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우리 동네에 이슬람 사원 안 돼"…대구 하얀액체 테러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3초
뉴스듣기 글자크기

돼지머리 이어 '동물성기름' 투척
주민-유학생 갈등 합의점 못 찾아

대구 북구 대현동에서 이슬람사원 건립을 두고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한 사원 공사장 앞 골목길에 동물성 기름으로 추정되는 물질이 뿌려진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무아즈 라자크 경북대 무슬림 커뮤니티 미디어 대표는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밤 어떤 사람들이 와 골목에 쓰레기(아마 돼지 지방)를 버렸다"며 사진과 폐쇄회로(CC)TV 영상을 올렸다.


"우리 동네에 이슬람 사원 안 돼"…대구 하얀액체 테러 8일 오후 3시께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 사원 공사장 앞 골목길. 이슬람 사원 건축주 측은 누군가가 동물성 기름을 흩뿌려 놓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AD


이슬람사원 건축주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전날 오후 7시 30분쯤 누군가가 냄비로 액체를 골목길 바닥에 20초가량 여러 차례 흩뿌리는 장면이 담겼다.


또 다른 1명은 우산으로 얼굴을 가려주는 듯한 행동을 취하며 주위를 살피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후 이들은 각자 다른 방향으로 골목길에서 사라졌다.


또 이날 오후 3시 5분쯤 방문한 사원 앞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하얀 물질이 2m가량에 걸쳐 흩뿌려져 있었다. 밟으면 미끌거렸지만 악취는 나지 않았다.


건축주 측은 "(뿌려진 물질의) 냄새, 그리고 사원 앞에 돼지머리가 등장했던 것을 미루어봤을 때 동물성 기름으로 추측된다"며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넣었고 추후 경찰에도 신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이슬람 사원 건립 반대 비대위측은 모르는 일이라고 해명했다. 비대위측은 "우리도 오늘 기자들 연락받고 처음 알았다. 비대위 소속 주민이 아닌 것으로 현재까지 파악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골목길이 사유지인지 공유지인지 등 여러 가지를 조사해봐야 형사처벌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원 건립 두고 만 2년 가까이 건축주 측과 인근 주민 간 갈등 이어져
"우리 동네에 이슬람 사원 안 돼"…대구 하얀액체 테러 일부 대현동 주민이 지난 10월 이슬람 사원 공사장 앞에 돼지머리를 갖다 놔 논란을 빚기도 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이슬람 사원 건축 문제를 둘러싼 갈등은 2020년 9월 시작됐다. 경북대 유학생을 중심으로 한 무슬림 7명은 공동명의로 된 단독주택을 '제2종 근린생활시설 종교집회장'으로 용도를 변경해, 대구 북구청에 건축 허가를 신청했다.


전체면적은 245제곱미터(㎡, 74평) 규모다. 대구 북구청은 이 지역에 종교집회장을 건축하는 데 아무 법적 제약이 없어, 건축 허가를 내줬다.


하지만 뒤늦게 이를 안 주민 350여명이 북구청에 반대 탄원서를 냈다. 북구청은 주민들과 합의해 민원을 해결할 때까지 공사를 중지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사원 건축주가 대구 북구를 상대로 '공사 정지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고, 1심, 2심에 이어 대법원도 건축주의 손을 들어줬다.


주민들과 유학생 간 갈등은 쉽게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만 2년 가까이 건축주 측과 인근 주민 간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대현동 주민이 지난 10월 이슬람 사원 공사장 앞에 돼지머리를 갖다 놔 논란을 빚기도 했다. 12월에는 사원 공사장 인근에서 통돼지 바비큐를 만들어 먹기도 했다. 이슬람 문명권에서는 돼지고기를 먹는 것을 죄악으로 여긴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