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IA국장 "푸틴, 우크라戰 승리 지나치게 확신…핵사용 용납안돼"

"서방 정치적 피로 심해지면 이긴다 믿어"
"中 지도부, 정찰풍선 잘 몰랐을 가능성"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승리를 지나치게 확신하고 있다며 전쟁이 격화될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와함께 최근 논란이 된 중국의 정찰풍선과 관련해서는 중국 지도부가 세밀한 사안까지는 몰랐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26일(현지시간) 번스 국장은 이날 미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11월 세르게이 나리시킨 러시아 대외정보국(SVR) 국장과 만난 이후의 소감을 밝혔다. 그는 "푸틴 대통령은 그를 위한 시간을 만들 수 있고, 우크라이나 사람들에게 고통을 줄 수 있으며, 우리의 유럽 동맹을 약화할 수 있고, 결국 정치적 피로가 시작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며 "서방의 정치적 피로가 커지면 결국 자신이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조 바이든 대통령이 당시 내게 요청한 것은 러시아가 어떠한 핵무기라도 사용을 선택하면 심각한 후과가 뒤따를 것임을 나리시킨에게, 또 그를 통해 푸틴(러시아 대통령)에게 명확히 하라는 것이었다"며 "나는 나리시킨이 이 이슈의 심각성을 이해했으며, 푸틴 역시 그것을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번스 국장과 나리시킨 국장은 작년 11월 튀르키예에서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 및 핵안보 문제 등을 논의했다. 당시 회동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미국과 러시아 간 최고위급 회동이었다.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과 관련한 돌파구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기도 했지만, 양자간 의견차이만 확인한 채 종료됐다.

이후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1일 우크라이나 전쟁 1주년에 즈음한 연설에서 미국과의 핵무기 통제 조약인 신(新)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 참여 중단을 선언했고, 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큰 잘못"이라고 강하게 비난한 바 있다.

한편 번스 국장은 최근 미국 영공을 침범해 격추된 중국 정찰풍선과 관련한 내용도 함께 언급했다. 그는 "중국 지도부가 분명히 그들이 이 같은 자산을 발사했으며, 이것이 정보 기구라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다만 중국 지도부가 풍선의 궤도와 관련해 언제, 무엇을 알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솔직히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풍선은 정찰 플랫폼으로 판단할 수 있는 많은 물품을 탑재하고 있었고, 그 목적이 무엇인지 한층 명확한 그림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또한 번스 국장은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과 관련해 심각한 상황임을 강조했다. 그는 "궁극적으로 대만을 통제하려는 시 주석의 야망을 매우 심각하게 볼 필요가 있다"며 "다만 이것이 군사적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