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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다이어리]여성의 전성기는 언제?...美선 나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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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미국 뉴욕에 온 이후 개인적으로 좋은 점 중 하나는 그 누구도 내 나이를 물어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동양인들의 나이를 짐작조차 하기 어려워하는 현지인들은 종종 내 나이를 실제보다 꽤 어리게 추측함으로써 내게 소소한 재미를 주곤 한다.


미국에선 친하지 않은 이들에게 나이를 묻는 것이 통상 실례로 여겨진다. 이는 인종, 종교, 성별만큼 나이에 근거해 차별해선 안 된다는 인식이 깊게 깔려 있어서다. 하지만 그렇다고 나이로 차별하는 이른바 에이지즘(ageism, 연령 차별주의)이 없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미국 내에 만연하기에 더 예민한 이슈라 할 수도 있겠다. 특히 최초의 80대 대통령이 탄생한 올해 들어서는 연일 나이를 둘러싼 논란이 뉴스를 장식하는 모습이다.


지난주 2024년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한 공화당 소속 니키 헤일리 전 유엔주재 대사는 "75세 이상 정치인은 의무적으로 정신 능력 검사를 하도록 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나이 문제를 짚고 나섰다. 특정 이름을 거론한 것은 아니지만 누구라도 올해 80세인 조 바이든 대통령과 76세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떠올릴만한 발언이었다.

[뉴욕다이어리]여성의 전성기는 언제?...美선 나이 논란 니키 헤일리 전 유엔주재 대사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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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의 정치인에게 정신 능력 검사를 요구하는 것이 연령 차별에 해당할까. 아세안 정상회의 주최국 캄보디아를 콜롬비아로 부르는 등 바이든 대통령의 말실수 하나하나에는 언제나 나이 꼬리표가 따라붙는다. 그가 지난달 팔순 생일을 조용히 넘어간 까닭도, 직무 수행에 이상이 없다는 건강검진 결과를 공개한 까닭도 자신의 재선 도전에 있어 나이가 가장 큰 걸림돌로 거론되고 있음을 알고 있어서다.


그러나 이러한 정신 능력 검사 요구는 나이가 특정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에 영향을 주는 요소임을 전제로 나오는 것이다. 단순히 나이 차별이라고만 지적할 수 없는 이유다. 오랜 민주당 지지자인 뉴요커 다니엘 차우씨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 그 일을 얼마나 잘 수행하느냐가 중요하다"면서도 "물론 솔직히 바이든 전 대통령이 20살 정도 더 어렸으면 좋겠다. 앞으로 재선까지 생각하면 신체 건강, 인지 능력 모두 걱정되긴 한다"고 말했다.


반면 지금의 80대가 과거의 80대와 다르다는 반박도 나온다. 이에 따라 나이보다는 교육 수준, 소통 능력, 업무 수행 능력, 건강 관리 능력 등을 살펴야 한다는 주장이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1980년대 80대 중 일하는 이의 비중은 2.5%에 그쳤지만, 2019년에는 두배 이상인 6%까지 늘어났다. 또한 현재 미 인구의 35%는 50대 이상이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미 의회 의원의 23%는 70대로 파악된다. 상·하원을 통틀어 의원들의 평균 연령은 61.5세였다.


미국에서 2024 대선을 앞두고 연일 이어지는 나이 논란에 대놓고 기름을 부은 건 미 유력 방송사 CNN이었다. 지난 16일 간판 아침뉴스 진행자인 56세 돈 레몬이 헤일리 전 대사의 정신 능력 검사 발언을 비판하다 "미안하지만 (50대인) 헤일리도 전성기(Prime)가 아니다. 여성은 20~30대, 혹은 40대로 생각된다"고 비꼰 것이다. 공동 진행자인 파피 할로우가 즉각 실언을 수정할 수 있도록 ‘가임기를 뜻하느냐’ 반문했지만, 오히려 레몬은 "사실을 말한 것뿐이다. 구글에 찾아보라"고 답했다.

[뉴욕다이어리]여성의 전성기는 언제?...美선 나이 논란 CNN 간판 아침뉴스 진행자인 돈 레몬(가운데)과 파피 할로우, 케이틀란 콜린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여론은 들끓었다. 직후 레몬의 사과 성명이 나왔음에도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미국 내 가장 예민한 이슈인 ‘차별’ 문제 중 하나를 건드린 탓이다. 평소 인종차별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높여온 흑인 앵커의 또 다른 차별 발언이 모순적이라는 지적도 쏟아진다.


나 또한 레몬의 지시(?)대로 구글에 검색해봤다. ‘여성의 전성기는 언제인가’. 사실 구글조차 명확한 답변은 할 수 없을 것이다. ‘전성기’의 기준이 무엇이냐에 따라 그 답변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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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한 것은 하나다. 해고 압박에 몰린 레몬이 내놓은 반성문처럼 누군가의 나이가 그 사람의 커리어, 더 나아가 인간 자체를 규정할 수는 없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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