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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에너지혁명' 꿈 인공태양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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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 핵융합, 초고온·초고압으로 지구에서 재현
한국 KSTAR, 지난해 고장으로 신기록 갱신 못해
업그레이드해 2025년 섭씨 1억도 '100초' 운영 노려
ITER 핵융합 연쇄반응 실험 성공 후 2050년대 상용화 목표

‘인공태양’은 과연 인류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해 지속가능한 지구를 건설할 수 있을까? 핵융합은 지난해 말 미국이 처음으로 레이저에 의한 점화(ignition·연쇄 반응 촉발)에 성공하긴 했지만 아직 본격적인 에너지화의 첫걸음도 제대로 떼지 못했다. 기대치는 여전히 높다. 성공하기만 하면 안전한 데다 값싼 청정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요 7개국이 각자 1조원 안팎을 출연해 2035년까지 프랑스 남부에 국제핵융합로(ITER)를 짓는 등 국제 공동 및 국가별 연구 경쟁이 벌어지는 이유다.


[과학을읽다]'에너지혁명' 꿈 인공태양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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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융합 에너지 원리는?

태양은 스스로 빛과 열을 내는 ‘항성’이다. 태양 내부에서 수소 원자핵들이 중력의 힘으로 충돌해 합쳐지면서(핵융합) 헬륨이 되는데, 이 과정에서 줄어든 질량만큼 빛과 열이 발생한다. ‘핵융합에너지’다. 기존 원자력 발전, ‘핵분열’이 우라늄 등 무거운 원자가 중성자와 충돌해 가벼운 원자로 분열하는 과정에서 줄어든 질량만큼 에너지를 발생하는 것과 정반대다. 인류는 1950년대 이후 이 같은 핵융합 반응을 지구에서 인공적으로 만들어 에너지화하려고 연구하고 있다. 지구에서는 태양의 환경을 모사한 초고온·초고압의 환경이 필요하다. 원자는 일반적 환경에서는 서로 밀어낼 뿐 절대로 합쳐지지 않기 때문이다.


핵융합의 원료인 중수소는 바닷물에서, 삼중수소는 융합로 내에서 중성자를 리튬에 충돌시켜 얻을 수 있다. 발전 과정에서 중저준위 방사성 쓰레기만 일부 발생한다. 플라즈마 발생 장치만 끄면 언제든지 중단시킬 수 있어 원전 사고와 같은 일은 발생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 안전하고 값싼 청정 에너지원으로 여겨진다.


[과학을읽다]'에너지혁명' 꿈 인공태양 어디까지 왔나?

토카막 vs 레이저

이처럼 핵융합을 지구상에서 강제로 일어나게 하기 위해선 초고온-초고압 환경이 필요하다. 우선 토카막(Tokamak) 방식이 연구되고 있다. 가장 실용화에 접근하고 있다. ITER나 KSTAR가 바로 토카막 방식이다. 강력한 초전도 자석의 힘으로 둥그런 도넛 모양의 진공 용기를 만들고, 자기장을 회전시켜 핵융합 반응을 유지할 수 있는 섭씨 1억도 이상의 초고온 플라즈마를 가두는 방식이다. 옛 소련에서 1950년대 개발돼 가장 많이 연구 중이다. 레이저 방식은 미국과 유럽 일부에서 연구되고 있다. 자그마한 금속 구슬에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넣고 사방에서 균일한 강도의 초강력 레이저를 발사한다. 순간적으로 내부에 초고온·초고압이 형성돼 수소 원자핵이 강제로 융합된다. 지난해 12월 미국 로런스리버모어 국립연구소가 Q>1, 즉 투입된 에너지보다 생산한 에너지가 더 많아 ‘점화’에 성공했다고 한 그 방식이다. 수소폭탄의 원리와 같다.


과학자들은 두 방식 중 어느 게 낫냐는 말에 답을 아끼고 있다. 레이저 핵융합이 먼저 점화에 성공해 에너지화의 이론적 원리를 증명하긴 했다. 하지만 실제론 투입 전력 대비 에너지 생산량의 비율이 터무니없이 낮았다. 너무 기술적으로 고난도인 데다 비용도 많이 들어간다. 반면 토카막 방식은 기술적 난이도가 현재 범용 기술로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정도다. 아직 점화·연쇄반응에 성공하진 못했지만 스케일이 문제였다. 2035년 ITER가 완공되면 곧바로 최소 5~10Q는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윤시원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KFE) 부원장은 "에너지원으로 개발하기 위해선 한 번 점화로 지속적으로 반응을 유지할 수 있는 안정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KSTAR는 중성자 차단이 불가능해 핵융합 연쇄 반응을 연구하진 않는다. 섭씨 1억도 플라즈마 유지 관리, 즉 일종의 응용 기술 연구용이다. ITER는 중성자 차폐 장치를 갖춰 핵융합 연쇄 반응 및 에너지화를 위한 블랭킷 기술 등을 본격적으로 연구할 수 있다.


[과학을읽다]'에너지혁명' 꿈 인공태양 어디까지 왔나?

섭씨 1억도의 수수께끼

핵융합이 일어나는 섭씨 1억도는 상상도 못할 온도다. 어떻게 만들고 어떻게 관리할까? 전자레인지를 생각하면 된다. 우선 토카막 내부를 진공 상태로 만든 후 초전도 자석을 가동해 도넛 모양의 자기장을 형성한다. 여기에 중수소·삼중수소를 주입하고 전기장을 발생시킨다. 그러면 주입된 기체들이 가속된 전자들과 충돌해 플라즈마가 된다. 전자레인지에 마이크로파를 이용해 음식을 데우는 것과 같은 원리다. KSTAR의 경우 6㎿급 용량의 전자파를 발생할 수 있는 가열장치를 2개 사용하고 있다. 또 초전도 자석을 사용해 열 발생을 없앴다. 우리나라가 2008년 KSTAR 가동 후 2021년 30초 이상 섭씨 1억도 이상 초고온 플라즈마 유지 기록을 세울 수 있는 비결이었다. 섭씨 1억도나 되는 온도에 융합로가 어떻게 견디냐는 의문도 많다. 초고온 플라즈마는 자기장에 의해 공중 부양돼 있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융합로 표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래도 내부 온도는 수천도가 넘기 때문에 디버터라는 내열장비가 갖춰져 있다. 온도 측정은 플라즈마의 색깔을 측정해 계산한다.


지난해 신기록 실패는 왜?

우리나라는 2018년 이후 매년 초고온 플라즈마 유지 시간 세계 신기록을 달성해 왔다. 2021년 30초를 넘겼다. 전문가들은 300초까지 달성하면 ‘인공태양’ 운전·관리 기술을 습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애초 지난해 50초 달성이 예상됐지만 소식은 없었다. 알고 보니 지난해 가열기기 고장으로 3개월간 수리에 들어갔었다. KFE는 지난달 22일 기자단에게 이 같은 사실을 공개하면서 향후 고장이 날 경우 1주일 내 정비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고 밝혔다. 또 올해 내 50초 달성 및 2025년 내 100초 달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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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에너지혁명' 꿈 인공태양 어디까지 왔나? KSTAR 업그레이드를 위해 개발된 텅스텐 디버터 샘플. 사진출처=KFE.

새단장한 KSTAR

KFE는 이를 위해 최근 탄소 소재 디버터(내열재)를 텅스텐 소재로 업그레이드했다. 텅스텐은 녹는 온도가 기존 재료 중에 가장 높은 섭씨 3422도에 달해 융합로의 수명과 성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융합로 내에 입자 빔을 쏴주는 6㎿급 전자파 발생 장치도 추가로 설치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최근엔 75억원을 들여 구매한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버추얼 핵융합로 및 시뮬레이터도 만들었다. 운전 중 융합로 내부의 이상 발생 등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표시해주고, 가상 운전을 통해 미리 실험 연습도 진행할 수 있는 시설이다. KFE 관계자는 "자체적인 인력을 활용해 슈퍼컴퓨터용 프로그램을 개발했다"면서 "앞으로 실험 규모를 안정적으로 확대하기 위한 연구 개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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