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하루만보 하루천자]걸음수 늘려간 암환자 “통증 사라지고 마음도 안정”

시계아이콘01분 54초 소요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글자크기
[하루만보 하루천자]걸음수 늘려간 암환자 “통증 사라지고 마음도 안정”
AD

암 환자 A씨는 매일 건강관리 앱의 추천에 따라 4000보 걷기에 나선다. 손목에 스마트워치를 착용하면 하루 걸음수, 걸음 속도, 거리를 측정해 앱이 ‘걸음 점수’를 산정한다. A씨의 주치의는 "암 환자는 암 절제 수술 탓에 자연히 운동량이 줄어, 근력이나 심폐 기능이 낮아지기 때문에 걷기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A씨는 집 근처 시장에 들러 장을 보거나 분리수거를 할 때 등 생활 속에서 틈틈이 걸음수를 채운다. 앱은 처음에 A씨의 나이·신체 능력 등을 고려해 2000보 걷기를 추천했다. 실천율이 높아지자 점점 늘어 4000보까지 늘었다. 앱은 A씨 걸음 점수가 130점으로 평균 연령대보다 월등히 높다고 알려준다. A씨는 "매일 걸음수를 체크해주고 방향성을 제시해주는 앱 덕분에 통증이 많이 사라지고 정서적인 면에서도 호전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A씨가 사용한 건강관리 앱은 작년 하반기에 출시된 ‘로디’다. 걷기, 수면, 체성분 세 가지 척도를 측정해 이용자가 건강한 습관을 기를 수 있게 도와준다. 누적 다운로드 8만회에 앱 가입자가 4만명이 넘었다. 걷기가 만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건 많은 연구 자료로 입증된 사실이다. 미국 앨라배마대 연구팀에 따르면 매일 500보 더 걷는 70대 노인들은 심장마비,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 발생 확률이 14% 더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디 앱은 외과의사인 이길연 지아이비타 대표(56)의 아이디어로 기획됐다. 고령화에 따라 대한민국의 절대 나이는 증가하는 동시에 병원을 찾아 고통을 호소하는 만성질환 환자가 늘었다. 여기에 식습관의 서구화로 비만 환자가 늘면서 의학계에선 생소한 ‘소아 비만 당뇨 환자’가 새로 생겨나고 있다. 이 대표는 "건강 수명을 늘려야 진정한 의미의 삶의 질 향상이 이뤄지고 사회와 가족이 부담해야 할 비용이 줄어들게 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환자가 아프고 난 뒤에야 비로소 만나게 되는 ‘의사-환자’의 관계에서 벗어나 질병의 예방에도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싶었다. 그는 "의사는 환자에게 질병이 발병하고 난 이후 진단·수술·사후 검사 등 의료관리를 해준다"며 "질병이 나타나지 않게 예방하고 합병증이 재발하지 않기 위한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 건강 확률을 예측할 수 있는 앱을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걷기 ‘가장 안전한 운동’”

이 대표가 걷기를 운동 능력의 척도로 본 이유는 ‘가장 안전하고 실내·실외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어디서든 할 수 있는 운동’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하루 7000보 걷기를 실천한다. 원래 4000보를 걸었지만 앱이 이 대표의 걷기 능력을 높게 평가하면서 3000보가 더 늘어났다. 지금까지 4000㎞를 걸었다. 서울과 부산을 10번 왔다 갔다한 거리다. 근육량을 적절히 유지하는 선에서 체중은 10㎏가 빠졌다. "직업 특성상 바쁜 날이 많아 원래는 걷기를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앱을 매일하니 의무심에서라도 실천을 하다보니 걷기가 생활 습관으로 이어지게 됐습니다. 출·퇴근도 지하철·버스 등 대중교통을 자주 이용합니다. 매일 보는 사람들은 알아채지 못하지만 오랜만에 보는 환자들은 왜 이렇게 날씬해졌냐고 물어보십니다. 서서히 빠지는 게 다이어트의 진짜 성공이죠."


이 대표는 걷기 위해 억지로 멀리 갈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좋은 습관을 잘 붙이려면 저항이 없어야 하는데 걷기에 가장 큰 저항이 되는 건 바로 멀리 있는 것이어서다. 이 대표는 "매일 버스를 타고 걷기 장소를 택하는 건 안 한다는 말과 똑같다"며 "우선 본인 주위에 있는 장소에서 걷기를 실천해야 한다. 빨리 걸으면 30분에 4000보도 채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목표는 로디가 ‘디지털 치료제’로 거듭나는 것이다. 지난달 불면증을 치료하는 국내 1호 디지털 치료제가 나온 데 이어 정부가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을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게 이 대표에겐 고무적이다. 구체적으로는 암 환자의 재발 등을 막기 위한 관리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 그는"한국이 수술적 치료를 잘하는 나라 말고도 국민이 생활 습관을 고쳐 건강한 나라로 발전할 때까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