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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년만에 전기통신사업법 개정…'망 중립성 법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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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DI, '망 중립성 원칙' 법제화 주장 등 개정안 제안
전문가들 "가이드라인 법제화 당위성 부족" 지적
기간통신·부가통신사업자 모두 "규제 강화" 반발

38년만에 전기통신사업법 개정…'망 중립성 법제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디지털 시대를 맞아 '전기통신사업법' 개정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29일 공개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공개 토론에 참석한 참석자들의 모습. 사진=차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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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정부가 디지털 시대에 발맞춰 38년만에 해묵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에 나선 가운데, 국책연구기관인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가이드라인에 그쳤던 '망 중립성'을 법제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어렵게 협의해 도출한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을 법제화해야 할 당위성이 부족하다는 지적과 함께 정확한 법적 개념 정립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2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개최한 공개 토론회에서는 전기통신사업 운영과 이용자 보호, 공정 경쟁 및 협력, 전기통신자원 관리와 관련된 16개 개정안(잠정)이 소개됐다. 이는 KISDI가 지난 7월부터 전문가포럼을 구성해 개정방안을 연구·검토해온 내용을 토대로 도출된 결과물이다. 정부 개정안은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내년께 확정, 마련될 전망이다.


망 중립성 법제화…전문가들 신중론

이번 개정안에는 기간·부가통신사업자 모두 해당되는 망 이용 기본원칙이 포함됐다. 망 중립성 관련 현행 가이드라인 수준에서 벗어나 분쟁 발생 시 실효성 있는 제재를 위해 기본원칙을 법률로 규정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불합리한 차별 등을 금지한 망 중립성 관련 세부내용은 기존 가이드라인에서 합의됐던 것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반대 의견이 제기됐다. 권남훈 건국대 교수는 "망 중립성 관련 개정은 신중했으면 좋겠다"며 "수많은 논의를 거쳐 가이드라인 형식으로 자율규제를 만들었는데, 법에 들어갈 확고한 원칙인가에 대해 새 논의가 필요한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권오상 미디어미래연구소 센터장도 "망중립성과 관련해 어느 게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법률로 만드는 것인지 (개정의) 이유가 부족하다"고 짚었다.


기간통신·부가통신사업자도 모두 미온적인 반응이다. 윤상필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대외협력실장은 "부가통신사업자의 영향력이 계속 커지고 있는 현재의 통신시장 환경 변화와 향후 통신망 고도화를 위한 투자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을 고려하면 망 중립성 규제 강화보다는 망의 이용과 제공에 대한 공정원칙의 법제화가 더욱 시급하다"고 했다. 조영기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사무국장도 "망 이용과 관련 네트워크 운영 전반에 대한 투명성을 확보해줘야 한다"며 "(망 이용 관련) 해외 주요국 사례를 많이 말씀하시지만 규제당국 입장만 보면 한국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알뜰폰 도매제공의무 일몰제선 알뜰폰 편 들어

KISDI는 도매제공의무제 일몰제를 두고 대립을 해 온 이통사-알뜰폰(MVNO)업계 갈등에 대해선 알뜰폰 손을 들어줬다. 알뜰폰 업계는 도매제공의무제 일몰제 폐지 필요성을 주장해왔으나, 이통사는 정부의 과도한 민간 규제라며 제도에 대해 반대해왔다. KISDI는 법률상 대가산정 원칙을 삭제하고 다양한 도매대가 산정원칙 도입이 가능하도록 제도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리테일-마이너스 원칙을 삭제하고 세부산정 기준은 고시로 위임한다는 내용이다.


통신업계는 즉각 반발했다. 윤상필 KTOA 실장은 "알뜰폰 도매대가 산정 원칙을 삭제하는 것은 사실상 정부 재량권을 더욱 강화하는 조치"라며 "도매대가 인하가 충분하지 않아 규제를 강화한다는 것은 논리적 근거가 없는 기관 사업자에 대한 일방적인 규제 강화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현재 알뜰폰 시장은 49개 사업자가 난립하는 비정상인 상황으로 제도가 폐지됐을 때 소비자 문제 어떻게 해결될지 고민이 담길 필요가 있다"며 "사업자에게 부담을 주는 방식보다는 책임을 주는 방식으로 보완이 필요해보인다"고 짚었다.


기간통신·부가통신사업자 안정성 의무 강화

기간통신사업자의 전기통신서비스 안정성 확보 노력 의무도 법안에 명시된다. 주요 기간통신사업자에는 기술적·관리적 조치 의무를 구체화한다는 방침이다. 조치 이행실적 제출을 요청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하고 매년 서비스 안정성 관련 조치 보고서를 공개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대형 콘텐츠제공사업자(CP)에도 디지털 안전 확보를 주문한다. 의무 사업자 지정을 위한 통계 자료를 요청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부가통신사업자의 서비스 안정성 확보 관련 자료도 제출받는다. 국내 대리인 업무 범위에 자료제출 의무도 담는다. 이와 관련 조영기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사무국장은 "부가통신사업자가 규제에서 자유롭다는 인식이 많지만 다양한 법을 준수하며 운영되고 있다"며 "플랫폼이 단순히 커진다고 해서 문제가 있다는 식의 인식이 있는 듯하다"고 꼬집었다.


디지털 취약계층을 위해 보편적 서비스 정의를 보완하는 내용도 포함했다. 작년 10월 KT의 인터넷 장애 사건에서 드러났던 통신사의 손해배상 책임도 강화한다. 이용약관 신고 반려사유에 '정당한 사유 없이 손해배상 책임을 제한하는 경우'를 추가하는 것이다. 통신 소비자들이 정기적으로 가입 가능한 최적의 요금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제도도 개선한다. 이용자 이익 보호를 위해 분실·도난 단말기 신고 해지 관련 근거 조항도 신설한다. 배달음식 등 일회성 연락이 불가피한 경우에 대비해 일시적인 양방향 번호 변경도 가능하도록 근거 조항도 만든다.


통신 사업자를 위한 유인책도 있다. 매출액 300억원을 초과하는 기간통신사업자는 공사업,용역업 겸업 시 과기정통부 장관 승인이 필요했지만, 향후 겸업승인 대상에서 통신기기제조업을 삭제해주는 방안이다. 기간통신사업자들이 망 구축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한국철도공사와 도시철도 운영자를 필수설비 의무제공기관으로 추가 지정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이음5G 등 신통신산업 규제 완화로 경쟁 촉진

한편, KISDI는 신통신산업 규제완화 일환으로 이음5G(5G 특화망) 사업자에 대한 이용약관 신고 의무 면제 조항을 포함했다. 기업간(B2B) 서비스라는 사업 특성상 이음5G 수요 기업에 대한 진입 문턱을 낮춘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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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에 공익 목적으로 공공와이파이 사업 등을 추진할 경우 기간통신사업 등록을 허용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단 중복투자나 민간 투자 저해 방지를 위해 설비 신규 투자액이 일정 규모 이상일 경우 사업 적합성 평가를 받도록 단서를 단다. 광역자치단체 자가전기통신설비는 과기정통부의 관리, 감독을 받는다는 규정도 포함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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