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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만보 하루천자]'103세 철학자' 김형석 교수의 백세인맥·백세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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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와 메모는 일상, 낮잠 자고 산책
"성장하는 동안은 늙지 않는다"

[하루만보 하루천자]'103세 철학자' 김형석 교수의 백세인맥·백세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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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백세철학자'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는 1920년생, 해가 바뀌어 현재 103세다. 김 교수는 지금도 한결같은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22일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에 나온 김 교수는 새벽에 일어나 신문을 읽고 동네 뒷산을 오른다. 아침은 채식 위주로 간단하다. 호박죽을 조금 먹고 그 다음 감자를 먹고 우유도 즐긴다. 우유는 칼슘도 많고 뼈가 튼튼해져서다. 계란 반숙도 하루에 하나쯤 꾸준히 먹는다. 김 교수는 "음식 만드는 사람도 편하고 나도 먹을 때 고생 안해도 된다"고 말했다. 점심은 오후 12시30분, 저녁은 7시30분에 한다. 점심과 저녁은 먹고 싶은 대로 먹는다. 단 식사 시간은 길다. 회식하는 자리가 있으면 가장 오래 먹는다. 간혹 따로 먹던지 양해를 구하기도 한다. 김 교수는 지금까지 100권 이상을 저술했다. 글쓰기와 메모가 일상이 됐다. 방송에서도 "신문사에 보내는 원고가 있다. 오전에 적고 오후에 적는다. 밤에 자다가도 메모를 할 생각이 들면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장수를 위해 적게 먹는 소식을 고집하지는 않는다. 아흔이 넘으면 식사를 하고 자연의 섭리를 받아들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보통 건강한 사람이 오래 살고 오래 사는 사람이 건강하다고 한다. 하지만 김 교수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건강한 사람이 오래 사는 게 아니다. 100세가 된 사람이 내 주위에 7명 있는데 운동을 많이 해서 오래 산 사람은 없다. 오히려 몸이 약하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산 사람들이 오래 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피곤을 풀기 위한 방법으로 낮잠을 권하는 '낮잠 예찬론자'다. 오전 10시에 낮잠을 자고 이후 동네를 산책한다. 그는 "나이가 들면 다리가 제일 문제다. 생활에서 운동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하루만보 하루천자]'103세 철학자' 김형석 교수의 백세인맥·백세습관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가 아시아경제 주최로 열린 '굿브레인 2022 국제 콘퍼런스'에서 '백세인생의 교훈'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백세철학자의 놀라운 점은 백세인맥이다. 1920년생이니 근현대사를 모두 겪었다. 그 과정에서 만난 인맥은 도산 안창호 선생, 시인 윤동주, 작가 황순원, 고 김수환 추기경 등이 대표적이다. 김 교수는 "도산 선생님이 독립운동으로 투옥 중 건강 때문에 가석방 돼 고향에 머무신 적이 있다. 그때 교육활동을 하시던 말씀은 내 가슴에 깊숙이 들어왔다"면서 "그 어떤 스승보다도 내게 큰 인상을 남겨줬다. 지금까지도 내 마음의 스승"이라고 말했다. 윤동주, 황순원은 김 교수와 평양 숭실중학교 동창이었다. 윤동주가 만주에 있다가 숭실중학교로 전학을 왔는데 김 교수보다 3살 위였다. 김 교수는 "나는 키가 작으니까 앞에 앉고 동주형은 좀 뒤에 앉았다. 나보다 3살 나이가 많아 우리보다 어른 같았다"면서 "시를 빼면 사람이 없어질 것 같은, 시로 가득찬 사람. 그런 사람이었다"고 했다. 둘이 헤어진 계기는 신사참배 때문이었다. 신사참배에 반대해 김 교수가 자퇴를 한 반면에 윤동주는 만주로 건너갔기 때문이다. 김수환 추기경은 그의 대학 선배이고 여러 가지로 비슷한 점이 많았다고 한다. 김 교수는 "종교는 다르지만 정말 존경스러웠다. 좀 더 일할 수 있는 분인데 나보다 먼저 돌아가셔서 안타깝다"고 했다. 정진석 추기경은 중앙고 교사였던 김 교수의 제자이기도 하다.


김 교수는 지난해 9월 아시아경제 '굿브레인 2022 국제콘퍼런스' 기조연설자로 나와 백세인생과 백세철학에 대해 강연했다. 김 교수는 백세시대에서 인생을 크게 3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고 봤다. 첫 단계는 교육을 받으며 자신을 성장시키는 30세 이전까지, 두 번째 단계는 일을 하고 정년퇴직을 하는 환갑 즈음까지. 세 번째는 노년을 맞이하는 시기다. 김 교수는 세 번째 단계가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학 정년퇴직을 하던 65세까지 직장을 위해 살았는데 사회를 위해 무엇을 주었는지 생각하니 아무 것도 없었다"며 "세 단계 중 어느 때가 가장 소중한가 생각해보니, 열매를 맺어 사회에 줄 수 있는 세 번째 단계였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특히 ‘성장하는 동안은 늙지 않는다’는 삶의 철학을 강조했다. 그는 "50~60대쯤 되니 기억력은 조금 떨어진 것 같지만 사고력은 더욱 강해졌다. 몇 살까지 성장했는가 생각을 정리해보니 60~75세까지는 성장했던 것 같다"며 "90세까지는 이를 연장해보려 했고, 비록 신체기능은 떨어졌지만 95세쯤까지도 정신력은 그대로였다. 지금의 건강도 정신력으로 유지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90세까지는 정신적으로 늙었다는 생각을 할 필요가 없다"면서 "건강한 백세인생을 맞이하기 위한 3가지 방법으로 공부를 계속하고, 일을 잃지 말고, 사회에 관심을 두라고 말했다. 그려면서 "여러분도 90세까지는 늙었다는 생각 없이 살아달라"면서 "그런 국민이 절대다수가 모이면 그만큼 행복한 나라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루만보 하루천자]'103세 철학자' 김형석 교수의 백세인맥·백세습관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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