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이어지는데… 호주 연내 80만가구 변동금리 전환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세계적으로 금리 인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호주에서 올해 안에 80만 가구의 주택담보대출이 고정금리에서 변동금리로 바뀌면서 고금리의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1일 현지 주요 언론에 따르면 매리언 콜러 호주 중앙은행(RBA) 경제분석국장은 이날 호주 국회 생활비 위원회에 올해 약 3500억호주달러(약 305조원) 규모의 대출이 고정금리에서 변동금리로 전환할 예정으로 가구 수로는 대략 80만 가구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콜러 국장은 이들 대출은 대부분 저금리 시절에 받은 것들로 올해 안에 고정금리 기간이 끝나 대출 당시보다 약 3%포인트 이상 올라간 변동금리가 적용될 것으로 봤다.

가격 비교 웹사이트 파인더에 따르면 지난해 금리 인상 전 50만호주달러(약 4억3525만원)를 변동금리로 대출받은 사람의 월 이자 부담액은 대출 당시보다 평균 910호주달러(약 79만원) 늘어났다. 이처럼 이자 상환 부담이 커지면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줄면서 소비가 위축돼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재 호주의 기준금리는 3.1%지만 오는 7일 통화정책 회의에서 RBA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상하는 등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0∼12월 호주 소비자물가 전년 동기 대비 7.8% 오르는 등 고물가 현상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콜러 국장은 "고금리로 인해 많은 이들이 어려움을 겪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고물가 상황이 너무 오래 지속되지 않기 위해 금리를 더 올릴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반면 호주의 집값은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호주의 주요 부동산 지표인 코어로직의 전국주택가격지수는 전달 대비 1.0% 하락하며 9개월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1년 전보다는 7.2% 하락했고, 최고점을 기록한 지난해 4월과 비교하면 8.9%나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