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환자 예후 예측 가능한 새로운 바이오마커 발견

강남세브란스병원 강정현 교수팀
'알부민-근지방 지수' 고안
수치 낮을수록 5년 생존율도 떨어져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대장암 환자의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바이오마커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제시됐다. 혈액 내 단백질 성분인 알부민 및 근지방 지수가 낮을수록 대장암 환자의 사망률이 높았다.

강정현 강남세브란스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대장항문외과 강정현 교수팀은 대장암의 새로운 예후인자로 '알부민-근지방 지수(AMG)'를 제시하는 논문을 발표했다고 16일 밝혔다.

대장암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암에 의한 염증성 반응은 면역 조절 인자인 사이토카인을 분비한다. 이 사이토카인은 근육에 지방이 쌓이는 근지방증을 유발하거나 간 내 알부민 생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근지방증과 알부민 수치는 대장암의 예후 인자로 거론돼왔다. 다만 두 가지 인자를 모두 반영해 예후를 살필 수 있는 산술적 지표는 존재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혈청 알부민(g/㎗)과 골격근 방사선 밀도(SMD)를 동시에 반영하는 새로운 지표 AMG를 고안해냈다. 지표의 실효성을 증명하기 위해 2006년 7월부터 2014년 2월까지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대장암 1기에서 3기로 수술받은 환자 중 근지방증 및 알부민에 대한 평가가 가능한 환자 906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시행했다.

연구팀은 환자별로 AMG를 산출해 수치에 따라 남성과 여성을 4개 그룹으로 구분했다. 남성은 158.6, 189.9, 218.5를 기준으로 나누었고, 여성은 138.4, 174.0, 200.5를 기준으로 했다. 이후 합해 G1~G4 네 가지 그룹으로 설정한 뒤 그룹별 환자 예후를 분석했다.

강정현 교수팀이 고안해낸 AMG의 그룹 구분에 따른 생존율 분석 결과 그래프. AMG가 낮은 'G1'의 5년 생존율은 다른 그룹에 비해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하게 생존율이 낮았다.[자료제공=강남세브란스병원]

그 결과, AMG 값이 가장 낮은 그룹인 G1의 5년 생존율은 73.4%로, 다른 그룹에 비해서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하게 생존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G2와 G3의 생존율은 각각 86.2%, 91.1%였으며 AMG 값이 가장 큰 그룹인 G4의 5년 생존율은 95.5%로 가장 높았다.(P〈0.0001)

강정현 교수는 "대장암 환자의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지표로서 AMG의 유용성을 확인한 연구"라며 "AMG는 대장암 환자의 악액질 위험과 영양 상태를 반영하는 새로운 예후 바이오마커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술 전 AMG를 측정해 환자의 예후를 예측한다면 수술 후 항암치료 여부를 결정하거나 추적관찰 시기를 유연하게 조절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국제 유명 노인병학 저널인 'J Cachexia Sarcopenia Muscle(IF=12.063)'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