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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전쟁]②네카오 발목 잡히나…"애플페이 수수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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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시장 장악한 빅테크, 애플페이에 긴장
"폐쇄적·불공정" 반발…수수료 부담도 우려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애플페이가 상륙하면서 국내 간편결제업체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카드사들로부터 수수료 싸움에서 불공정 경쟁 비판을 받았던 '빅테크'가 이제는 애플페이를 겨냥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목소리를 키우는 모양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페이 등장에 네이버파이낸셜(네이버페이 운영사), 카카오페이등 국내 빅테크 업체들이 긴장하고 있다. 여전히 온라인에 구축한 아성은 단단하지만 최근 확장하고 있는 오프라인 결제에서는 막강한 경쟁자가 될 수 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거침없이 성장한 빅테크…시장 절반 차지

[페이전쟁]②네카오 발목 잡히나…"애플페이 수수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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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는 편의성과 범용성, 플랫폼 역량을 바탕으로 국내 간편결제업계의 주도자로 자리잡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간편결제 일평균 결제액의 50.3%를 이미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중심인 전자금융업자들의 서비스가 차지하고 있다. 삼성페이로 대변되는 휴대폰 제조사는 23.6%였고 카드사 등 금융사는 26.1%에 그쳤다. 2016년에는 금융사 비중이 57%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6년 새 전세가 역전됐다.

[페이전쟁]②네카오 발목 잡히나…"애플페이 수수료 우려"

실제로 네이버와 카카오는 결제업계 '공룡'으로 떠올랐다. 네이퍼페이의 결제액은 2020년 25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48조8000억원으로 1.91배가 됐다. 카카오페이의 거래액(송금액 포함)도 같은 기간 67조원에서 118조원으로 1.76배로 불었다. 출범 초기 온라인 중심으로 성장해왔다면 최근에는 오프라인 영역도 빠르게 확장하는 추세다.


이같은 확장을 두고 카드사들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하소연했다. 금융당국의 규제를 받으며 카드사들은 꾸준히 가맹점 수수료를 낮춰온 반면 그러나 빅테크들은 이런 규제에서 자유로웠기 때문이다. 정완규 여신금융협회장이 지난해 10월 취임 첫 기자간담회에서도 카드 수수료 문제 해결을 강조했을 정도다. 실제로 2000년대 중반 4.5%에 달하던 영세가맹점 수수료는 지난해 말 0.5%(매출 3억원 이하)까지 인하됐다. 반면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의 수수료율은 여전히 1~2% 안팎에 이르고 있다.


'기울어진 운동장' 비판받다 이젠 불공정 외쳐

애플페이가 등장하면서 빅테크의 처지가 바뀌었다. QR코드 결제 방식을 중심으로 오프라인 확대를 추진하고 있던 와중에 강력한 경쟁자를 만난 셈이다. 온라인 대비 다소 고착화된 오프라인 간편결제 시장에서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이들은 애플페이의 폐쇄적인 근거리무선통신(NFC) 정책을 비판한다.


한 빅테크 업체 관계자는 "구글과 삼성은 은행과 카드사 애플리케이션(앱)이 NFC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 반면 애플은 보안을 이유로 NFC기능 접근을 애플페이에 한정하면서 결제 금액당 수수료도 요구하고 있다"며 "이미 유럽연합(EU) 반독점 규제 당국으로부터 지적을 받은 사안이기도 한데 국내에선 전자금융업자 같은 등록을 하지않고 현대카드를 통해 우회진출해 국내 당국의 통제도 제대로 받지 않아 더욱 불공정 경쟁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선을 그었다. 여신전문금융업법, 전자금융거래법 등 관련 법령과 그간의 법령해석을 고려해 애플페이를 허용한 만큼 진출 방식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이미 애플페이의 국내 출시에 대한 유권해석을 마쳤고 관련 수수료 등의 비용을 소비자나 가맹점에 전가시키면 안 된다고도 못박았다"라며 "적법성을 이미 확인한 만큼 개별업체들의 진출 방식 등 사업 전략을 당국이 강제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고 본다"고 했다.



그럼에도 애플페이의 수수료 부담 요구가 불가피하며 결국 카드사에 독(毒)이 될 수도 있다. 그간 애플은 국제표준규격인 EMV 인증수수료와 결제 금액당 수수료를 요구해왔다. 여신금융협회의 '해외여신금융동향'에 따르면 애플이 2019년 애플페이 제휴 카드발급사로부터 수수료를 받아내 올린 수익은 약 10억달러(약 1조2600억원)에 달한다. 국내에서도 각종 수수료를 가맹점이 아닌 카드사와 부가통신사업자(VAN)에 부담시킬 가능성이 크다. 카드사들의 수익성이 줄어들거나 심하면 손해를 떠안는 '밑지는 장사'를 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부담에 카드사가 각종 혜택을 줄인다면 결국 애플페이를 이용하지 않는 고객들도 함께 피해를 보는 셈"이라며 "추후에는 형평성 문제도 불거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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