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근처 섬에서 고래 7마리 떼죽음…지진 여파일까

튀르키예 남쪽 키프로스 섬에서 발견
전문가 “지진 소음 영향 받을 수 있어”

튀르키예 남쪽의 키프로스 섬에서 고래 7마리가 떼죽음을 당했다. 최근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덮친 지진 때문이 아닌가 하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AFP와 로이터 통신이 11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 9일 키프로스 북부 해변에서 고래 4마리가 발견됐다. 이 중 3마리는 구조돼 바다로 돌아갔지만 1마리는 숨진 상태였다. 이어 10일에는 고래 6마리의 사체가 추가로 발견됐다.

키프로스는 서아시아 지중해 동부에 있는 작은 섬나라다. 지난 6일 시작된 대규모 강진으로 피해를 본 튀르키예의 남쪽, 시리아의 서쪽에 있다.

키프로스 당국은 고래가 사망한 원인 조사에 착수했다. 키프로스 관영 통신에 따르면 수산해양조사부는 “죽은 고래들의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부검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키프로스 섬 해안에서 죽은 채 발견된 고래 [사진출처=로이터 연합뉴스]

키프로스 근처 바다에는 고래가 간혹 모습을 보이지만 흔한 일은 아니다. AFP는 “앞서 2021년과 2022년에도 각각 고래 1마리가 죽은 채 발견된 적이 있다”며 “그러나 7마리나 발견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전했다.

또한 AFP에 따르면 이번에 죽은 고래들은 모두 부리고래과의 일종인 민부리고래(Cuvier's beaked whale)다.

부리고래과 고래는 수심 약 3048m까지 잠수하는 등 바다 깊은 곳에 사는 데다 물속에 머무는 시간 또한 길어서, 매우 드물게 목격된다는 점에서 이번 떼죽음은 이례적이다. 그중에서도 민부리고래는 무려 3시간 42분 동안 잠수한 기록이 밝혀지기도 했다.

키프로스 수산해양조사부 소속의 야니스 이오아누는 현지 방송에서 “고래들은 반향정위 시스템을 이용해 음파로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기 때문에, 지진처럼 바다에서 발생하는 소음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