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 세상떠난 사실알리려 시청에 분향소"
이태원 10·29 참사 유가족 부대표 인터뷰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계속 저희를 압박하고 또 몰아넣고 (녹사평역 지하 4층) 지하공간으로 저희를 집어넣으려고 하고 있는데 저희는 그걸 받아들일 수가 없고요."
10·29 참사 유가족협의회 이정민 부대표는 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부대표는 "끝까지 시청 앞 분향소를 지키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부대표는 서울시청 앞에 분향소가 있어야 하는 이유와 관련해 "아무래도 억울하게 죽은 희생자들이 그런 면면을 시민분들께서 확인하고 젊고 미래가 촉망한 젊은이들이 왜 이렇게 허무하게 세상을 떠나야만 했는지 그 사실을 알리고 그에 따른 책임을 묻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이 부대표는 서울시청 앞 분향소 설치 과정에서 경찰이 보여줬던 모습에 대해 비판했다. 그는 "우리 아이들이 희생을 당할 때는 단 한 명도 없던 경찰 병력이 이렇게 많은 경찰 병력이 와서 저희를 압박하고 사실 그 병력의 10분의 1만 왔어도 이태원에서 이런 참사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부대표는 서울시가 녹사평역 지하 4층에 추모공간을 마련하려고 하는 것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부대표는 "옴짝달싹 못하게 아무 데도 갈 곳이 없게 만들어서 서울시에서 제안하는 녹사평 지하 4층 그쪽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게끔 만드는 그런 행태"라면서 "시청 앞도 계속 못하게 이렇게 극렬하게 제지를 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부대표는 "녹사평역 지하 4층은 거기에 가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또 상식적으로도 우리 희생자들이 이태원 그 골목에서 숨을 못 쉬어서 압사당했다"면서 "깊숙한 지하 공간에 거기서 추모공간을 만들라는 것이 상식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부대표는 시민분향소 근처에서 극우단체가 하는 시위를 막아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은 것에 대해 아쉬움을 전했다.
이 부대표는 "어제 기각된 내용을 보고 너무 많이 화가 났다"면서 "저희를 괴롭히기 위한 목적으로 집회하고 있는데 그걸 집회의 자유라는 이유만으로 2차 가해를 인정한다면 앞으로 2차 가해는 계속적으로 더 많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유가족은 법원 판단을 받아들이지 않고 항고할 예정이다.
이 부대표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안 발의와 관련해 "저희는 지금 명확하게 이상민 장관은 그 자리에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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