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고 급감' 가나, 달러 대신 금으로 원유 대금 결제

마하무두 바우미아 가나 부통령 [사진 제공= 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가나 정부가 원유 구매 결제 대금을 달러가 아닌 금으로 지불할 계획이라고 주요 외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외환보유고 감소를 막아 채무 위기 위험을 줄이기 위한 목적이다.

마하무두 바우미아 가나 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정부가 외환보유고 달러 대신 금으로 원유를 구매하는 정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가나의 외환보유고는 원유 수입업자들의 달러 수요 때문에 계속 줄고 있다. 가나의 외환보유고는 9월 말 기준 66억달러에 불과하다. 수입업자의 달러 수요를 3개월도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지난해 말 가나의 외환보유고는 97억달러였다.

수입업자의 달러 수요는 가나 세디화를 약화시켜 인플레이션을 심화시키는 요인도 되고 있다.

가나는 다양한 광물을 보유한 자원 부국으로 아프리카 2위 금 생산국이다. 원유도 생산하지만 정제유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가나의 유일한 정제 공장이 2017년 폭발 사고로 폐쇄됐기 때문이다.

바우미아 부통령은 계획대로 내년 1분기부터 금 결제가 시행되면 정부 재정 운용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계속되는 세디화 가치 하락 위험을 상당히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포리 아타 가나 재무장관은 이날 의회에 출석해 심각한 채무 위기 위험을 경고했다. 아타 재무장관은 정부가 채무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위험이 상당히 크다며 세디화 약세가 공공 부채 관리의 어려움을 가중시킨다고 말했다.

가나는 현재 국제통화기금(IMF)과 구제금융 협상 중이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