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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면책특권 없어질까…美대법원 '통신품위법 230조' 심리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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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미국 대법원이 우리가 알고 있는 온라인 세계를 완전히 뒤바꿀 수 있는 사건을 심리할 예정이다." - 미 포천


21일(현지시간) 미 대법원이 빅테크 플랫폼 기업의 불법 콘텐츠에 대한 면책 특권을 보장해주는 '통신품위법 230조(Section 230)'의 위헌 여부 심리를 시작한다. 이 법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 플랫폼 기업이 성장하는 발판이 됐지만, 기업들이 성장한 이후 막대한 영향력에도 증오·비방, 극단주의 콘텐츠를 방치했다는 빌미가 됐다.


대법원이 이 법을 들여다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빅테크 플랫폼이 사회에 야기하는 각종 문제를 책임져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받는 상황에서 대법원의 판단에 따라 온라인 플랫폼 사업의 향방이 크게 뒤바뀔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빅테크 면책특권 없어질까…美대법원 '통신품위법 230조' 심리 시작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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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러 도운 플랫폼, '통신품위법 230조' 면책 정당한가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 대법원은 21일 일명 '곤살레스 대 구글' 사건의 심리를 시작한다. 곤살레스 대 구글 사건은 2015년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및 폭탄 테러에서 시작됐다. 당시 파리에 유학 중이던 23세 미국인 대학생 노헤미 곤살레스를 포함해 130여명이 사망했다. 곤살레스 유족들은 2016년 플랫폼이 극단주의 콘텐츠를 퍼뜨리고 있다면서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를 고소했다.


곤살레스 유족은 테러를 단행한 이슬람국가(IS)가 테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대원을 모집하고 이들을 급진적으로 만드는 데 구글의 유튜브가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며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IS 선전물과 IS 지도자의 메시지 등도 플랫폼으로 확산하고 있다면서 테러리스트 집단을 차단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글은 콘텐츠에 대한 책임 소재를 플랫폼에 묻지 않는 통신품위법 230조에 따라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1996년 제정된 통신품위법 230조는 온라인 플랫폼에 올라온 콘텐츠에 대해 플랫폼 운영자의 법적 책임을 면책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예를 들어 식당 이용 후기를 모으는 플랫폼 운영자가 이용자가 남긴 부정적인 후기를 이유로 식당으로부터 소송을 당하는 일을 막는 것이 바로 이 법의 역할이다. 실제 연방 항소 법원에서는 이 법을 근거로 구글의 책임이 없다고 판결했다.


빅테크 면책특권 없어질까…美대법원 '통신품위법 230조' 심리 시작 미국 대법원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이 사건의 핵심 논쟁점은 바로 유튜브의 콘텐츠 알고리즘이 통신품위법 230조에 해당하는가 하는 부분이다. 곤살레스 유족은 통신품위법 230조가 적용되는 건 콘텐츠 자체일 뿐 콘텐츠를 추천해주는 알고리즘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에 극단주의 콘텐츠를 추천한 알고리즘이 문제가 있고 결국 이를 만들어 운영한 플랫폼 업체가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미 대법원은 곤살레스 대 구글 사건을 심리한 다음 날인 22일에는 '트위터 대 탬네' 사건을 들여다본다. 이 사건은 2017년 터키 이스탄불 나이트클럽에서 IS의 총기 난사 사건으로 사망한 요르단인 나우라스 알라샤프 유족이 제기한 사건이다. 유족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위터가 테러 집단의 콘텐츠를 일부 허용하면서 이들을 지원하고 방조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트위터도 구글과 마찬가지로 통신품위법 230조를 이유로 면책된다고 대응하고 있다.

◆ 대법원에 쏠린 이목…"인터넷 뒤집어 놓을 수 있는 사건"

통신품위법 230조에 대한 미 대법원의 판단을 두고 외신들은 "인터넷 전체를 뒤집어 놓을 수 있는 사건"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 법이 빅테크 플랫폼 기업의 성장에 핵심이었던 만큼 대법원이 이를 제한하는 판결을 할 경우 플랫폼 사업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특히 유튜브의 알고리즘 추천 기능을 두고 플랫폼에 책임을 묻겠다는 판결이 나오면 업체들은 책임을 피하기 위해 서비스 기능에 제약을 둘 것이라는 관측이 벌써 나온다.


프런티어전자재단(EFF)은 최근 포천에 "(통신품위법 230조가 없었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자유롭고 개방된 인터넷은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라면서 "(이 법률에 언급된) 26개의 단어가 지금의 인터넷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전했다.


빅테크 면책특권 없어질까…美대법원 '통신품위법 230조' 심리 시작

통신품위법 230조를 둘러싸고 찬반 논쟁이 치열하게 이뤄지고 있다. NYT에 따르면 이 법을 비판하는 측에서는 대형 IT 업체들이 플랫폼에서 발생한 피해에 대해 책임을 회피하는 법이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이 법을 지지하는 측은 플랫폼에 대한 법적 보호막을 거두면 이 업체들이 부정적인 콘텐츠를 이전보다 더 많이 삭제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할 수 있다고 반박한다.


통신품위법 230조는 미 의회에서도 종종 이슈로 떠올랐다.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이 법의 개정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지만, 각각이 주장하는 바는 정 반대였다. 공화당은 플랫폼이 보수 성향의 콘텐츠를 차별적으로 삭제한다고 주장하고, 민주당은 가짜 뉴스를 방치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최근 조 바이든 대통령까지 나서서 이 법의 개정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법원이 이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고 판단을 내릴 수 있을지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한다. 미 정치 전문 매체 악시오스는 "대법원이 역사적으로 신기술에 대해 제대로 다루지 못했었다"면서 "빅테크의 미래가 이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대법원에 달려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기술 업계 내에서는 단순히 대법원이 이들의 이익에 반하는 판결을 할 뿐 아니라 통신품위법 230조를 제한함으로써 또 다른 이슈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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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살레스 대 구글 사건은 심리가 이날 시작되지만, 판결은 오는 6월 이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포천은 전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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