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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은행들이여, '관치 개입' 빌미를 주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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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은행들이여, '관치 개입' 빌미를 주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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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는 지난 30일부터 2일까지 [흔들리는 금융리더십] 기획시리즈를 연재했다. 이런 내용이었다. 관치(官治)의 시대가 있었고, 이명박 정부 때 정치(政治)의 시대가 도래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문 대통령의 '민간기업 인사 불개입' 지시로 인해 금융감독당국의 권위가 땅에 떨어졌다. 주인 없는 회사에서 주인 노릇을 하는 내치(內治)의 시대가 본격화됐다. 이 시기에 라임 사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옵티머스 사태 등이 연이어 터진 것은 우연이 아니다. 회장과 은행장이 지나치게 실적을 추구하면서 '신뢰'라는 금융의 기본을 지키지 않은 탓이다.


"금융회사는 일반 기업과 다릅니다. 일반 기업은 법 테두리 안에서 자유 경쟁하면서 돈을 벌면 됩니다. 그러나 금융회사는 돈을 많이 벌려고 하는 지나친 실적 경쟁은 독이 됩니다. 금융회사는 감독당국이 항상 뒤에서 뚫어지게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을 가지도록 할 필요가 있습니다. 뒤통수가 따갑다고 생각할 만큼이요. 금융감독당국의 권위가 매우 높게 지켜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지금은 은퇴한 예전 금융관료로부터 들었던 말이다.


금융회사 지배구조를 둘러싸고 많은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관치(官治)가 문제라고 한다. 그러나 관치는 당연히 있을 수밖에 없다. 금융은 규제산업이다. 좋은 관치와 나쁜 관치가 있을 뿐이다.


금융당국은 최근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을 저지시켰다. 정부 지분이 하나도 없는 우리금융 회장에는 관료 출신인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회장추천위원회의 검증을 통해 내정됐다. 윤석열 대통령 후보 캠프 출신인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은 농협금융지주회장이 됐다.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33명 중 28명(85%)이 올해 3월 임기가 만료된다고 한다. 벌써부터 윤석열 대선 캠프 출신이나 인수위원회 출신 인사들이 금융회사 사외이사로 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정부가 금융사 지배구조 개선을 하는 목적으로, 불합리한 내치를 개선한다는 명목으로 자기 사람들을 꽂아넣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어떻게 봐야 할까. 내치를 막는 관치를 지지해야 하는 걸까. 어차피 주인 없는 회사는 정치권력이 좌지우지하는 게 당연한 건가.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권력이 금융에 영향을 강하게 미치는 게 바람직한 건가.


KB금융은 그 많은 분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윤종규 회장이 부임한 이후로 금융당국이 개입한 적이 없다. 계파 갈등을 타파하고 후계구도도 명확히 세워놓았기 때문이다. 신한금융도 내치의 문제가 있었지만 당국이 누구를 꽂아넣을려고 해도 엄두를 내지 못한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CEO 후보군이 어떤지도 명확하다. '그 후보군 서너명 중에서 한명이 되겠지'라는 생각을 한다.


하나금융은 김정태 전 회장의 내치 문제가 있었다. 4연임을 하는 동안 후계자군을 키우는 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우리금융은 아주 문제가 많다. 한일-상업은행 계파갈등부터 해서 공무원적인 마인드, 전근대적인 기업문화 등이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내정자가 과연 얼마나 바꿀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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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금융회사가 제대로 아무런 문제 없이 잘하고 있으면 금융감독당국이 개입할 여지가 없다. 금융회사가 어떤 형태든 문제를 일으키니까 당국이 개입하려는 욕구를 분출하고, 그걸 이용해 관치 개입이 횡행하는 것이다. 그걸 막으려면 금융회사가 그런 빌미를 주지 말아야 한다.




정재형 경제금융 매니징에디터 jj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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