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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에 책임 떠넘기는 국회"…꼬이는 연금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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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특위 활동 연장 불가피, 연내 최종 개혁안 발표도 불투명
정권 초기 강공 안 먹혀…"文정부 실패 전철 밟나" 우려
"지금 결정이 30~40년 후 미래 아이들에게 영향 명심"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꼬여가고 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는 수치가 제시되지 않은 알맹이 없는 권고안을 국회에 보고할 예정이고, 이를 기회로 정치권에서는 내년 총선 이후로 연금개혁을 미루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연금개혁특위는 최근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15%로 단계적으로 올리는 안, 소득대체율은 기존 40%를 유지하거나 50%로 상향하는 안 등에 대해 조율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연금특위는 15%로 보험료율을 인상하면 물가도 폭등했는데, 보험료마저 너무 올리는 것 아니냐는 국민의 반발을 의식할 수밖에 없었고, 더 논의를 지속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결국 연금특위는 모수(parameter) 개혁의 핵심인 보험료율, 의무가입·수급 개시 연령, 소득대체율 등을 뺀 채 논의된 내용만을 종합해 내주 초 국회에 보고하기로 했다.


"정부에 책임 떠넘기는 국회"…꼬이는 연금개혁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국회에서 열린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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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료 얼마나 오를지, 연금 얼마나 받을지도 모르는 연금개혁

국회 연금개혁특위 관계자는 "국민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납부하는 보험료가 얼마나 오를지, 연금은 얼마나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부분인데, 이런 숫자가 제시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민을 설득하기는 어렵다"면서 "자칫 연금개혁 열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회는 연금특위 답보 상황을 오히려 반기는 분위기다. 정치권과 대통령실을 중심으로 내년 총선 등 정치 일정이 부담되는 만큼 연금개혁을 미룰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연금특위 여당 간사인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은 "지금은 국민연금 모수개혁을 논의할 상황이 아니다"면서 "국회는 장기적인 구조개혁안을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 재정 안정성을 위한 보험료율 인상이 불가피한데, 표 계산에 분주해야 할 총선을 앞두고 적극적으로 나설 정치인은 없을 것이란 의미다.


이에 따라 4월 말로 예정된 연금특위의 활동 기한은 연장 수순에 들어갔다. 계획대로라면 자문위 권고안을 바탕으로 연금 관련 이해당사자, 일반 국민대표의 의견수렴을 거쳐 5월 이전에 개혁안을 발표해야 하지만 불가능한 상황이다.


정부는 국회 논의와 상관없이 국민연금법에 따라 5년마다 시행되는 재정추계 결과를 기반으로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을 10월 말까지 국회에 제출해야 한다. 민간자문위와 특위 활동이 순항한다면, 연내 최종 개혁안 발표가 가능할 수도 있겠으나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이와 관련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국회 논의 과정을 지켜보며 법이 정한 일정대로 정부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총선 후 재논의 말고, 총선 쟁점으로

일각에서는 "국회가 정부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정권 초기에 드라이브를 걸어야 그나마 개혁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는데, 이대로라면 연금개혁을 추진하다 좌초한 문재인 정부의 전철을 밟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정부에 책임 떠넘기는 국회"…꼬이는 연금개혁 프랑스 정부의 연금개혁안에 반대하는 노동조합이 지난달 19일(현지시간) 전국적으로 파업을 시작한 가운데 프랑스 남부 도시 툴루즈에서 '연금개혁 철회'라고 쓰인 배너를 들고 행진하고 있다. [사진=툴루즈 EPA/연합뉴스]

국내 연금개혁 논의 과정은 야권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연금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프랑스와 대조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재집권 5개월 만에 '정년 및 연금 수급 시기 연장'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연금개혁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다가올 총선을 연금개혁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오건호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정책위원장은 최근 CBS와의 인터뷰에서 "총선의 쟁점을 연금개혁으로 가져갈 수 있다"면서 "공청회 등 국민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서둘러서 총선 이전에 연금개혁안을 국회로 넘기면 각 정당에서도 총선공약에 연금개혁안을 반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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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정책위원장은 또 "프랑스는 보험료율 28%, 소득대체율 62%로 많이 내고 많이 받는 나라다. 이번에 연금 수령 시점을 62세에서 64세로 늦춘다고 국민들이 반발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연금개혁은 최초로 세대 간 갈등이 생길 수 있는 주제다. 지금 우리의 결정이 30~40년 후 미래의 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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