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지속적인 임금 인상 기조를 이어나가기 위해 비정규직을 포함한 근로자 100만명의 재교육을 지원해 이들을 고부가가치 산업에 정규직으로 취업시키는 계획도 추진한다. 저출산으로 노동력이 부족해지면서 새로운 산업 분야에 인재들을 재배치하기 위해 시행되는 정책이다.

[기시다노믹스가 온다]②"잠재성장률을 끌어올려라"…힘받는 日 기시다 경제정책 일본 도쿄에서 한 아버지가 아기를 들어 올리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내용과 관련없음. [이미지출처=EPA 연합뉴스]

육아정책도 임금 인상만큼이나 중요시되는 부분으로 꼽힌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달 15일 국내총생산(GDP)의 2%인 가족 관련 예산을 4%까지 두배 늘리겠다고 밝혔다. 또한 정치권에서는 아동수당 혜택을 확대하고자 지원 대상을 중학생에서 고등학생으로 넓히고, 부모의 소득 제한 조건도 없애는 방안을 논의중이다. 일본은 지난해 연간 출생아 수가 사상 처음으로 80만명 선 밑으로 떨어지는 등 극심한 인구 감소를 겪고 있다. 출생율 하락으로 인한 노동력 위축은 잠재성장률 하락의 주된 요인으로 지목된다.


빈부격차 해소를 위한 분배와 동시에 디지털과 과학기술 분야를 키우기 위한 경제성장에도 박차를 가한다. 기시다 내각은 양자기술과 인공지능(AI) 분야를 국가 전략 산업을 지정해 기업의 투자를 유도할 계획이다. 또한 경제 규모에 비해 스타트업 생태계가 활성화돼 있지 않다고 보고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5개년 계획을 수립하기로했다.

◆분배보다 성장에 무게 비판도…"아베노믹스와 차이 없어"
[기시다노믹스가 온다]②"잠재성장률을 끌어올려라"…힘받는 日 기시다 경제정책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반면 일각에서는 기시다 총리가 초기 계획과 달리 분배보다 성장에 더 무게추를 두려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실상 기시다노믹스 역시 성장에 중점을 뒀던 아베노믹스와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다.


앞서 기시다 총리는 2021년 처음으로 기시다식(式) 새로운 자본주의에 대한 계획을 발표할 때 고소득층의 금융소득에 대한 과세 확대와 기업의 자사주 매입 규정 마련 등 분배 정책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6월 발표된 구체적인 실행계획에서는 이같은 대안이 모두 빠졌다. 금융소득 과세에 대한 발언으로 주가가 급락하자 기존의 입장에서 한걸음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


아사히 신문은 "기시다 총리의 당초 계획과 달리 분배 강화에 대한 대책이 사라졌으며 기업 육성 등 성장 전략에만 계획의 대부분이 할애됐다"며 "과거 정부에서 몇번이나 반복됐던 성장 전략을 되풀이하는 경제정책이라면 ‘새로운 자본주의’라는 간판을 달 가치가 없게 된다"고 비판했다.


오히려 기시다 내각이 빈부격차를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기시다 총리는 국민들의 자산소득을 2배로 늘리겠다는 목표하게 ‘자산소득배증 계획’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를 두고 부유층의 배만 불리는 정책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아사히신문은 "현재 일본은 국민들의 자산 보유액 격차가 심하게 벌어져 있는 상황"이라며 "근로자에게 이익을 환원할 수 있는 방안부터 중심에 세워야지 일부 계층과 고수익 기업만을 우대하는 것은 총리가 지양하려는 신자유주의의 발상 그자체와 다를 바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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