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100세 시대에 통증 없이 건강한 노년을 누리기 위해 꼭 챙겨야 하는 것이 관절 건강이다. 튼튼한 관절은 바른 자세를 통해 유지해야 하지만 정작 심각한 이상이 생기기 전에는 자세에 신경 쓰는 경우가 드물어 나쁜 자세로 건강을 해치는 경우도 많다.
누구나 자연스레 취하게 되는 특정 자세가 있다. 만약 이러한 자세가 잘못된 자세라면, 그리고 이를 반복적으로 취하게 되면 그만큼 관절과 근육 등에는 문제가 생긴다. 나쁜 자세로 문제가 누적되면 관절염이 유발될 수 있고, 특히 무릎과 고관절, 발목 등 체중을 주로 감당하는 부위들은 나쁜 자세에 취약하다.
장시간 쪼그려 앉았다가 일어설 때 일시적으로 무릎에 통증이 생긴 경험이 있는 경우가 많다. 집안일을 하면서 특히 많이 취하게 되는 쪼그려 앉는 자세는 무릎에 체중의 약 8~9배 부하를 가한다. 권태윤 강북힘찬병원 정형외과 원장은 “무릎을 굽히고 앉으면 연골에 윤활액이 충분히 침투하지 못해 뻣뻣해져 일어설 때 무릎에 충격이 가해지고 연골이 손상될 수 있다”며 “힘이 가해지는 부분의 연골만 닳을 수도 있어 쪼그려 앉는 자세로 생활을 많이 할수록 관절염의 위험성이 높아진다”라고 설명했다.
한국인들에게는 익숙한 양반다리도 관절에 부담을 준다. 양반다리는 양쪽 고관절이 바깥으로 벌어지면서 주변 인대와 근육을 긴장시키고 고관절에 무리를 준다. 이로 인해 고관절염이나 탈구를 유발할 수 있고, 다리가 교차하면서 다리 모양과 골반을 틀어지게 하므로 압박받는 부위가 저리거나 통증이 느껴진다. 골반 비대칭을 유발해 양쪽 다리 길이에 차이가 생기고 양쪽 다리에 고르게 실려야 할 체중이 한쪽 다리에 집중되면서 무릎 연골 손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간혹 허리 스트레칭을 위해 앉은 상태에서 양옆으로 허리를 비트는 동작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 같은 동작은 척추를 틀어지게 하고 디스크를 신경 쪽으로 밀려나게 할 수 있다. 갑작스럽게 동작을 취할수록 압박이 세지고 디스크를 둘러싼 섬유테가 찢어지는 경우도 생긴다.
등을 구부정하게 하거나 한쪽 다리에만 힘을 실어서 서거나 엉덩이를 빼고 앉아 등받이에 기대는 자세가 편하다면 바른 자세를 하면 오히려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윤기성 목동힘찬병원 신경외과 원장은 “척추에 나쁜 자세를 취하면 불편해야 하는데 오히려 더 편하다면 몸이 그렇게 변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S자 형태를 유지해야 하는 척추가 이를 벗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때 불편하더라도 의식적으로 노력해 몸의 균형이 틀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무심코 하는 자세들이 몸의 모든 부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신경 써야 한다. 오랜 시간 한 자세로 앉아 있는 것을 줄이고, 몸을 자주 움직여 주는 게 좋다.
병원에서 검진받기 전에 내 자세가 어떤지 몸의 균형 상태가 어떤지 집에서 점검하는 방법이 있다. 전신 거울 가운데에 세로로 실을 매달아 몸의 좌우 대칭 상태를 보거나 눈, 어깨, 골반이 지면과 수평을 유지하는지 살피면 된다. 등받이가 있는 딱딱한 의자에 앉아 엉덩이를 의자 끝에 붙이고 허리와 어깨를 편 상태로 팔을 뻗어 양쪽 길이의 차이가 있는지 확인하거나 발바닥을 바닥에 대고 다리를 붙이고 앉았을 때 무릎 높이에 차이가 없는지도 확인해 보자. 다리 길이 차이나 골반 비대칭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 만약 양쪽 다리를 쭉 폈을 때 발끝의 길이가 다르거나 발이 벌어지는 각도가 다르다면 의심할 수 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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