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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차례상·명절 도시락" 유통가 통해 본 설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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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겨먹는 음식 먹고 각자 쉬는 연휴"
구이용 한우선물 인기, 반려견 영양식도 등장
차례도 간결히, 호텔 차례상 재구매 고객 ↑
1인가구 명절 도시락, 편의점 연휴 판매 1위

2648만명. 올 설 연휴에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이동할 것이라는 한국교통연구원의 예상이다. '민족 대이동'은 예나 지금이나 벌어지고 있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양상은 많이 달라졌다. 고향에 방문해 며칠씩 손수 음식을 장만해 차례상을 차리는 풍경 대신 가족과 함께 평소 즐겨 먹는 음식을 나눠 먹거나, 북적이는 연휴엔 각자 집에서 휴식을 선택하는 이들이 크게 늘었다. 올해는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후 처음 맞는 설이지만 고물가 시대 크게 뛴 외식 물가, 장바구니 물가에 거하게 차린 한 상 보다는 간편하게 명절 기분만이라도 낼 수 있는 '명절 밀키트', '명절 도시락'을 찾는 이들도 증가했다.


"호텔 차례상·명절 도시락" 유통가 통해 본 설 풍경 인터컨티넨탈 셰프 특선 차례상(사진제공=파르나스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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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트렌드의 바로미터인 선물세트부터 변화가 감지됐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에선 설을 앞두고 명절 대표 선물인 한우 가운데서도 등심·안심·채끝 등 구이용 세트의 매출이 지난 설 대비 30% 가까이 늘었다. 찜갈비·불고기용 부위 신장률(15.3%)의 두 배 수준이다. 특별한 조리 과정 없이 가족끼리 둘러앉아 편하게 구워 먹을 수 있는 상품 수요가 크게 늘었다는 설명이다.


특별한 날 분위기를 낼 수 있게 도와주는 한우·와인 패키지 역시 초도 물량 700세트 완판에 이어 추가로 제작한 물량 300세트도 완판을 앞두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에선 포트넘 앤 메이슨 등에서 내놓은 가향차와, 식재료 풍미와 패키지 디자인이 독특한 가향 오일 세트 등 이색 선물 수요가 늘고 있다. 반려동물 건강과 미용에 특화된 선물도 등장했다. 백화점 관계자는 "설 선물에도 취향이 반영되는 시대"라며 "연휴를 보내는 다양한 방식을 고려한 선물이 인기"라고 말했다. 모두 전통적인 설의 풍경에 등장하는 음식과는 거리가 멀다.


차례를 지내더라도 정성을 표현하되, 준비 과정을 간단히 하는 집들도 늘었다. 호텔이나 식품업체 전문 셰프가 만든 차례상 한 상 차림을 주문하거나, 대형마트 델리 코너에서 직접 구워낸 모듬전 등을 구입해 차례상에 올리는 식이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는 "국내산 굴비, 한우, 도미 등 최상급 재수 8가지로 구성한 인터컨티넨탈 셰프 특선 차례상은 올해도 수요가 탄탄하다"며 "한 번 찾은 고객이 품질을 경험하고 재구매하는 케이스도 많다"고 말했다.


올해 주말을 낀 상대적으로 짧은 연휴에 ‘각자 휴식’을 택한 이들도 많다. 편의점 업계는 1인가구를 위한 명절 도시락을 강화했다. 편의점 CU에 따르면 명절 연휴 기간(당일 포함 3일) 도시락의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증가율은 2020년 12.6%, 2021년 15.0%, 2022년 13.4%로 꾸준히 두 자릿수를 기록 중이다.


CU는 식당이 문을 닫으며 편의점이 식당의 역할을 대체하는 이 기간 쉽고 간편하게 다양한 명절 음식을 맛보며 명절 분위기를 낼 수 있도록 소불고기 떡국 한상 도시락, 리얼 통고기 떡국 등을 내놨다. GS25 역시 최근 3년간 명절 도시락이 연휴 기간 매출 1위를 기록하는 등 인기를 끌면서 올해 오색한정식도시락을 선보인다. 떡만두국과 은행을 올린 흑미밥, 너비아니, 오미산적구이, 고기완자구이, 나물 등 명절 대표 음식을 종합 구성했다.


설 연휴 기간 전국에서 이동하는 2648만명 가운데는 귀성·귀경객뿐 아니라 국내 여행객도 다수 포함됐을 것으로 예상됐다. 해외여행객도 전년 대비 급증했다. 연휴 기간 해외여행 패키지는 하나투어 1만5000명, 모두투어 1만3000명가량이 예약했다. 지난해 설 연휴 대비 70~90배 증가한 수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를 지나면서 설 연휴를 보내는 방식이 더욱 세분화됐고, 이런 방식이 자리 잡은 가정이 늘었다"며 "다양한 방식으로 명절을 보내는 이들이 늘면서 업계도 이에 맞는 발 빠른 변화에 몰두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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