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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스토킹 보복살인’ 김병찬 징역 40년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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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징역 35년→2심 징역 40년
계획적인 보복살인 범죄로 판단

대법, ‘스토킹 보복살인’ 김병찬 징역 40년 확정 2021년 11월 29일 스토킹으로 신변보호를 받던 전 여자친구를 살해한 피의자 김병찬이 서울 남대문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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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자신의 전 연인을 스토킹하다가 잔인하게 살해한 김병찬(37)에게 중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특정범죄가중법상 보복살인·보복협박, 특수협박, 특수감금, 상해, 협박, 주거침입, 스토킹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씨의 상고심에서 김씨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징역 4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0일 밝혔다.


김씨에 대한 15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과 피해자의 유족들에 대한 접근·연락 금지, 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 등 준수의무도 함께 확정됐다.


재판부는 "원심 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 및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춰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고 상고를 기각한 이유를 밝혔다.


또 재판부는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청구자의 연령·성행·환경, 피해자와의 관계, 이 사건 각 범행의 동기·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기록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가지 사정들을 살펴보면,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사정을 참작하더라도 원심이 피고인에 대해 징역 40년을 선고한 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2021년 11월 19일 서울 중구의 한 오피스텔 주차장에서 자신을 스토킹으로 경찰에 신고한 뒤 만나주지 않는 전 여자친구 B씨(사망당시 32세)를 14차례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는 2020년 1월부터 2021년 6월 25일까지 B씨와 연인관계를 유지했다. 하지만, 김씨의 경제적 무능력과 폭력적인 성향을 견디다 못한 B씨는 2021년 6월 26일 서울 중구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김씨의 짐을 밖으로 빼놓고 이별을 통보했다.


김씨가 이후에도 B씨에게 계속 접근하자 B씨는 112신고를 해 김씨가 경찰관으로부터 스토킹 경고장을 발부 받고 퇴거조치되기도 했다.


하지만 김씨는 이 같은 일이 있은 이후에도 자신과의 연락과 만남을 거부하는 B씨를 집요하게 찾아가, 주거침입, 협박, 감금, 스토킹범죄 등을 저지르며 B씨를 괴롭혀 계속 만나줄 것을 강요했다.


그러던 중 2021년 11월 7일 김씨는 B씨의 112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로부터 스토킹범죄와 관련해 분리 및 퇴거조치를 당했고, 이틀 뒤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부터 B씨에 대한 접근금지 등의 잠정조치 결정을 통보받은 뒤 극도의 증오심과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고 B씨를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


수사 과정에서 김씨가 법원으로부터 잠정조치 결정을 통보받은 다음날인 2021년 11월 10일 '사시미 칼', '커터칼 과도-주방용 칼로 찌를 때', '칼로 찌를 때', '칼손잡이 미끄럼', '서울칼연마', '우황청심환' 등을 검색한 사실도 드러났다.


김씨는 B씨의 스토킹 신고를 취소하기 위해 B씨의 집으로 찾아가거나 전화 통화를 시도했지만 B씨가 연락과 만남을 계속 회피하면서 신고를 취소하지 않자 살해하려는 마음을 더욱 굳혔다.


2021년 11월 18일 범행시 얼굴을 가리기 위한 모자와 범행에 사용할 길이 28cm의 식칼을 구입한 김씨는 범행 당일인 다음날 B씨의 집으로 찾아갔다.


지하 3층 주차장에서 B씨의 차량이 주차돼 있는 것을 확인한 김씨는 비상계단을 통해 B씨가 살고 있던 3층으로 이동한 뒤 계단에 숨어 B씨가 나오기를 기다렸다가, 오전 11시25분경 집에서 나오는 B씨에게 다가가 준비한 흉기로 위협하며 집 현관문을 열라고 강요했다.


B씨가 현관문을 열지 않자 김씨는 B씨를 비상계단으로 끌고 가려 했지만 B씨가 저항하자 B씨의 휴대전화를 빼았고, 흉기를 들이대며 "신고를 취소하라"고 위협했다.


그리고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준비해간 흉기로 B씨의 목과 등, 가슴 부위 등을 수차례 찔러 B씨를 살해했다.


이밖에도 김씨에게는 2020년 12월부터 저지른 수차례에 걸친 B씨에 대한 스토킹, 상해, 주거침입 등 혐의도 함께 적용됐다.


1심은 김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 징역 35년을 선고하고 전자발찌 부착명령과 함께 여러 가지 준수의무를 병과했다.


재판부는 김씨의 범행은 계획적인 보복범죄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찾아가기 전 칼을 준비했고, 미끄러지지 않게 칼로 찌르는 방법 등을 인터넷을 통해 검색한 점 등에 비춰 보았을 때, 이 사건 범행은 계획적으로 발생했다"며 "생명과 직결된 중요 혈관이나 장기가 모여 있는 피해자의 목과 복부, 등 부위를 식칼로 14회 찔러 살해하였는바, 범행수법이 잔인하다"고 지적했다.


또 "정서적 영역에서 공감능력 빈약, 자신의 행동 결과에 대해 숙고하거나 책임을 지는 태도가 부족한 점, 생활 양식 영역에서 현실적이고 장기적인 목표가 부재한 점, 청소년시기 비행 등의 위험요인이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돼 피고인에게는 살인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있다고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은 그 수법이 매우 잔인하고, 범행결과가 중대해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며 "피고인은 이 법정에서 '피해자가 살아있길 바랬다'고 진술하고 있으나, 피해자가 고꾸라져 바닥에 완전히 쓰러질 때까지 공격한 점, 피해자의 생존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로 무차별적인 공격을 했음에도 구조요청이나 신고를 하지 아니한 채 도주했던 점 등에 비춰 볼 때, 위와 같은 피고인의 진술은 도저히 믿을 수 없다"고도 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은 되돌아보지 아니한 채 일방적인 협박을 견디다 못한 피해자가 경찰에 피고인을 신고하고 피고인과의 만남을 피한다는 이유로 분노만을 품고 보복의 목적으로 피해자를 살해한 것"이라며 "이러한 보복범죄는 피해자의 개인적 법익을 침해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실체진실의 발견 및 형벌권 행사를 방해하는 것으로서 더욱 엄중한 처벌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이전에는 1회의 소년보호사건송치 처분 및 절도죄로 벌금 70만원, 전자금융거래법위반죄로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은 이외에는 별다른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이 사건 범행 이전까지는 범죄성향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사정은 보이지 아니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생명을 박탈하거나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시키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김씨에 대해 사형이나 무기징역형을 선고하지 않는 이유를 밝혔다.


2심 역시 1심의 유무죄 판단에는 문제가 없다고 봤다. 다만 2심 재판부는 "징역 35년을 선고한 1심의 형량이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는 검사의 항소를 받아들여 징역 40년으로 형을 높였다.


재판부는 "'사람의 생명'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소중하고 어떤 경우에도 보호받아야 할 절대적인 가치인데, 살인죄는 이러한 '사람의 생명'이라는 대체 불가능한 존귀한 가치를 침해하는 중대한 범죄이며, 그 결과가 매우 중하고 피해를 회복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전제했다.


이어 "그럼에도 피고인은 원심(1심) 판결 선고 직전인 2022년 6월 8일자 제출 반성문에 '백 번 잘해도 한 번 잘못하니 모든 게 제 잘못으로 치부되는 것 같고 다 제 잘못으로만 돌아오는 것 같아 안타깝지만 제 잘못을 생각하면 그냥 미안함 뿐입니다'라고 기재했고, 당심에 이르러서는 보복의 목적이 없었다고 주장을 번복하고 있는바 이 사건 범행을 진심으로 뉘우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재판부는 "이러한 상황에서 피해자의 가족과 지인들은 피해자를 잃은 말할 수 없이 깊은 고통을 호소하며, 피고인의 변호인이 '피고인의 가족과 친지 등이 사죄의 표시로 일정 금액의 배상을 제안하고자 한다'며 제출한 양형조사신청에 대해, 피해자의 유가족은 양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 등으로 단호히 거절하면서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누차 탄원하고 있다"며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해보면 피고인에게 그 범행의 중대성에 상응하는 엄중한 형사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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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역시 이 같은 2심 재판부의 판단이 옳다고 봤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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