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휴식 필요하다고 했는데"
천하람 '더글로리' 사진 게시
윤상현 "이철규·박수영, 전대 불법 개입"
[아시아경제 황윤주 기자]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후보가 불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전 의원을 찾아가 힘을 합치자고 제안한 것에 대해 경쟁 주자들이 4일 일제히 비판적인 반응을 내놨다.
안철수 후보는 이날 경기도 일산서구청에서 열린 경기 고양정 당협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을 받고 "나 전 의원이 어느 정도 휴식이 필요하다고 말하지 않았나"라며 "그래서 미리 약속했는지 사실 그게 좀 궁금했다"고 답했다. 이어 "지금 나 전 의원은 몸과 마음을 먼저 추스르고 당(黨)의 일은 그다음에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나 전 의원과 연대를 타진하고 있나'라는 질문에 "나 전 의원이 어느 정도 시간을 달라고 해서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천하람 후보는 이날 SNS에 학교폭력(학폭) 문제를 다룬 넷플릭스 드라마 '더글로리'의 한 장면을 공유하며 "김기현 후보는 학폭 가해자의 행태를 멈추시라"고 썼다.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인 천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 레이스에서 친이준석계 주자로 분류된다.
천 후보는 "나경원 전 의원을 학폭 피해자로 만들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학급 분위기를 위해 힘을 합치자는 건가"라고 썼다.
앞서 김기현 후보는 이날 SNS를 통해 전날 나 전 의원의 집으로 찾아가 만났다면서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힘을 합치자"고 말했고, 이에 나 전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영원한 당원'으로서 해야 할 역할에 관해 숙고해보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와 맞물려 김 후보를 공개 지지하는 친윤계(친윤석열)계를 향한 반발 기류도 도드라졌다.
친윤계로부터 집중 공세를 받고 있는 안 후보는 '친윤계에 윤심(尹心)이 없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을 받고는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대국민 성명을 발표했다. '윤심은 없다'고 말씀했다"며 일축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지난 2일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과 관련, "중립적으로 지켜보고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것을 이같이 표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상현 후보는 SNS에서 친윤계 핵심 인사들인 이철규 박수영 의원을 거명하며 "당대표 선거 불법 개입을 일벌백계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윤 후보는 "우리 당은 현역 의원과 당협위원장은 당 대표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고 당규에 못 박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히 "박 의원은 '윤심이 100% 김기현 의원에게 있다'며 김 후보 지지세를 끌어올리기 위한 말을 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할 것을 촉구했다. 이 의원에 대해서도 "강력한 경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천 후보는 전날 대구 방문 유세 소감을 전하는 SNS 게시물에서 "새벽 3시까지 시민들을 만나면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첫째, 윤핵관 꼴 보기 싫다', '둘째, 이재명 대표 빨리 잡혀갔으면 좋겠다'였다"며 "윤핵관과 이재명은 서로의 반사체가 되어, 비호감 경쟁의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심의 거대한 파도를 이길 수 있는 정치인, 권력자는 없다"며 "시민들의 바람처럼 윤핵관들에게 본때를 보여주겠다. 이참에 아주 국민의힘에서 몰아내겠다"고 했다.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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